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하락터널 끝은 보이나.."

[내일의전략]"하락터널 끝은 보이나.."

백진엽 기자
2003.03.10 18:41

[내일의전략]"하락터널 끝은 보이나.."

한반도 자체적인 리스크, 북한 핵문제가 점점 부각되고 있다. 지난 주말 미국이 이지스급 순양함을 동해에 배치할 수 있다는 소식, 10일 북한의 미사일 실험 등으로 긴장감이 높아졌다. 이런 상황에서 환율이 20원 가까이 급등해 펀더멘탈에 대한 우려를 더욱 심화시켰다.

10일 종합주가지수는 5일째 하락하면서 또다시 연중 저점을 낮췄다. 장 마감시 수급에 대한 기대로 낙폭을 회복하기는 했지만 힘이 없어 보이기는 여전하다. 이라크 전쟁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준다는 기대는 하기 힘들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 "차라리 전쟁이 빨리 나버리는 게 낫겠다"라는 불평이 나오는 것을 이해할 만 하다.

오랜만에 외국인 투자자들이 현물시장에서 매수우위를 보였지만 섣부른 기대는 하기 힘든 상황이다. 증시 일각에서는 11일부터 시작되는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에 맞춰 팔기 위해 미리 사 놓은 것일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즉 북핵 문제가 걸린 상황에서 단기 수익을 노린 매수였을 뿐, 여전히 매도시각은 유지하고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하지만 점차 터널의 끝이 보인다는 시각도 있다. 이런 의견의 기본은 국내 증시가 상대적으로 낙폭이 크다는 점과 수급이 개선될 여지가 많다는 점이다. 연기금, 증권유관기관, 국민은행 등에서 증시에 자금을 투입할 것이고, 여기에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도 수급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물론 이런 기대가 증시 상승으로 연결되려면 무엇보다도 이라크와 북한의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는 것이 부담스럽지만...

◇5일째 연중최저, 사상최저

10일 거래소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1.78포인트, 0.33% 떨어진 544.24를 기록, 5일째 연중 저점을 낮췄다. 개장초 반등을 시도했지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하락폭이 커졌다. 하지만 장 막판 국민은행의 추가자금 투입 소식 등으로 낙폭을 줄였다. 거래대금이 1조1142억원으로 급감했으며 거래량도 5억9874만주로 6억주 아래로 떨어지는 등 관망세를 보였다.

외국인이 108억원 순매수로 5일만에 '사자'에 나서며 투자심리를 다독거렸으나 강도는 약했다. 개인이 296억원 매도우위에 나서며 불안감을 나타냈고 기관은 10억원 순매도였다. 프로그램매매도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은채 51억원 순매수로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5500원(1.96%) 오른 28만6500원을 기록했다. 자사주매입을 기대한 선취매때문으로 해석됐다. SK텔레콤 1.24%, KT 1.67%, 국민은행 1.97% 등 블루칩이 동반 강세인 반면 외국인매도가 집중된 한국전력은 3.39%나 하락했다. 현대차도 1.6% 하락, 5일째 조정받았다.

SK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에 여권 고위인사의 외압설이 제기된 가운데 SK, SK글로벌이 각각 9.54%, 7.12% 급락하는 직격탄을 맞았다. 신세계가 7.3% 연일 급락한 속에서 황제주인 롯데칠성까지 5.74% 하락, 대표 내수주들이 몰매를 맞았다. 반면 한국가스공사, S-Oil은 외국인 매수 등에 따라 8.26%, 6.13% 급등했다.

10일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0.49포인트(1.33%) 하락한 36.20으로 5일째 사상최저치 경신행진을 이었다. 총 555개 종목의 주식값이 하락했다. 이중 하한가로 추락한 종목의 수도 74개나 됐다. 주식값이 오른 종목은 상한가 15개 종목을 포함해 221개에 불과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모처럼 순매수에 나섰지만 분위기를 반전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불안감이 앞선 개인들은 6일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5억원과 10억원을 사들였고, 개인들은 44억원어치를 장에 내놨다. 기타법인이 29억원으로 투자주체들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를 순매수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도 지난주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 전거래일 대비 1991만주 줄어든 2억8626만주의 주식이 거래됐고, 거래대금은 1000억원가량 감소한 4938억원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1위인 KTF가 1.54% 하락했고, LG텔레콤과 엔씨소프트는 4% 대에서 급락했다. 다음, SBS, NHN, LG홈쇼핑 등도 하락세. 그러나 아시아나항공(3.86%) 국민카드(1.98%)가 강세였고 강원랜드, 하나로통신, CJ홈쇼핑 등도 소폭 올라 대조를 이뤘다.

전쟁 위기감 고조에 따라 해룡실리콘,테크메이트등의 전쟁관련주가 상승세를 탔고, 에이스디지텍,레이젠,디스플레이텍,엘앤에프 등 LCD 관련주도 크게 올랐다. M&A 관련주인 아이빌소프트와 비젼텔레콤, 삼성전자와 위탁계약을 체결한 디스플레이텍 등이 상한가에 올랐다.

◇머잖아 반등 가능하지만 아직은 지켜볼 때

류용석 현대증권 선임연구원은 "맥없는 시장은 이어졌지만 점차 반등여건이 나타나고 있다"며 "D램가격의 반등 조짐, 정부의 증시안정화대책 마련, 기관들의 자금에 따른 수급개선 등 경험적으로 반등장에 가까워진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론 아직 불확실성,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에 당장 반등이 올 것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며 "현재와 같은 상황이 다소 더 진행되면서 520선정도까지 하락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류 선임연구원은 "하지만 현재 국내 증시가 낙폭이 크고 수급은 개선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전쟁이 일어난다 해도 충격을 상대적으로 덜 받은 후 반등폭이 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은 "환율이 지난 2000년 7월, 지난해 4월 이후 처음으로 20원 가까이 상승했다"며 "당시는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 매도를 많이 했기 때문인데, 10일에는 매도가 적었음에도 불구하고 환율이 급등했고 이는 북한핵리스크가 부각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이처럼 북한리스크가 부각되면 외국인이 증시에서 매수기조로 돌아서기 힘든 것이고 이날 순매수는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에 대한 선취매 정도"라고 해석했다. 즉, 다시 매도우위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지정학적 리스크가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반등의 시기도 멀지 않아 보이기는 하지만 아직은 증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이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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