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현대차 `수상한 거래`의 비밀

[기자수첩]현대차 `수상한 거래`의 비밀

유승호 기자
2002.05.10 08:29

[기자수첩]현대그룹 다이어트사건

현대차그룹과 한국프랜지 사이의 '수상한 거래'를 보면서 지난해 일어난 개그우먼 이영자씨의 다이어트사건이 떠오른다. 이씨는 지난해 살빼기운동으로 체중을 98㎏에서 64㎏으로 줄였다고 과시했다가 나중에 지방흡입수술이란 편법을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팬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줬다.

'재벌 살빼기운동'이라 할 수 있는 기업구조조정이 한창이던 지난 1999년말 현대그룹도 부채비율을 181%로 낮추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현대그룹의 자회사중 자본잠식으로 부채비율을 계산할 수도 없던 (주)위아(옛 기아중공업)의 '매각'도 그룹 부채비율을 낮추는데 기여했다.

그러나 2년뒤 인 지난해말 현대차그룹이 (주)위아를 다시 '인수'하는 과정을 보니 뭔가 석연치않다. (주)위아는 작년 612억원의 순이익을 냈는데도 단돈 7억원에 옛 주인에게 되돌아갔다. 이 기업을 되돌려준 한국프랜지측은 헐값에 넘기고도 홀가분해하는 눈치다. 오히려 2년전 300만원에 인수했다가 '보관료'를 톡톡히 챙겨 흐뭇하다는 표정이다.

부채비율 200%를 지도했던 금융감독원이나 위장계열사를 찾아내야했던 공정거래위원회도 "지나간 일인데 이제와서 어쩔거냐"는 식이다. 벌써 기업구조조정이나 부채비율 200% 등은 신물나는, 빨리 잊어버리고 싶은 흘러간 노래가 된 것 같다.

2년이란 시간뒤에 감춰진 재벌 살빼기운동의 비밀은 새삼 허탈감을 안겨준다. 정부가 자랑했던 부채비율 181%의 현대그룹이 이후 어떻게 됐는가. 주력기업인 현대건설과 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가 유동성위기를 맞아 사실상 세금인 채권은행의 지원으로 연명하고 있다. 반면 몰락한 현대그룹에서 분가한 현대차그룹은 2년전 협력업체에 맡겼던 자회사를 수상한 거래로 되찾아가는가 하면 불과 1년여만에 10여개의 자회사를 새로 편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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