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중)[기자수첩]이빨빠진 금통위
공석중인 금융통화위원 자리가 열흘이 넘도록 채워지지 않고 있다.
지난달 23일 강영주 위원이 증권거래소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후임이 임명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임명권자인 대통령이 세 아들 문제로 대국민 사과를 하는 판이니 금통위원 후임까지 신경쓸 겨를이 없긴 하겠다.
그러나 금통위원은 우리나라 통화신용정책의 최고 의사결정 기구의 구성원이다. 금통위원 하나하나의 맘 먹기에 따라 금융시장, 나아가 나라 경제 전체가 큰 영향을 받는다. 이런 자리를 오래 비워두는 속사정이 궁금하다.
강영주 이사장은 임기 4년중 2년 이상이 남아 있어 `쿳션 낙하산'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 왔다. 재정경제부가 거래소 이사장 자리를 직접 내보내면 낙하산 시비가 일게 뻔하니 한자리 돌려서 이를 피해보자는 속셈이란 얘기다. 후임 금통위원 인선이 늦어지고 있는 것도 이런 속내를 들킨 재경부가 세간의 주목도가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7일 이번 달 콜금리 목표수준을 결정하기 위한 금통위가 열린다. 그러나 이날 금통위에는 부친상을 당한 한 위원까지 감안하면 7명의 위원 중 5명밖에 참석하지 못할 형편이다. 시장에서는 이미 이달에는 콜금리 수준을 올리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취임 직후 시장을 향해 금리인상에 대비하라고 큰 소리를 쳤지만 전윤철 경제부총리를 포함한 정부 당국자들의 인상 연기 발언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시장은 정부와 금통위 사이의 힘의 우열을 익히 알고 있다.
금통위원 임명이 투명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중립적이고 일관된 통화정책을 기대하기 어렵다. `쿳션 낙하산' 의혹을 받고 있는 이번 금통위원 인선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시간이 지난다고 사그러 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