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보다 기막힐 수가 없다. 한화 이글스가 추석 연휴 마지막 날 악몽 같았던 11연패를 끊어냈다. 그 장소는 최근 1년 넘게 한 번도 패하지 않았던 '약속의 땅' 사직이었다.
한화는 27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정규시즌 방문 경기에서 롯데 자이언츠에 6-2로 승리했다. 이로써 11연패를 탈출한 한화는 55승 4무 76패로 리그 9위를 유지했다. 반면 6연승이 중단된 롯데는 59승 2무 72패로 7위에 머물렀다.
독수리 군단이 지긋지긋했던 연패를 마침내 끝냈다. 한화는 지난 10일 인천 SSG 랜더스전부터 한 차례 무승부를 사이에 두고 11경기를 내리 패했다. 2020년 18연패 이후 6년 만에 다시 11연패까지 밀렸다. 공교롭게도 탈출구는 사직이었다. 한화는 지난해 9월 9일부터 사직야구장에서 롯데를 상대로 이날까지 무려 11연승을 달렸다. 올 시즌 부산 원정에서도 9전 전승을 거두며 롯데와 시즌 상대 전적을 11승 5패로 마무리했다.
타선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최인호가 4타수 4안타 2득점, 강백호가 결승타를 포함해 3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 박정현이 솔로홈런을 포함해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불펜 데이로 나선 마운드도 제 몫을 했다. 선발 이상규가 2⅔이닝 무실점으로 출발했고 주현상이 1⅓이닝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마지막은 김서현이 책임졌다. 김서현은 한화가 5-2로 앞선 7회말 2사 1루에서 등판해 2⅓이닝 1피안타 1볼넷 1몸에 맞는 공 1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2번째 세이브를 챙겼다.
김서현은 8회에는 손성빈을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낸 뒤 전준우에게 중전 안타까지 맞았다. 장두성을 삼진, 황성빈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나승엽에게 볼넷을 내줘 2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빅터 레이예스를 좌익수 파울플라이로 잡아 불을 껐다. 9회에는 공 10개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며 직접 11연패 탈출을 확정했다.
한화는 시작부터 연패 탈출 의지를 보였다. 1회초 심우준과 최인호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3루를 만들었다. 1사 후 강백호가 3볼로 유리한 상황에서도 끈질긴 승부 끝에 중전 적시타를 때렸다. 요나단 페라자가 우전 적시타를 보탰고 허인서까지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날리면서 단숨에 3-0으로 달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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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도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5회말 나승엽의 볼넷과 레이예스의 우익선상 2루타로 무사 2, 3루 기회를 잡았다. 한동희가 우중간 적시타를 날렸고 고승민의 2루수 땅볼 때 한 점을 더 보태 2-3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한화가 곧바로 흐름을 끊었다. 6회초 최인호가 좌전 안타로 출루한 뒤 나균안의 폭투로 2루까지 향했고, 강백호가 중전 적시타를 때려 4-2로 달아났다. 박정현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7회초 김원중의 커터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시즌 9호 솔로포를 터뜨렸고, 9회초에는 좌익선상 적시 2루타까지 날려 최종 스코어 6-2를 만들었다.
롯데로서는 또 하나의 연승도 끝났다. 지난 18일 부산 북항친수공원 수로에서 무태상어가 발견된 뒤 롯데가 6경기를 내리 이기면서 팬들 사이에서는 상어의 애칭을 딴 이른바 '부캉이 효과'가 화제를 모았다.
부캉이를 보기 위한 인파도 폭발했다. 부산시설공단에 따르면 추석 연휴인 24일부터 이날 오후 6시까지 북항친수공원을 찾은 방문객만 46만 8000명에 달했다. 평소 휴일 하루 방문객이 약 2000명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관심이었다.
그러나 야구장에서의 '부캉이 효과'는 이날 멈췄다. 롯데 선발 나균안도 6이닝 7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4실점으로 버텼으나,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하고 시즌 11패(6승)째를 떠안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