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선 실패했지만' 말레이시아에선 또 인정받았다... 김판곤, '올해의 감독' 최종 3인

'울산에선 실패했지만' 말레이시아에선 또 인정받았다... 김판곤, '올해의 감독' 최종 3인

이원희 기자
2026.08.03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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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HD에서 성적 부진으로 물러났던 김판곤 감독이 말레이시아 셀랑고르의 지휘봉을 잡아 재기에 성공했다. 김 감독은 부임 후 리그 무패 행진을 기록하며 팀을 리그 3위와 쇼피컵 준우승으로 이끄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러한 지도력을 인정받아 김 감독은 시스코 무뇨스, 아딜 샤린 사학 감독과 함께 말레이시아리그 올해의 감독상 최종 후보 3인에 이름을 올렸다.
김판곤 셀랑고르 감독(가운데). /사진=셀랑고르 SNS
김판곤 셀랑고르 감독(가운데). /사진=셀랑고르 SNS
김판곤 감독(오른쪽).  /사진=셀랑고르 SNS
김판곤 감독(오른쪽). /사진=셀랑고르 SNS

울산 HD에서 성적 부진으로 물러났던 김판곤 감독이 말레이시아에서 재기에 성공했다. 시즌 도중 셀랑고르 지휘봉을 잡아 뛰어난 성적을 거두면서 말레이시아리그 '올해의 감독상' 최종 후보 3명에도 이름을 올렸다.

말레이시아 매체 뉴스트레이츠타임스는 2일(한국시간) "지난해 말레이시아리그 올해의 감독상을 받은 아딜 샤린 사학 쿠칭시티 감독은 또 한 번 후보에 오른 것에 들뜨지 않았다"고 전했다.

앞서 말레이시아리그 사무국은 2025~2026시즌 최고의 지도력을 보여준 올해의 감독상 최종 후보 3명을 발표했다.

지난 시즌 수상자인 아딜 감독을 비롯해 조호르 다룰 탁짐의 시스코 무뇨스 감독, 셀랑고르의 김판곤 감독이 최종 후보에 포함됐다. 당초 발표된 후보 10명 가운데 말레이시아리그 13개 구단의 감독과 주장, 미디어 관계자 13명의 투표를 거쳐 최종 후보가 3명으로 압축됐다.

눈에 띄는 이름은 단연 김판곤 감독이다. 김 감독은 지난 1월 2025~2026시즌 도중 셀랑고르의 지휘봉을 잡았다. 부임 후 리그 10경기에서 7승3무를 거두며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최종 성적은 16승4무4패, 승점 52로 리그 3위였다. 2위 쿠칭시티와의 격차는 승점 1에 불과했다.

컵대회에서도 경쟁력을 보여줬다. 셀랑고르는 말레이시아컵에서 4강에 올랐다. 동남아시아 클럽대항전인 아세안클럽 챔피언십 쇼피컵에서는 결승까지 진출했다. 결승에서 태국 강호 부리람 유나이티드에 합계 1-3으로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시즌 도중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이 팀을 국제대회 결승까지 이끈 것은 충분히 인정받을 만한 성과였다.

아딜 감독이 올해의 감독상 수상 가능성을 낮게 바라본 것도 경쟁자인 무뇨스 감독과 김 감독이 각자의 팀에서 뚜렷한 결과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뉴스트레이츠타임스는 "무뇨스 감독은 조호를 이끌고 전례 없는 국내 대회 4관왕을 4시즌 연속 달성했다"며 "김판곤 감독도 셀랑고르를 또 한 번 좋은 시즌으로 이끌었다. 셀랑고르는 쿠칭시티와 치열한 리그 2위 경쟁을 벌였다"고 설명했다.

아딜 감독도 두 경쟁자의 성과를 인정했다. 그는 "지난 시즌 처음으로 이 상을 받은 것은 특별했다. 하지만 올해는 경쟁이 매우 치열해 크게 기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무뇨스 감독과 김판곤 감독 모두 각자의 팀에서 이룬 성과를 고려하면 충분히 수상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결과와 관계없이 다시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밝혔다.

시상식은 오는 12일 열린다. 이번 시상식부터 기존의 '내셔널 풋볼 어워즈'라는 명칭이 '리가 M 어워즈'로 변경됐다. 개최 시점도 예년보다 늦춰지면서 2026~2027시즌 개막을 앞두고 지난 시즌 시상식이 열리게 됐다.

김판곤 감독(오른쪽).  /사진=셀랑고르 SNS
김판곤 감독(오른쪽). /사진=셀랑고르 SNS

아직 올해의 감독상 수상자는 결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종 후보 3명에 포함된 것만으로도 김 감독은 울산에서 겪었던 아픔을 딛고 지도력을 다시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다.

김 감독은 울산에서 우승과 실패를 모두 경험했다. 2024년 7월 한국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떠난 홍명보 전 감독의 후임으로 울산 지휘봉을 잡았다. 시즌 도중 팀을 맡았지만 울산을 K리그1 정상으로 이끌며 구단의 리그 3연패를 완성했다.

하지만 2025시즌에는 상황이 급격하게 달라졌다. 울산은 K리그1에서 좀처럼 승리를 쌓지 못했고, 코리아컵과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에서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부진이 길어지자 김 감독은 결국 성적에 대한 책임을 지고 지난해 여름 울산을 떠났다.

좌절을 겪은 김 감독은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아는 말레이시아 무대로 돌아가 빠르게 지도력을 회복했다. 김 감독은 해외 경험이 풍부한 지도자다. 홍콩 명문 사우스 차이나를 이끌고 홍콩 1부리그 정상에 올랐고, 현지 올해의 감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후 홍콩 국가대표팀 감독도 맡았다.

대한축구협회에서는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으로 활동하며 행정가 경력을 쌓았다. 파울루 벤투 전 한국 대표팀 감독 선임을 주도하는 등 국가대표팀 운영 체계를 이끌었다.

울산HD 사령탑 시절 김판곤 감독. /AFPBBNews=뉴스1
울산HD 사령탑 시절 김판곤 감독. /AFPBBNews=뉴스1

2022년에는 말레이시아 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하며 지도자로 복귀했다. 김 감독은 말레이시아를 1980년 이후 처음으로 예선을 통과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본선에 진출시키며 현지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2023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는 한국과 3-3으로 비기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번에는 말레이시아 대표팀이 아닌 현지 명문 셀랑고르의 부활을 책임지고 있다.

새 시즌 준비도 순조롭다. 셀랑고르는 최근 열린 프리시즌 첫 두 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태국 1부리그 라차부리를 4-0으로 완파한 뒤 홍콩 타이포를 1-0으로 꺾었다.

뉴스트레이츠타임스는 또 다른 보도를 통해 "김판곤 감독이 연이은 승리 속에 셀랑고르의 새로운 정체성을 구축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판곤 감독.  /사진=셀랑고르 SNS
김판곤 감독. /사진=셀랑고르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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