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시스코+베이지북=나스닥 2000 붕괴
8일(현지시간) 시스코 시스템의 수익경고소식에 잘 버텨내던 뉴욕증시는 경기가 여전히 하락국면에 있다는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베이지북 발표내용에 힘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이 소식은 시스코의 망령을 다시 되살리며 증시를 깊은 수렁으로 끌어 내렸다. 나스닥은 연 나흘째 하락하며 지난 7월 24일 이래 다시 2천선 아래로 폭락했다.
나스닥지수는 개장초 전날 마감후 발표된 시스코 시스템의 수익악화 발표를 소화하며 비교적 좋은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연준이 현 경기를 보는 시각이 어두운 것으로 나타나면서 11시부터 시작한 급락세가 마감때까지 이어졌다. 61.43포인트(3.03%) 하락하며 일중 최저치에 가까운 1,966.36으로 마감됐다.


다우존스지수도 나스닥과 비슷한 일중 패턴을 보이며 165.24포인트(1.58%) 하락한 10,293.50을 기록했다. AT&T, 제너럴 일렉트릭, 프록터 앤 갬블, SBC 커뮤니케이션, 인텔, IBM의 주가가 큰 폭 하락했다. 전체 30개 종목중 코카콜라만이 주가가 소폭 상승했다.
S&P500지수는 20.87포인트(1.73%) 하락한 1,183.53을, 러셀2000지수는 8.05포인트(1.68%) 하락한 472.28을 기록했다.
이번주 들어 기록적일만큼 저조한 거래량을 보인 뉴욕증시는 이날 평소의 거래량을 회복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1억주, 나스닥에서 15억주가 거래됐는데, 주가가 내린 종목이 압도적으로 많아 양대 시장에서 각각 19:11, 25:11을 기록했다.
이날 금을 제외한 모든 업종의 지수가 하락했다. 네트워킹 5.20%, 반도체 5.03%를 비롯하여 바이오테크 3.25%, 화학 1.82%, 하드웨어 4.05%, 인터넷 3.67%, 멀티미디어 4.40%, 소프트웨어 5.04%, 텔레콤 3.14%, 소매 1.31%, 유틸리티 2.60%, 증권보험 2.50% 부문의 하락폭이 컸다. 금 2.47% 부문만이 유일하게 이날 지수가 올랐다.
거래가 활발했던 종목으로는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루슨트 테크놀로지 -2.99%, 쿠퍼 인더스트리 +11.48%, EMC -7.41%, 캘파인 코포레이션 -8.73%, 제너럴 일렉트릭 -2.64%, 노키아 -6.57%, 퀘스트 -0.17%,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3.86%, AT&T -2.73% 등이 상위를 차지했다.
나스닥에서는 오라클 -5.11%, 넥스텔 -9.00%, PMC 씨에라 -0.69%, 퀄컴 -4.88%, 네트워크 어플라이언스 -3.03%, 피플소프트 -7.64%, 노벨러스 시스템 -8.03%, 오니 시스템 -0.81%, 팜 -3.25%의 거래가 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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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코 시스템은 전날 마감벨과 함께 수익을 발표했다. 월가의 예상대로 전년에 비해 86% 하락한 주당 2센트의 순익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번 분기의 판매수익이 지난 분기에 비해 다시 5%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기술주의 하락을 촉발시켰다. 시스코는 6.9% 주가가 하락했으며 네트워킹지수도 5.2% 하락했다.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영업환경이 개선되고 있는 조짐이 보이고 있으나 유럽과 아시아 지역에서의 경기부진이 심각한 수준에 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고경영자(CEO)인 존 챔버스는 자본지출이 언제 바닥에 달할 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하면서 네트워킹 분야는 지금보다 상황이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그러나 시스코의 수익악화 발표에 뉴욕증시는 이날 오전 중반까지는 오히려 주가가 소폭 오르며 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힘겹게 지켜내던 증시를 한 순간 무너뜨린 것은 연준의 베이지북, 즉 미국 지역경제 보고서였다.
현 경기를 그나마 떠받치고 있던 소비지출을 비롯해 전체 경제활동이 6,7월중 둔화되었다는 발표내용에 투자자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인 것이었다. 그동안 발표된 거시지표는 대체로 경기가 회복되는 조짐이 보인다는 희망적인 내용이었는데, 중앙은행은 오히려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증시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 분석자료는 소매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하고 제조업 부문의 침체가 여타 부문에 확산되고 있다고 서술하고 있으며, 일반인의 생각대로 인플레이션은 아직 우려할 바가 못 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됐다.
이날 발표된 소매재고 실적은 6월중 0.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증시의 분위기를 바꾸지는 못 했다. 내구재가 1.1%, 특히 컴퓨터 장비와 소프트웨어가 2.9%, 가구류가 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금년 들어 꾸준히 추진된 각 기업의 재고감축 노력이 효과를 보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됐다.
텔레콤주들도 이날 크게 부진했다. 메릴 린치가 도이체텔레콤과 프랑스텔레콤을 대량으로 내다 팔았기 때문이다. 이들 주가는 각각 6.8, 3.2% 하락했으며, 노키아와 에릭슨에 파급되며 각각 6.6%, 3.2% 하락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에뮬렉스는 분기 순익이 월가의 예상을 1센트 넘어선 주당 11센트라고 발표했지만 내년도 수익전망을 7센트 낮춘 43센트로 하향 조정하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보험주인 애트나도 월가의 예상보다 순손실 규모가 큰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가가 하락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법정 공방은 이날도 계속됐다. MS는 대법원을 상대로 반독점법 위반사건 판결에 대한 재고신청서를 제출했다. 당초의 판결 당시 사법부의 편견이 작용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전기부품 제조업체인 쿠퍼 인더스트리는 데네이허의 55억달러 규모의 인수 제안이 지나치게 조건적이고 부적절하다고 하면서 합병 가능성을 일축했다. 쿠퍼의 주가는 11.5% 올랐다.
불스 아이 리서취의 탐 피터슨은 아직도 주가가 오르기 보다는 하락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증시의 랠리를 가져올 만한 어떤 재료도 증시 회복에 기여할 수 있을 만큼 호재에 목말라 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경기가 더 약화되고 주가가 더 깊은 수렁을 향해 치닫을 가능성을 부인할 만한 어떠한 단서도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데인 로숴 웨셀즈의 필 다우는 월가의 침체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은 현재의 국면 전환이 멀지 않았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라고 말해 주목을 끌었다. 그는 현재의 투자위험도는 1년전과 비교해 보면 오히려 낮은 수준이라고 하면서 충분히 긴 침체기간을 겪은 만큼 이제는 상황이 개선될 때가 되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