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적인 명장도 결국 사람이다. 역대급 전술가로 통하는 펩 과르디올라(55) 전 맨체스터 시티 감독이 성적 부진과 개인사 아픔 속에서 선수들에게 격정적으로 속마음을 털어놓았던 라커룸 비화가 공개됐다.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은 18일(한국시간) 맨시티의 다큐멘터리 시리즈 '아름다운 집착'을 조명하며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과르디올라 감독의 라커룸 갈등과 눈물, 이혼 고백의 전말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2024년 12월 유벤투스에 패하며 10경기 중 7번째 패배를 당한 뒤 과르디올라 감독은 원정 라커룸에서 선수들 앞에 서서 자신의 이혼 소식을 직접 전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욕설과 함께 "얘들아, 너희에게 고백할 게 있다. 나는 이 행성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성이자 내 아내였던 전 부인과 이혼했다"라며 "나는 그녀를 믿을 수 없을 만큼 사랑하지만 우리는 열정을 잃어버렸다"고 털어놨다.
이어 과르디올라 감독은 감정을 억누르며 "너희는 축구를 어떻게 하고 있나. 그냥 경기장에 나서는 건가, 아니면 가슴속 무언가를 위해서 뛰는 건가. 인생에서 무엇을 하든 열정을 다해라. 나는 그냥 잘하는 선수가 아니라 열정을 가진 선수를 원한다"며 선수단의 안일한 태도를 꾸짖었다.
당시 과르디올라 감독의 오른팔이자 맨시티 선수 지원 코치로 활동한 마넬 에스티아르테는 침체된 라커룸을 직접 찾아가 "펩이 극도로 예민하고 슬퍼 보였던 것은 그가 이혼 과정을 겪고 있는 한 명의 나약한 인간이기 때문"이라며 선수들에게 감독의 상황을 이해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다큐멘터리에는 이외에도 과르디올라 감독의 날것 그대로의 감정과 마찰이 담겼다. 2024년 12월 리버풀전 0-2 패배 직후에는 주장 카일 워커와 충돌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실수 장면을 지적하자 워커는 "미팅 때마다 내 이름만 부른다"며 강하게 반발했고, 과르디올라 감독은 눈물을 글썽이며 "내가 문제라면 말해라. 나는 돈 때문에 이곳에 머물지 않는다. 하지만 너희를 향한 내 사랑은 1초도 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바이어 레버쿠젠에 0-2로 패했을 당시에는 로테이션에 불만을 품은 선수단을 향해 거친 폭언을 쏟아내기도 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아침 8시에 출근해 너희 마음에 닿을 전술을 찾으려 몇 시간씩 고민하는데 너희는 아무것도 돌려주지 않는다. 내 방식에 불만을 품고 썩은 표정을 짓는 놈이 있으면 가만두지 않겠다"라며 "내 인생과 이혼, 떨어져 있는 가족까지 희생하며 너희를 위해 일하는데 경기력은 수치스럽기 짝이 없다"고 극도의 분노를 표출했다. 이 경기 직후 칼둔 알 무바라크 맨시티 회장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과르디올라 감독과 대화를 거부하기도 했다.
독자들의 PICK!
또한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결승전 하프타임 도중 엘링 홀란을 향해 "피곤하냐. 피곤하지 않다면 결승전에서 왜 몸싸움을 하지 않느냐. 널 아들처럼 사랑하지만 이기고자 하는 의지를 그라운드에서 증명하라"고 거세게 질타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시티 떠나는 순간까지도 깊은 고뇌를 겪었다. 고별 인터뷰 영상 촬영 도중 오열을 터뜨렸던 그는 팀을 떠난 뒤 "승리는 계약을 연장해 줄 순 있어도 행복의 결과물이 되지는 못한다"며 "개인적으로 많은 일을 겪었고 이제는 가만히 앉아 흘러가는 시간을 바라보는 휴식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