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애 첫 프리에이전트(FA)를 앞두고 가장 힘겨운 시즌을 보내던 홍창기(33·LG 트윈스)가 가장 익숙한 자리로 돌아오자 펄펄 날았다.
홍창기는 16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Bank KBO 리그 정규시즌 NC 다이노스와 방문 경기에 1번 타자 및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 1타점 2득점으로 LG의 9-2 승리를 이끌었다.
LG는 창원 원정 2연전을 모두 쓸어 담으며 4연승을 질주했다. 71승 55패 1무로 3위에 머물렀던 LG는 같은 날 패한 2위 삼성 라이온즈와 승차를 4경기로 좁히며 정규시즌 막판 순위 싸움을 이어갔다.
홍창기가 리드오프로 선발 출전한 건 지난달 13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34일 만이었다. 한때 LG를 대표하는 1번 타자였던 홍창기는 올 시즌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리면서 익숙한 자리에서도 멀어졌다.
이날도 시작부터 순탄하진 않았다. 홍창기는 KBO 리그 데뷔전에 나선 NC 새 외국인 투수 마이크 클레빈저(36)를 상대로 두 타석 모두 외야 뜬공에 그쳤다. 메이저리그(MLB) 통산 60승을 거둔 클레빈저는 포심 패스트볼과 커터, 체인지업, 스위퍼 등을 다양하게 구사하며 홍창기를 막아냈다.
그러나 클레빈저가 내려가자 홍창기의 방망이가 살아났다. 홍창기는 LG가 1-2로 뒤진 5회초 1사에서 김진호를 상대로 강한 타구를 날렸다. 유격수 깊숙한 곳으로 향한 타구가 내야안타가 됐다.
이후 박해민과 오스틴 딘이 연속 볼넷을 골라내면서 홍창기는 3루까지 향했고 송찬의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자 홈을 밟았다. 2-2 동점. 문정빈의 중견수 희생플라이 1타점까지 나오면서 LG는 3-2로 경기를 뒤집었다.

한 번 물꼬가 트이자 안타가 계속됐다. 7회 선두타자로 나선 홍창기는 이용준의 몸쪽 직구를 잡아당겨 우전 안타로 연결했다. 박해민의 희생번트로 2루에 도달한 뒤 후속 상황에서 3루까지 향했고 상대 폭투 때 홈을 밟았다.
8회에는 제대로 맞은 장타까지 터졌다. 2사 3루에서 류진욱의 3구째 바깥쪽 직구를 결대로 밀어 쳤다. 타구는 좌익수 키를 훌쩍 넘겼고 홍창기는 여유 있게 2루에 도착했다. 시즌 15번째이자 2경기 연속 2루타 그리고 5-2로 달아나는 적시타이기도 했다.
독자들의 PICK!
경기 후 홍창기는 "4연승으로 창원 원정 마무리할 수 있어 기분이 좋다. 타격감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잘 맞은 타구가 정면으로 가다 보니 '내 타구가 왜 다 정면으로 갈까'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며 "내야안타가 운 좋게 나오면서 안타가 3개 연속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실제로 이날 세 안타는 모두 직구를 공략해 만들어냈다.
처음부터 직구 하나만 기다린 것은 아니었다. 홍창기는 "직구를 노렸다기보다 직구에 반응이 안 되다 보니 '직구가 들어오면 친다'는 느낌으로 한 것이 통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8회 적시 2루타에는 노련함이 돋보였다. 홍창기는 "주자가 3루에 있어서 폭투 위험성이 있는 포크는 안 던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직구를 노린 것이 운 좋게 맞아떨어진 것 같다"며 "안타로 팀에 도움이 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홍창기에게 올 시즌은 유독 힘겨웠다. 이날까지 119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9(394타수 98안타), 33타점 69득점 3도루, 출루율 0.384, 장타율 0.297, OPS 0.681을 기록했다. 생애 첫 FA 자격 취득을 앞둔 시즌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은 더 컸다.
그러나 끝까지 무엇이든 포기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홍창기는 "창원까지 먼 길 와주신 팬 분들께 감사하다. 몇 게임 남지 않았지만 최대한 승리를 쌓아서 지금 3위지만 더 높은 순위로 마무리 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