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글부글 끓었다" 오스틴 거르고 선택한 LG 8R 거포, 생애 첫 만루홈런으로 응수했다 "초·중·고, 2군에서도 없었는데..."

"부글부글 끓었다" 오스틴 거르고 선택한 LG 8R 거포, 생애 첫 만루홈런으로 응수했다 "초·중·고, 2군에서도 없었는데..."

잠실=김동윤 기자
2026.08.19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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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문정빈이 18일 KT 위즈와의 홈 경기에서 생애 첫 만루홈런을 포함해 5타점 2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9-1 승리를 이끌었다. 문정빈은 5회말 1사 만루 상황에서 상대 투수 소형준의 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1.4m의 홈런을 터뜨렸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2군 무대까지 만루홈런 경험이 없었던 문정빈은 이번 활약으로 개인 한 경기 최다 타점 기록을 경신했다.
LG 문정빈이 18일 잠실 KT전을 승리로 이끌고 취재진과 인터뷰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LG 문정빈이 18일 잠실 KT전을 승리로 이끌고 취재진과 인터뷰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오스틴 딘(33)을 거르고 자신을 선택했다. LG 트윈스 문정빈(23)은 속에서 끓어오르는 감정을 생애 첫 만루홈런으로 터트렸다.

문정빈은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정규시즌 KT 위즈와 홈 경기에 4번 타자 및 1루수로 선발 출장해 5타수 2안타(1홈런) 5타점 2득점으로 LG의 9-1 승리를 이끌었다.

국가대표 투수 소형준(25)을 상대로도 거침없었다. 앞선 두 타석에서 삼진과 1루수 뜬공으로 물러난 문정빈은 LG가 2-1로 앞선 5회말 1사 만루에서 다시 소형준을 만났다. 직전 타자인 오스틴을 상대로 사실상 고의4구에 가까운 볼넷이 나왔다. 4번 타순에 들어선 문정빈과의 승부를 택한 셈이었다.

문정빈도 상황을 알고 있었다. 그는 경기 후 "첫 번째, 두 번째 찬스를 살리지 못해서 내 자신에게 조금 실망한 상황이었다. 그런데 세 번째 타석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 다행"이라며 "앞선 두 타석을 치면서 조금 감을 잡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상대의 선택은 문정빈의 승부욕을 자극했다. 그는 "대기 타석에서부터 어떻게 승부할지 많이 생각하고 있었다"라며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이제 혼내줘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웃었다.

소형준이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던진 시속 147.3㎞ 투심 패스트볼이 한가운데로 몰리자 문정빈의 방망이가 지체 없이 돌아갔다. 타구는 시속 171.9㎞로 뻗어 121.4m를 날아 우중간 담장을 넘어갔다.

LG 문정빈이 18일 잠실 KT전 7회말 2사 만루에서 생애 첫 만루홈런을 치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LG 문정빈이 18일 잠실 KT전 7회말 2사 만루에서 생애 첫 만루홈런을 치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시즌 14호이자 문정빈의 야구 인생 첫 만루홈런이었다. 정작 타구를 보낸 당사자는 홈런을 예상하지 못했다. 문정빈은 "이번에도 잡힐 줄 알았다. '라이트 플라이구나. 그래도 타점이니까' 생각하면서 뛰고 있었다. 그런데 우익수 안현민 선수가 뛰다가 몸을 돌리더라. 그래서 '또 넘어갔구나' 했다.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더욱 특별한 건 정말 처음이었다는 점이다. 문정빈은 "야구를 하면서 여태껏 만루홈런은 처음 쳐본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때도, 2군에서도 한 번도 못 쳐봤다"라며 "어떤 기분일까 싶었는데 베이스를 돌고 홈으로 들어오니까 앞에 세 명이 서 있더라. 마음이 다르더라"고 미소 지었다.

앞서 KT 안현민이 잠실 외야 상단을 때리는 비거리 145m 대형 홈런으로 분위기를 끌어올렸기에 문정빈의 한 방은 더 값졌다. 한 점 차 살얼음판 승부를 순식간에 6-1로 벌리면서 흐름을 완전히 LG 쪽으로 가져왔다.

'엘린이(LG 트윈스+어린이)' 출신 문정빈에게 잠실은 오히려 홈런 공장이 되고 있다. 올해 기록한 14개의 홈런 가운데 무려 8개가 잠실에서 나왔다. 문정빈은 "다른 구장에 갔다가 잠실에 오면 멀다고 느끼기는 한다"면서도 "타석에서는 그런 부분을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 오히려 그래서 홈런이 더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LG 문정빈이 18일 잠실 KT전 7회말 2사 만루에서 생애 첫 만루홈런을 치고 축하받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LG 문정빈이 18일 잠실 KT전 7회말 2사 만루에서 생애 첫 만루홈런을 치고 축하받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홈런을 억지로 노리지 않는 것도 비결이다. 문정빈은 "타석에서 홈런을 의식하는 편은 아니다. 콘택트에 집중하려고 하는데 그게 좋은 포인트에 맞으면서 홈런으로 나오는 것 같다"고 돌아봤다.

경기 전만 해도 타격감이 썩 좋다고 느끼지 않았다. 타격 훈련에서 평소 추구하는 2루수 키를 넘기는 강한 라인드라이브보다 발사각이 큰 타구가 많이 나왔기 때문. 그러나 송지만, 모창민 코치가 "전혀 이상하지 않으니 그냥 네 스윙을 해라"고 조언했고 문정빈은 한결 편하게 타석에 들어설 수 있었다.

문정빈은 만루포에 만족하지 않았다. 7회말 무사 1, 3루에서는 좌중간을 가르는 1타점 적시 2루타를 터뜨려 개인 한 경기 최다인 5타점까지 완성했다. 점점 새로운 자리인 4번 타자에 걸맞은 모습이다.

하지만 문정빈은 "난 아직 우리 팀 4번 타자는 (문)보경이 형이라 생각한다. 보경이 형은 정말 좋은 타자"라고 선을 그으면서 "보경이 형이 내게 부담 갖지 말고 치라고 항상 좋은 말만 해주셔서 나도 (부담감은) 신경 쓰지 않으려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실 6타점인 줄 알았는데 실책으로 기록돼 조금 아쉽다. 타점 하나라도 더 기록되면 좋은데... 그래도 5타점을 해서 정말 좋다"고 활짝 웃었다.

LG 문정빈이 18일 잠실 KT전 7회말 2사 만루에서 생애 첫 만루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LG 문정빈이 18일 잠실 KT전 7회말 2사 만루에서 생애 첫 만루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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