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축구대표팀의 '에이스' 이강인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데뷔전을 치렀다. 경기력뿐 아니라 이강인이 맡은 포지션과 역할도 스페인 현지의 주목을 받았다.
스페인 매체 '아스'는 10일(한국시간) "이강인이 한국 팬들 앞에서 아틀레티코 선수로 처음 출전했다. 패배는 아쉬웠지만 좋은 감각을 안고 경기를 마쳤다"고 전했다.
아틀레티코는 9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와 2026 쿠팡플레이 시리즈 친선경기를 치러 1-3으로 패했다. 호르헤 도밍게스의 선제골로 앞서 나갔지만 오마르 마르무시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역전당했다. 후반 막판에는 라얀 아이트 누리에게 쐐기골까지 내줬다.
이날 경기는 이강인의 아틀레티코 데뷔전이었다. 지난 시즌까지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에서 활약한 이강인은 올여름 아틀레티코 유니폼을 입으며 새로운 출발을 알렸다.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이강인은 후반 19분 교체 투입돼 약 25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포지션은 세컨드 스트라이커였다.
이강인의 최대 장점 가운데 하나는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맨시티전에서 맡은 세컨드 스트라이커뿐 아니라 양 측면에 배치될 수 있고, 중원으로 내려와 볼을 배급하거나 경기 흐름을 조율하는 역할도 맡을 수 있다.
앞서 디에고 시메오네 아틀레티코 감독 역시 기자회견에서 이강인의 특정 포지션을 미리 정해놓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메오네 감독은 "영상을 통해 이강인을 봤지만 같은 팀에서 직접 함께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며 "그가 자신의 장점과 강점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정 포지션에 묶어두기보다는 이강인의 장점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는 방향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설명했다.
그런 가운데 시메오네 감독은 이강인의 데뷔전에서 세컨드 스트라이커 역할을 맡기며 향후 활용법에 대한 힌트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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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이강인이 최전방에만 머물며 득점을 노린 것은 아니었다. 아스는 "이강인은 상당한 움직임의 자유를 부여받았다"며 "자신이 가장 선호하는 오른쪽 측면으로 빠져 움직였고, 파블로 바리오스와 연계를 시도했다"고 묘사했다.
이어 "바리오스는 앞으로 이강인의 장점을 더욱 살려줄 수 있는 좋은 파트너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특히 매체는 이강인의 실제 움직임에 주목했다. 아스는 "이강인은 아르나우 오르티스와 함께 명목상 세컨드 스트라이커 자리에 배치됐다"면서도 "실제로는 중원까지 내려와 공을 받았다. 직접 공을 찾아 움직이면서 패스를 연결하고 공격을 전개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포지션상 공격수였지만 최전방에 고정되지 않고 오른쪽 측면과 중원을 폭넓게 오가며 공격 전개에 관여한 것이다. 시메오네 감독이 이강인에게 상당한 자유도를 부여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날 이강인은 슈팅 2회와 패스 성공률 91%, 드리블 돌파 1회 등을 기록했다. 두 차례 시도한 롱패스도 모두 정확하게 연결했고, 태클 2회로 수비에도 힘을 보탰다.
다만 팀이 패하면서 완벽한 데뷔전으로 마무리하지는 못했다. 아스도 "이강인은 이제 마드리드로 돌아가 아틀레티코에 본격적으로 적응해야 한다"며 "앞으로 시메오네 감독의 경기 시스템 속 움직임을 익혀야 한다. 공격하는 방식뿐 아니라 수비 시 내려서서 공간을 메우는 움직임까지 몸에 익힐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앞서 아틀레티코는 지난달 25일 이강인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031년 6월까지다. 이강인은 팀의 에이스를 상징하는 등번호 7번도 받았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이적료는 기본 3500만 유로(약 580억원)에 추가 옵션이 붙는 조건이다. 등번호 7번은 '아틀레티코 레전드' 앙투안 그리즈만(올랜도 시티)이 지난 시즌까지 사용했던 번호다.
아스는 "아틀레티코 역사에서 상당한 의미와 무게를 가진 번호"라면서 "물론 이강인에게 구단 역대 최다 득점자인 그리즈만과 같은 득점 기록을 요구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즈만이 보여준 수준은 어떤 선수에게도 쉽게 따라가기 어려운 경지"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이강인과 그리즈만 사이의 공통점에 주목했다. 매체는 "이강인과 그리즈만에게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포지션과 뛰어난 왼발 재능"이라며 "이강인은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즐거움을 선사하려 했다. 정확한 방향 전환 패스와 백힐, 상대 다리 사이로 공을 빼내려는 시도 등 좋은 기술적인 장면도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메오네 감독은 앞으로 이런 기술들이 단순한 개인기가 아니라 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무기가 될 수 있도록 다듬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