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나스닥 1,900선도 붕괴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지난 주부터 시작된 기술주의 부진이 대형주를 중심으로 계속됐다. 이날은 인피니온과 노키아의 소식이 기업수익 회복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키며 나스닥의 2.5% 하락을 주도했으며 비기술주도 상대적으로 폭은 작았으나 지수가 하락했다. 이날 케이마트는 우려했던 대로 파산보호신청을 했는데 경쟁사 주가가 오르면서 소매주는 오히려 1%이상 올랐다.
나스닥지수는 개장초 한 때 플러스를 기록한 후 마감때까지 줄곧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결국 일중 최저치로 마감했다. 47.77포인트(2.47%) 하락한 1,882.57로 마감돼 1,900선도 무너졌다. 최근 4거래일중 사흘째 2%대 하락하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우존스지수도 개장초 선전했으나 이후 휴렛-패커드, 인텔,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다우 소속 4대 기술주가 큰 폭 하락하면서 지수가 하락행진을 시작했다. 그러나 다른 종목들이 선전한 덕분에 비교적 소폭인 58.05포인트(0.59%) 하락한 9,713.80으로 마감됐다.
S&P500지수는 8.27포인트(0.73%) 하락한 1,119.31로, 러셀2000지수도 4.93포인트(1.04%) 하락한 469.44로 마감했다.
업종별로 보면 기술주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하드웨어 4.96%, 반도체 4.08%, 멀티미디어 4.03%, 소프트웨어 2.87%, 텔레콤 3.45%, 네트워킹 2.71% 등 모두 2%이상 큰 폭 지수가 하락했다. 그러나 아마존 닷컴의 수익발표에 힘입어 인터넷주는 0.21% 소폭 상승했다.
비기술주는 대체로 선전했다. 케이마트 파산소식에 불구, 소매주가 1.21% 올랐으며 제약 1.45%, 제지 2.74%, 은행, 바이오테크주는 상승했다. 그러나 항공 2.65%, 유틸리티 1.07%, 증권보험 2.20%, 석유 0.67%주는 지수가 하락하며 부진했다.
거래량은 평소 수준으로 나스닥시장에서 17억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14억주가 거래됐다. 주가가 내린 종목이 나스닥시장에서는 23:13 비율로 주가가 내린 종목을 크게 상회했으나 거래소에서는 17:14 비율을 기록했다.
지난 수요일, 인텔과 JP 모건 체이스, 그리고 금요일의 마이크로소프트와 IBM의 수익경고로 지난 주 큰 폭 하락했던 뉴욕증시는 이날도 부진이 계속 이어졌다.
최근 꾸준히 파산 가능성이 제기돼 왔던 제2대 소매업체인 케이마트(-58.6%)가 이날 드디어 제11조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이는 소매업체 파산으로는 최대 규모로 역대 최고 규모의 파산신청이었던 엔론에 이어 경제관계자들에 충격을 던져줬다. 그러나 경쟁 소매주들이 선전하면서 소매주는 이날 오히려 1.2% 오르며 주가에는 악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독자들의 PICK!
경영진 교체 이후 채택된 새로운 영업전략이 결정적인 실패로 돌아가면서 파산까지 몰리게 된 케이마트는 그러나 20억달러의 신규 자금조달이 가능한 만큼 다음해까지는 회사가 정상을 되찾을 것이라는 의욕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CS 퍼스트 보스톤, 플리트, 제너럴 일렉트릭 캐피탈, JP 모건 체이스 등 채권은행의 지속적인 자금지원이 예상된다고 구체적으로 밝혔다. 최대 경쟁사인 월마트와 타겟은 주가가 나란히 3%대 올랐다.
독일의 최대 칩메이커인 인피니온(-2.4%)은 칩수요가 회복되고 있으나 그 속도가 생각보다 빠르지 않다고 분석하면서, 메모리칩 가격이 현재보다 30% 정도는 높아야 금년중 순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이 회사는 지난 분기 월가의 예상과 맞먹는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소식은 기술주 기업들의 수익회복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키며 이날 기술주 하락의 원인을 제공했다. 그러나 정작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자신의 예탁증서 가격은 2%대 떨어지는 데 그쳤다.
텔레콤중 휴대폰 제조업체인 노키아(-7.2%)는 모건 스탠리가 투자등급을 ‘중립’에서 ‘시장수익률 하회’로 하향 조정한 데 타격을 받고 주가가 떨어졌다. 모건 스탠리는 노키아의 금년도 예상수익도 6센트 낮췄다.
이날의 하락세는 루슨트 테크놀로지와 아마존 닷컴으로부터의 희소식에도 아랑곳 하지 않았다. 텔레콤 장비업체인 루슨트 테크놀로지(+1.8%)는 월가가 예상하고 있던 주당 24센트, 그리고 지난 해 같은 기간의 42센트보다 낮은 23센트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가가 상승했다.
이날 개장 직후 일시 지수가 선전했던 것은 아마존 닷컴(+25.4%)의 창사 이래 최초의 순익 기록 소식 덕분이었다. 지난 분기 총순익이 주당 1센트를 기록했으며 영업순익은 월가의 예상 7센트보다 높은 9센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창사 이래 아마존 닷컴은 순손실 기록에도 불구, 앞으로 있을 순익을 기대한 투자자들의 꾸준한 매수세가 유입됐었다.
이날 아마존 닷컴의 급등세로 인터넷주는 상대적으로 선전했는데 경쟁사인 야후, 프라이스라인 닷컴, 이베이는 개장초의 상승세가 이어지지 못하고 모두 하락세로 돌아섰다.
뱅크 오브 어메리카(+2.6%)도 월가에서 예상하고 있던 것보다 순익규모가 크다고 발표했다. 메릴 린치는 BOA의 투자등급을 ‘매수’로 상향 조정하는 발빠른 움직임을 보였다.
이날 다우종목중 머크, 존슨 앤 존슨 그리고 인터내셔날 페이퍼가 수익을 발표했다. 머크(+2.4%)는 지난 분기 수익이 1년전 같은 기간에 비해 5% 개선됐다면서 월가의 예상 범위내에 들어왔다고 발표했다. 존슨 앤 존슨(-1.2%)도 월가의 예상치였던 주당 32센트보다 많은 39센트를 기록했다는 희소식을 전해왔다. 그러나 인터내셔날 페이퍼(+1.8%)는 월가의 예상를 약간 상회했지만 2000년 같은 기간에 비해 순익이 60%나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한편 같은 제지주인 윌리어멧 인더스트리즈(+16.9%)는 지난 1년여동안 거절해왔던 웨이어하우저(+5.4%)의 합병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가 큰 폭 올랐다. 윌리어멧 인수를 위해 웨어어하우저와 경쟁을 벌였던 조지아 퍼시픽(-16.3%)은 이날 주가가 폭락했다.
이와 함께 최근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종합제조업체인 타이코 인터내셔날(+2.6%)은 회사를 네 개의 독립법인으로 분할할 것이라는 구조조정계획을 발표하면서 이날 주가가 소폭 회복됐다. 최초의 회사분할은 2/4분기 내에 시행하고 나머지도 연내에 처리할 것이라고 했는데 주식공모방식으로 실시될 것이라고 구체적인 계획을 밝혔다.
UBS 워벅은 바이오테크주인 임클론 시스템즈(-7.3%)의 투자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지난 금요일 미 하원이 이 회사의 암 치료제 실험과정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임클론의 주가는 30% 폭락했었다.
나스닥시장에서는 썬 마이크로시스템즈 -9.41%, 시스코 시스템즈 -3.64%, 아마존 닷컴 +25.39%, 인텔 -4.75%, 메크로미디어 파이버 네크워크 +2.50%, 오라클 -2.18%, 마이크로소프트 -2.39%, 델 -4.34%, JDS 유니페이스 -4.76%, 월드컴 -3.05%가 거래량 상위를 차지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는 케이마트 -58.62%, 타이코 인터내셔날 +2.58%, 루슨트 테크놀로지 +1.79%, AOL 타임 워너 -4.36%, 노키아 -7.16%, 제너럴 일렉트릭 -1.09%, 라잇 에이드 -8.84%, EMC -5.48%, 조지아 퍼시픽 -16.27%, AT&T 와이어리스 -4.76%, 윌리어멧 인더스트리즈 +16.94%의 거래가 활발했다.
다우종목중 인텔, IBM, 휴렛-패커드, 마이크로소프트 등 기술주가 2-4%대 큰 폭 하락해 다우지수의 하락을 주도했으며, 제너럴 모터스, SBC 커뮤니케이션, 씨티그룹, AT&T, 캐터필라도 이날 부진했다. 그러나 알코아, 보잉, 맥도날드, 유나이티드 테크놀로지, 월마트, 머크, 인터내셔널 페이퍼는 주가가 1-2%대 올랐다.
한편 이날 뉴욕소재 사설연구기관인 컨퍼런스 보드는 12월중 경기선행지수를 발표했는데, 월가의 예상 상승폭 0.7%보다 높은 1.2%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 상승폭은 1996년 이래 최고폭이었다. 그러나 이 지수는 이미 발표된 거시지표를 토대로 종합한 지표로써, 투자자들의 큰 주목을 받지는 못 했다.
이번 주 발표되는 거시지표중 관심을 끌만한 것은 그리 많지 않다. 목요일의 신규실업급여 신청건수와 금요일의 주택매매실적이 고작이다. 그러나 다음주가 되면 29일의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의 공개시장의원회가 열리고 30일에는 4/4분기 국내총생산(GDP) 잠정치가 발표된다.
이날로 스탠다드 앤 푸어 500지수에 편입돼 있는 500대 기업의 30%에 달하는 150개 기업이 지난 4/4분기 수익을 발표했다. 따라서 다음주까지는 월가가 기업의 수익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증시부진에 대해 월가에서 대체로 동의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경기하강국면이 거의 끝났다는 전망은 크게 벗어나지 않았으나 이것이 곧 경기회복이라고 이해한 데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경기의 최저점 통과를 곧 경기의 상승으로 이해한 증권분석가나 투자자들이 자신의 판단에 자신감을 잃은 데다, 이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주요 기업들의 우울한 수익전망이 가세하면서 증시는 활기를 잃고 있는 것이다. 이는 V자형 경기회복만 염두에 두었지 U자형의 완만한 회복에 대해서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는 뜻도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