
지난해 3위팀 SSG 랜더스는 9위로 추락했다. 단 하나만 문제를 찾아본다면 선발진의 극심한 부진을 꼽을 수 있다. 후반기 들어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선발 투수 모두가 5이닝 이상을 책임졌고 5승이 모두 선발승이었다. 그 중심에 특급 루키 김민준(20)이 있다.
김민준은 2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리는 두산 베어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지난해 대구고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스타뉴스 주최 퓨처스 스타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던 김민준은 1라운드 5순위로 SSG에 합류한 뒤 일찌감치 선발 로테이션 한 자리를 낙점 받았다. 그러나 부상으로 6월에서야 복귀할 수 있었다. 팀 분위기가 바닥까지 떨어진 상황. 반전을 만들어줘야 하는 상황에서 기대에 부응하는 투구를 펼쳤다.
7경기에서 31⅔이닝을 소화하며 3승 2패, 평균자책점(ERA) 4.55를 기록 중이다. 신인인 만큼 조기강판되며 5실점한 경기가 두 차례 있었으나 부진은 오래가지 않았고 벌써 팀에 3승을 안겼다. 선발진 중 김건우(7승)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승수를 챙겼다. 단 7경기 만에 만들어낸 성과다.

시즌 3승을 챙긴 다음날인 지난 24일엔 경기를 앞두고 동료들과 코칭스태프 등에게 고마움을 전하고자 직접 간식 박스 100개를 전달했다. 정성이 담긴 간식 박스에는 파이와 함께 귀여운 '야구공 모양의 떡'이 풍성하게 담겨 있었다.
이숭용 감독은 김민준만 생각하면 얼굴에 미소가 핀다. "처음 봤던 것 이상이다. 야구를 대하는 자세나 마운드에서 하는 모습, 그 외의 기본적인 예의들을 봐서는 야구를 참 잘 배웠다고 생각한다"며 "개인적으로는 부모님들이 교육을 참 잘 시켰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더 성장하고, 나아가서는 우리 팀의 토종 에이스가 될 수 있는 자질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얼마나 아프지 않고 준비를 잘할지가 가장 중요하다. 좋은 자원이 들어왔다. 그 자원을 무리시키지 않고 좋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게끔 하는 게 저와 코칭 스태프가 해야 할 역할이다. 좋은 원석"이라고 극찬했다.
실패가 있을 수밖에 없지만 빠르게 보완해 더 나아진 투구를 펼치고 있다. 지난 17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2이닝 만에 4피안타(1피홈런) 4사사구 1탈삼진 5실점하며 무너졌는데 23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선 6이닝 2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3승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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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와 만난 김민준은 "너무 급해져서 밸런스가 안 맞았던 것 같다. 마운드에서 답답해서 세게만 던지려고 하니까 더 안 좋아졌다"며 "KIA를 두 번째 만나서 안 좋았고 롯데도 두 번째 상대하는 것이라 똑같은 모습을 보이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마음가짐만 바꿨던 게 아니었다. 흔들리던 밸런스를 되찾았고 새로운 무기도 장착했다. 김민준은 "좌타와 득점권에서도 약점이 있다. 타자를 속일 수 있는 공이 스플리터 밖에 없어서 슬라이더를 보완하려고 연습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발진의 중심을 잡고 있는 새 얼굴 페드로 아빌라가 도움을 줬다. "슬라이더를 아빌라에게 물어봤다. 그립을 잡을 때 엄지 위치를 직구처럼 잡으라고 해서 참고했더니 구속도 2,3㎞ 빨라지고 각도도 커터처럼 가게 됐다. 타자들이 직구라고 생각하고 방망이를 휘둘러 빗맞는 타구를 만드는 슬라이더가 됐다"고 설명했다.
자동투구 판정시스템(ABS)에 대한 적응도 거의 마쳤다. 김민준은 "고등학교 때도 해봤지만 좌우가 조금 좁다"면서도 "거의 적응은 다 됐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현재 분위기로는 아빌라와 함께 선발진에서 가장 기대를 받는 투수다. 부담은 없다. 김민준은 "연패가 길어지거나 연승을 해야 될 때 제가 선발이면 끊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초반에는 조금 부담스러웠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고 담대하게 답했다.
시즌을 뒤늦게 시작했지만 지금의 활약을 이어간다면 신인왕 레이스의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 김민준은 "최소 5승, 최고점은 7승까지 생각하고 있고 해보고 싶다"면서도 팀을 먼저 생각했다. "일단 팀이 계속 이길 수 있게 도움이 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