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괴물' 뿌리친 비웨사 역주→한국新 세운 뒤 "이제 육상도 꽃 피워야죠"... '실격' 악재 뚫어낸 위대한 '韓 계주' [아이치 나고야 AG]

'태국 괴물' 뿌리친 비웨사 역주→한국新 세운 뒤 "이제 육상도 꽃 피워야죠"... '실격' 악재 뚫어낸 위대한 '韓 계주' [아이치 나고야 AG]

박재호 기자
2026.09.29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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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나고야시 미즈호파크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남자 육상 400m 계주 결승에서 마지막 주자 비웨사 다니엘이 결승선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뉴스1
28일 나고야시 미즈호파크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남자 육상 400m 계주 결승에서 마지막 주자 비웨사 다니엘이 결승선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뉴스1

태국 괴물의 막판 추격도 뿌리쳤다. 서민준(서천군청), 나마디 조엘진(예천군청), 이재성(광주시청), 비웨사 다니엘 가사마(안산시청)로 구성된 한국 남자 400m 계주 대표팀이 숱한 악조건을 뚫고 아시안게임 2회 연속 메달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대표팀은 지난 28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 파크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 4x100m 계주 결선에서 38초4,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1위는 중국(38초17), 2위는 대만(38초32)이다.

이로써 한국 남자 계주는 지난해 5월 아시아육상선수권에서 세운 종전 한국 기록(38초49)을 0.06초 단축한 신기록을 세웠다. 4x100m 종목에서 2회 연속 메달을 목에 건 것은 한국 육상 역사상 최초의 쾌거다.

천당과 지옥 오간 결선행, 꺾이지 않은 믿음

결선 무대에 오르기까지의 과정은 그야말로 가시밭길이었다. 전날 열린 예선에서 첫 번째 주자 김시온(국군체육부대)과 두 번째 주자 조엘진의 배턴 터치가 구역을 벗어났다는 판정으로 실격 처리됐기 때문이다. 자칫 허무하게 대회를 마감할 뻔했으나, 대한육상연맹의 끈질긴 항소 끝에 판정이 번복되며 극적으로 결선행 막차(전체 7위·39초33)를 탔다.

마음고생이 심했던 선수들은 메달을 딴 뒤에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뉴스1에 따르면 서민준은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기분이었다"며 "이 경기만을 위해 간절하게 준비해 왔다. 다시 기회가 주어졌을 때 하늘에 감사한 마음이 컸다"고 돌아봤다.

조엘진도 "잘못되면 어떡해야 할지 걱정도 컸지만, 배턴 터치 구역을 넘지 않았다고 확신했다. 그 믿음을 갖고 결선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28일 나고야시 미즈호파크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남자 육상 400m 계주 결승에서 이재성이 동메달을 확정 짓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스1
28일 나고야시 미즈호파크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남자 육상 400m 계주 결승에서 이재성이 동메달을 확정 짓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스1
부상 악재·빗속 혈투 이겨낸 투혼의 질주

예기치 못한 부상 변수와 궂은 날씨도 대표팀의 질주를 막지 못했다. 핵심 주자인 조엘진은 26일 200m 예선에서 허벅지 근육 경련으로 기권하며 우려를 낳았다. 하지만 계주에 집중하기 위한 과감한 '선택과 집중'이었고, 빠른 회복력으로 결선 무대를 밟았다.

결선 당일 내린 비와 1번 레인이라는 불리한 환경 속에서도 선수들은 흔들림이 없었다. 특히 레이스 막판 동메달을 놓고 태국의 에이스 푸리폴 분손과 치열한 경합이 벌어졌다.

태국의 맹추격을 전력 질주로 뿌리친 마지막 주자 비웨사는 "1번 레인과 비가 불리한 조건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분손 선수가 특출한 능력을 갖췄지만, 그 한 명 때문에 메달을 뺏길 것이라는 걱정은 없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팀원들 모두 지난해부터 밥 먹듯이 우승해 왔기 때문에 내가 정신 차리고 더 잘 뛰어야 한다고 마음먹었다"고 덧붙였다.

28일 나고야시 미즈호파크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남자 육상 400m 계주 결승에서 나마디 조엘진(왼쪽부터), 이재성, 서민준, 비웨사 다니엘이 동메달을 확정 짓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스1
28일 나고야시 미즈호파크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남자 육상 400m 계주 결승에서 나마디 조엘진(왼쪽부터), 이재성, 서민준, 비웨사 다니엘이 동메달을 확정 짓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육상은 스포츠의 꽃이니깐" 진한 아쉬움, 그리고 다짐

역사적인 연속 입상과 신기록 수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지만, 선수들의 시선은 이미 더 높은 곳을 향해 있었다. 입을 모아 '금메달'을 목표로 내걸었던 만큼 아쉬움도 진하게 배어났다.

뉴스1에 따르면, 2회 연속 메달을 목에 건 이재성은 "금메달과 한국 신기록을 목표로 임했다"며 "금메달은 놓쳤지만, 동메달을 따고 한국 기록을 수립해서 기분 좋다"고 소감을 전했다.

서민준도 "처음에는 한국 신기록을 세우는지도 몰랐다가 동료들이 얘기해준 뒤에야 실감했다"며 "입상했지만 간절하게 금메달을 따고 싶었기 때문에 아쉬움도 있다"고 말했다.

조엘진은 "금메달을 목표로 했는데, 경기를 마치고 보니까 아쉬움도 조금 있다"면서도 "어제 있었던 실수로 힘들기도 했지만 형들과 잘 극복해내며 이런 좋은 결과를 얻어서 기쁘다. 새로운 시작이다. 이번 대회를 발판 삼아 더 성장하도록 열심히 훈련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 육상의 희망으로 자리 잡은 이들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또 다른 도전을 예고했다. 앵커로서 마침표를 찍은 비웨사는 "결승선을 통과한 뒤 안도감이 컸다. 또한 목표 중 하나인 한국 신기록을 수립해서 정말 기뻤다. 무엇보다 모두 부상 없이 완주한 것에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고 기뻐했다.

이어 "한 번에 너무 많은 목표를 이루면 앞으로 깰 게 없지 않나"라고 너스레를 떨며 "육상이 스포츠의 꽃인데, 오랫동안 꽃을 피우지 못했다. 이제 하나씩 달성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28일 나고야시 미즈호파크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남자 육상 400m 계주 결승에서 마지막 주자 비웨사 다니엘(가운데)이 결승선으로 들어오며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뉴스1
28일 나고야시 미즈호파크 주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 남자 육상 400m 계주 결승에서 마지막 주자 비웨사 다니엘(가운데)이 결승선으로 들어오며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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