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코오롱TNS `화장발, 조명발`

[기자수첩]코오롱TNS `화장발, 조명발`

최명용 기자
2002.08.08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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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중)[기자수첩]화장에 속았나 조명에 속았나

“회사가 원천적으로 조작된 자료를 줬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감사보고서만 믿고 신용등급을 매겼다” “신용등급만 믿고 대출해 줬다”

 

코오롱TNS가 금융권을 상대로 1000억원대의 금융사기를 벌였다. 코오롱TNS가 이같은 사기행각을 벌일 수 있었던 것은 짙은 `화장'이 덧칠해진 회계감사 보고서와 신용등급이란 `조명' 때문에 가능했다. 누락된 채무 700억원, 사라진 어음 63장, 게다가 800억원이 넘는 예상순익까지. 이같은 모든 허상은 `화장'(분식회계)와 `조명'(신용평가) 덕에 진실로 받아들여졌다.

 

회계감사를 맡은 안건회계법인은 회사측의 원천적 조작이어서 어쩔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하지만 회계감사의 역할은 회사측의 조작을 찾아내고 이를 바로 잡는 데 있다. 아무리 조작된 재무제표라 하더라도 무려 63장의 어음을 찾지 못한 채 적정의견을 제시한 것은 이해가 안된다. 또 장밋빛 환상에 사로잡혀 예상순익 800억원을 고스란히 감사보고서에 기재한 사실은 직무유기 혐의를 살만하다.

 

신용평가사들은 안건회계법인이 제시한 감사보고서만 믿고 신용등급을 매겼다고 설명했다. 회사가 주는 자료 외에 실사는 불가능하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하지만 신용등급을 매긴지 불과 열흘만에 코오롱TNS가 부도 처리됐다는 대목에서 신용평가사의 역할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10일 앞도 내다보지 못하고 기업이 제시한 자료를 요약하는 게 신용평가사인지.

 

저축은행과 같은 영세 금융사들은 규모가 큰 기업여신의 경우 신중에 신중을 거듭한다. 자산 300억원 규모의 저축은행은 30억원짜리 어음할인 하나로 존폐가 결정될 수도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금융사들의 의사 결정을 도와 주는 게 회계법인과 신용평가사들의 책무다. 화장과 조명을 모두 거두고 기업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이들의 존재 이유가 있다. 하지만 코오롱TNS에 관한한 회계법인과 신용평가사들은 모두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제2, 제3의 코오롱TNS가 언제 또 등장할지 아무도 모르는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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