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타이거즈가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한 날, 울산에서도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해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 존 서저리)을 받았던 특급 좌완 유망주 윤영철(22)이 1년여의 재활 끝에 90구 무실점 역투로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KIA는 3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6 KBO 플레이오프(PO) 4차전에서 4-2 역전승을 거뒀다. 1승 2패로 탈락 위기에 몰렸지만, 7회말 3점을 뽑아내며 시리즈 전적을 2승 2패로 맞췄다. 오는 11월 1일 대구에서 열리는 최종 5차전까지 한국시리즈 진출의 희망을 이어갔다.
같은 날 울산 문수야구장에서는 KIA의 미래를 기대하게 하는 호투가 나왔다. 윤영철은 울산 웨일즈와 2026 울산-KBO 폴리그(Fall League) 준결승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6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KIA 퓨처스팀은 9회말 2점을 내주며 1-2 끝내기 역전패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윤영철이 보여준 안정적인 투구만큼은 분명한 소득이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제구력이었다. 윤영철의 이날 최고 구속은 시속 142㎞였다. 압도적인 구속은 아니었지만, 총 90구 가운데 64개(71.1%)를 스트라이크로 던졌다. 포심 패스트볼(46구)을 중심으로 체인지업(18구), 슬라이더(10구), 커브(8구), 커터(8구)를 고루 섞었다. 스트라이크존 좌우를 활용한 정교한 코너워크가 돋보였다.

한때 KIA의 미래를 책임질 특급 좌완으로 기대를 모았던 윤영철이다. 충암고 출신인 그는 2023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KIA에 입단했다. 계약금만 3억 2000만 원에 달했다. 고교 시절부터 정교한 제구력과 다양한 변화구로 주목받았고, 2022년에는 스타뉴스가 주최한 아마추어 스타대상에서 스타투수상을 수상했다.
프로 무대에서도 빠르게 두각을 드러냈다. 데뷔 첫해인 2023년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진입해 25경기 8승 7패 평균자책점 4.04를 기록했다. 2024년에도 18경기 7승 4패 평균자책점 4.19를 남기며 입단 2년 만에 15승을 쌓았다.
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2024년 7월 척추 피로골절로 약 두 달간 자리를 비웠고, 지난해에는 시즌 초반부터 제구 난조와 부진에 시달렸다. 특히 4월 10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는 1이닝 6실점으로 무너진 뒤 더그아웃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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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4월 19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이후 다시 선발진에 합류했지만, 7월 왼쪽 팔꿈치 통증으로 또다시 이탈했다. 처음에는 굴곡근 부분 손상 진단을 받고 재활에 나섰으나 끝내 수술을 피하지 못했다.
윤영철은 지난해 9월 4일 일본 요코하마 미나미 공제병원에서 왼쪽 팔꿈치 내측측부인대 재건술을 받았다. 2025시즌 최종 성적은 13경기 2승 7패 평균자책점 5.58이었다.
다시 마운드에 오르기까지 약 1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윤영철은 올해 8월 12일 우석대학교와 연습경기에서 수술 후 첫 실전 등판에 나섰다. 당시 3이닝 1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 수는 44개, 최고 구속은 시속 138㎞였다.

9월에는 퓨처스리그 공식 경기에도 복귀했다. 11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6이닝 5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승리를 챙겼다. 그러나 19일 울산전에서는 3⅔이닝 5피안타 5볼넷 4실점으로 흔들렸다. 올해 퓨처스리그 성적은 2경기 1승 평균자책점 3.72로 마무리됐다.
그리고 약 40일 만에 다시 만난 울산을 상대로 한층 안정된 투구를 선보였다. 출발부터 쉽지는 않았다. 1회말 박문순의 좌전 안타와 신준우의 희생번트, 김서원의 우전 안타와 수비 실책이 겹치면서 1사 2, 3루 위기에 몰렸다. 하재훈을 고의4구로 내보내 만루가 됐지만, 예진원을 유격수 뜬공, 노강민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며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위기를 넘긴 뒤에는 안정을 되찾았다. 2회와 3회를 연속 삼자범퇴로 마쳤고, 4회에는 하재훈을 바깥쪽 시속 134㎞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노강민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했지만, 김시완을 시속 122㎞ 체인지업으로 삼진 처리하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5회에도 2사 후 박문순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신준우를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웠다.
가장 큰 위기는 6회말 찾아왔다. 선두타자 김서원을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지만, 하재훈과 예진원에게 연속 우전 안타를 허용하며 1사 1, 3루에 몰렸다. 윤영철은 노강민을 바깥쪽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이어 1루 주자의 2루 도루로 2사 2, 3루가 되자 투구 수 90개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뒤이어 등판한 장재혁이 김시완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윤영철은 실점 없이 등판을 마쳤다.
윤영철은 올해 정규시즌 1군 마운드에 한 번도 오르지 못했다. 대신 8월 첫 연습경기에서 44구를 던졌던 그는 이날 90구까지 투구 수를 늘렸고, 최고 구속도 시속 138㎞에서 142㎞로 끌어올렸다. 지난 9월 울산전에서 5개의 볼넷을 허용했던 것과 달리 이날은 단 1개의 볼넷만 내줬다. KIA가 플레이오프 5차전을 준비하는 사이 윤영철도 2027시즌 선발 로테이션 복귀를 향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