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투수 한규민(17·대전고)과 포수 전영훈(17·세광고)은 18세 이하(U-18) 야구 국가대표팀에 승선한 고등학교 2학년 '막내 배터리'다. 3학년 선배들이 주축을 이룬 대표팀에서 두 선수는 대만과의 조별리그, 일본과의 슈퍼라운드, 결승전을 제외한 3경기에 모두 출전하며 귀중한 국제 무대 실전 경험을 쌓았다.
12일 대만 타이베이에 위치한 대표팀 숙소에서 만난 한규민과 전영훈은 평소 영락없는 10대 소년처럼 아옹다옹 장난을 치다가도 그라운드와 미래를 이야기할 때면 눈빛부터 진지하게 달라졌다.
한규민은 "대표팀에 오기 전에는 같은 학년에 잘하는 포수가 있다는 이야기만 들었는데, 이곳에서 호흡을 맞추며 진가를 알게 됐다"며 "영훈이가 체구가 큰 편은 아니지만 포수로서 안정감이 정말 뛰어나다. 경기 때 프레이밍도 형들 못지않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전영훈 역시 "규민이와 꼭 한번 배터리를 이뤄보고 싶었다"면서 "좌타자 입장에서 보면 규민이의 슬라이더와 스위퍼 각도가 등 뒤에서 꺾여 들어오는 느낌이라 무척 위협적"이라고 화답했다.
두 선수 모두에게 이번 태극마크는 생애 첫 경험이다. 한규민은 "올해 초 하현승(18·부산고) 형에게 '내가 이 정도 던지면 대표팀 갈 수 있느냐'고 물을 때마다 형이 애매하게 답해 애가 탔다"며 "정말 오고 싶었던 자리였는데 발탁 소식을 듣고 현승이 형이 가장 먼저 축하해줬다. 부모님께서도 나보다 더 기뻐하셨다"고 회상했다.
전영훈에게도 이번 대표팀은 오랜 꿈의 실현이다. 그는 "청룡기 서스펜디드 게임 선언 후 짐을 챙기다 선발 소식을 들었다. 2학년 때부터 2년 연속 청소년 대표팀에 뽑히는 게 초등학교 때부터의 꿈이었다"며 "올해 전지훈련 후 세광고 주장 황동민 형과 남산타워에 가 자물쇠를 걸며 빌었던 소원이 이뤄졌다. '말하는 대로 된다'는 좌우명처럼 꿈이 현실이 됐다"고 미소 지었다.
프로 데뷔를 앞둔 정상급 3학년 선배들과의 동고동락은 성장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룸메이트인 하현승과 야구 이야기를 나누며 경기 후 몸 관리법 등을 배운다는 한규민, 그리고 포수 선배 원지우(18·강릉고)에게 경기 중 밸런스를 되찾는 노하우를 끊임없이 묻는다는 전영훈의 눈은 배움에 대한 열정으로 빛났다.
역대 청소년 대표팀에서 2학년 때 승선한 선수들은 3학년이 되어 팀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는 경우가 많았다. 현재 3학년 에이스로 활약 중인 하현승과 엄준상(18·덕수고) 역시 마찬가지였다. 2학년 듀오가 선보일 내년 시즌이 더욱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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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마크의 설렘을 뒤로하고 이들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한규민은 "내가 잘해서 (대표팀에) 뽑혔다는 생각 대신 들뜨지 않으려 한다. 눈앞의 훈련과 경기에 집중하며 다치지 않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전영훈은 "내년이 진짜 중요한 만큼 올해는 스펀지처럼 배우는 시간으로 삼겠다"며 "겨울 동안 피지컬을 더 키워 내년 2028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1라운드, 포수 중 가장 먼저 이름이 불리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