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그린스펀 실망감, 3대지수 하락

[뉴욕마감]그린스펀 실망감, 3대지수 하락

김종호 특파원
2001.02.14 06:40

[뉴욕마감]그린스펀 실망감, 3대지수 하락

13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장 초반 향후 경기를 낙관하는 앨런 그린스펀 연준 의장의 의회 발언으로 전일의 오름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언급이 빠진 그린스펀 의장의 발표로 인한 실망감과 금년 상반기 기업들의 실적악화에 대한 불안감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며 오후 들어 3대 지수가 급락세로 돌아섰다.

나스닥 지수는 금년 후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기술주의 실적악화 전망이 장세를 지배한 영향으로 사흘 만에 반등했던 전일의 오름세가 다시 꺾이며 큰 폭으로 하락했다. 지수는 전일보다 61.39포인트(2.49%) 하락한 2,427.73포인트를 기록했다.

다우존스 지수는 전일 165포인트 급등세를 지속하며 장 중반 1만1천을 돌파했지만 급등에 따른 차익매물의 출회와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실망감으로 금융주가 큰 폭으로 하락하며 장 후반 급락세를 보였다. 지수는 전일보다 43.35포인트(0.40%) 하락한 1만903.32포인트를 기록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장 중반까지 강보합세를 보였으나 장 후반 실적악화 우려로 인한 매도세의 증가로 전일보다 11.51포인트(0.87%) 하락한 1,318.80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앨런 그린스펀 연준 의장은 13일(현지시간) 공급과잉에 따른 일시적 조정국면이 해결되고 나면 경기가 장기적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향후 경기상황을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그린스펀 의장은 오전 10시(현지시간) 미 상원 은행위원회에서의 증언을 통해 에너지 가격의 급등으로 악화된 현재의 경기둔화는 제한적이라고 지적하고, 지속적인 생산성 향상으로 하반기 이후부터는 경기활동이 보다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인터넷, 네트워킹,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등의 부진의 이유로 수요측면의 문제가 아닌 공급자의 시장수요 예측 실패로 인한 공급과잉을 들었다.

“경기불황에 대한 예상이 힘들기는 하지만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볼 때 적어도 지금까지는 경기가 성장세에 있다”며 최근 급랭한 소비심리로 인해 확산되고 있는 경기불황에 대한 우려를 일축했다. 그리고 경제의 둔화를 명백하게 보여주며 경기지표들의 악화 추세가 올 1월 이후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질의 및 응답에서 그린스펀 의장은 감세정책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지만, 그 이유가 감세정책이 경기를 부양하고 경기불황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기 때문은 아니라고 말했다.

연준은 2001년 실질 GDP 성장률이 2-2.5%를 기록하고 금년 4/4분기까지 실업률이 4.5%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같은 경제성장률은 96년 이후 최저 성장률이었던 전년의 3.5%보다도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물가성장률도 전년의 2.5% 상승보다 낮은 수준인 1.75%-2.25% 상승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포프스트라 대학의 경제학 교수이자 CBS 마켓워치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어윈 켈너는 의회 연설을 통한 그린스펀 의장의 두 가지 의도로 “첫째로 위축된 소비심리의 회복이고, 둘째는 연준의 추가 금리인하 시기와 그 폭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약화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나스닥 시장에서는 그린스펀 의장의 발언과 함께 기술주들이 급등세를 보였으나 2001년 상반기 기업들의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바이오테크를 제외한 텔레콤, 컴퓨터, 반도체, 인터넷 등이 약세로 돌아섰다. 나스닥 바이오테크지수만이 2.96% 상승했고, 텔레콤지수와 컴퓨터지수는 각각 3.10%와 2.85% 하락했다. 골드만 삭스 인터넷지수는 2.89% 하락했다.

UBS 워버그의 빌 슈나이더는 “지난주 기술주들의 연이은 실적악화 발표로 나스닥시장이 과매도 상태에 있다”고 지적하고 “이러한 과매도가 단기 상승의 에너지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앞으로 예상되는 기대실적의 하향 조정이 지수상승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고 예상했다.

CS 퍼스트 보스턴의 애널리스트인 찰리 글래빈은 향후 실적개선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인텔과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브로드컴의 투자등급을 “매수”에서 “보류”로 하향 조정했다. 이 여파로 인텔은 급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94% 하락, 상대적으로 작은 낙 폭을 기록했다.

컴퓨터주도 금일 장마감후 실적발표를 앞둔 델의 영향으로 부진을 보였다. 살로몬 스미스 바니는 델이 전문가들의 예상과 일치하는 4/4분기 실적에도 불구하고 2001년 예상수익을 하향 조정을 발표하고 구조조정을 위한 감원이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종목별로는 시스코, 인텔, 월드콤, 브로드 커뮤니케이션, 델 컴퓨터, JDS 유니페이스 등이 약세를 기록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라클은 강보합세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존스지수 편입종목 중에서는 투자등급 하향조정을 당한 인텔을 비롯해 금융주인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시티그룹, JP모건 체이스, 그리고 제약주인 머크와 존슨 앤 존슨 등이 지수에 강한 하방압력을 가했다.

시티그룹은 뉴욕과 롱아일랜드 지역의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ABN 암로의 유러피언 아메리칸 뱅크를 2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이 밖에도 알코어, 월트 디즈니, 액슨모빌, P&G, 필립 모리스, AT&T도 약세였다.

그러나 보잉, 이스트만 코닥, 듀퐁, 3M, GM 등의 구경제주와 유나이트드 테크놀러지, 휴렛팩커드 등은 오름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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