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접대 관행적인 일이었다" 충격 발언,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마저 부정당하나

"성접대 관행적인 일이었다" 충격 발언,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마저 부정당하나

김명석 기자
2026.08.08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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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가 과거 외국인 심판들에게 성접대를 한 사실이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 감사를 통해 적발된 내용이 뒤늦게 알려졌다. 당시 축구협회 관계자는 이를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일이라고 설명했으며, 성접대가 이뤄진 7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은 무패 성적을 거뒀다. 이번 사태로 인해 2002 한일 월드컵 4강과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등 한국 축구의 과거 영광들이 부정당할 위기에 처했다.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사진=뉴스1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사진=뉴스1

대한축구협회가 과거 외국인 심판들에게 성접대를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축구계가 술렁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성접대는 '관행'이었다는 취지의 전 축구협회 관계자의 주장까지 나오면서, 자칫 한국축구의 영광들마저도 부정당할 수도 있는 상황에 내몰린 모양새다.

대한축구협회의 조직적인 성접대는 지난 2016년 문화체육관광부 감사를 통해 적발됐다. 당시 문체부는 2011년 3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2014 국제축구연맹(FIFA) 브라질 월드컵 예선과 2012 런던 올림픽 예선, A대표팀·올림픽대표팀 친선경기 등 총 7경기를 진행한 10여명의 외국인 심판들에게 대한축구협회 차원의 성접대가 이뤄진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외부로 알려지지 않았던 이 내용은 최근에야 세상에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공교롭게도 심판들에 대한 성접대가 이뤄진 7경기에서 한국 A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은 5승 2무로 '무패' 성적을 거뒀다. 성접대를 통한 판정 이득이 작용한 결과라고 예단할 수는 없으나, 정황상 대가성이 없는 성접대였다고 단정할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다. 친선경기든, 월드컵이나 올림픽 예선이든 홈경기를 개최하는 축구협회가, 심판에게 경기 전후로 성접대를 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부적절한 일이다.

심지어 당시 성 접대를 '관행'으로 치부하는 건 더 충격적이다. JTBC 보도에 따르면 당시 축구협회 관계자는 심판을 대상으로 성 접대를 한 것을 두고 "관행적으로 이뤄지던 일"이라고 설명했다. '심판 마사지'라고 대놓고 명시된 축구협회 결재 서류에 과장, 국장, 부회장이 잇따라 서명했던 축구협회의 내부 분위기 역시, '관행이었다'는 당시 축구협회 관계자의 설명을 뒷받침하는 대목일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의 지난 2011~2012년 심판 성접대 내역. /사진=JTBC 뉴스룸 영상 캡처
대한축구협회의 지난 2011~2012년 심판 성접대 내역. /사진=JTBC 뉴스룸 영상 캡처

문제는 "관행적이었던 일"이라는 충격적인 발언이 고스란히 외신을 통해 전 세계로 전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 매체 풋볼 트라이브는 "전 축구협회 관계자는 '외국인 심판에 대한 성접대는 관행처럼 이뤄졌다'고 증언했다"고 보도했다. 이 외에도 심판 성접대 보도는 나라와 대륙을 가리지 않고 점점 전 세계로 퍼져나가는 중이다. 그야말로 국제망신이다.

자연스레 문체부 감사가 진행된 2011년 3월부터 1년 간 시점뿐만 아니라, 이미 그 이전부터 외국인 심판들에 대한 성 접대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심으로 확대되는 건 당연한 수순이다. 그리고 그 의심은, 한국축구가 이뤄낸 과거 영광들에 대한 부정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유럽 등 외신들이 심판 매수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는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가 대표적이다. 당시 한국에 졌던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등 유럽 매체를 중심으로 한 한·일 월드컵 심판 매수설은 20년이 훌쩍 지난 시점에도 월드컵 시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의혹이었다. 이런 가운데 실제 대한축구협회 차원의 심판 성접대 사실이 확인된 데다 이를 관행으로 여겼던 분위기까지 알려진 만큼, 더 이상 패배팀이 제기하는 '음모론'으로 치부할 수만은 없게 된 상황이다.

더구나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신화는 이미 예선 과정에서 심판 성접대 사실까지 확인된 만큼, 그 의미 역시 퇴색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동메달 박탈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뿐만 아니라 이 소식이 알려지면 알려질수록, 앞으로 한국축구를 바라보는 전 세계 축구계의 시선 또한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앞으로 판정 논란 속 한국이 조금이라도 이득을 보는 순간, 이번 심판 성접대 과거 논란은 소환될 수밖에 없다. 대한축구협회가, 또 한국축구가 앞으로 결코 피할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기도 하다.

지난 2013년 7월 정몽규(오른쪽) 당시 신임 축구협회장이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에서 열린 52대 대한축구협회장 취임식에서 조중연 전 회장에게 공로패 전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2013년 7월 정몽규(오른쪽) 당시 신임 축구협회장이 서울 종로구 대한축구협회에서 열린 52대 대한축구협회장 취임식에서 조중연 전 회장에게 공로패 전달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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