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의미있는 저점 찾기
증시가 반등 하루만에 급락, 520선마저 무너지며 연중 최저치를 다시 경신했다. 종가기준으로 종합주가지수가 520선 이하로 마감하기는 지난 2001년 10월15일 이후 17개월만이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515.24로 9.11테러 이후 최저점이 463.54보다 불과 50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1분기 시작부터 거의 마지막까지 증시의 최대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미국과 이라크간의 위기가 역시 부담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영국 스페인 등 3국 정상이 외교적인 해결 노력은 17일(현지시간)까지라고 밝히면서 전쟁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장을 압박했다. 여기에 SK글로벌 충격도 채 가시지 않은 자금시장에 카드채에 대한 위기가 부각되면서 하락을 가속화했다. 특히 카드채 문제는 예기치 않게 불거져 나온 악재라는 점이 더욱 크게 장을 끌어내렸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어쨌든 현재 증시는 이달초 많은 전문가들이 지지선으로 예상한 구간에 들어왔다. 전문가들은 기술적지표 및 펀더멘탈 분석 등을 감안하면 국내 증시가 저평가된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전쟁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이날 증시를 끌어내렸지만 그만큼 악재의 반영이 막바지이기 때문에 조만간 악재노출이라는 차원에서 증시에 호재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많다. 또 이날 불거진 카드채 문제도 예상치못한 충격이기 때문에 과다 반영된 것으로 추가 악재만 없다면 증시가 더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이런 근거로 현재 증시는 '의미있는 저점'을 찾아가는 과정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증시 상승의 가장 기본이 돼 있는 투자심리가 심각할 정도로 위축돼 있기 때문에 '의미있는 저점' 찾기가 언제까지 진행될지 확신하지 못하는 것이 현 시장의 분위기다.
◇종합주가지수 520선-코스닥 35선 붕괴
17일 종합주가지수는 전거래일보다 22.41포인트(4.16%) 내린 515.2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01년 10월 이후 최저치다. 5일선(529.80)도 하루만에 이탈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619억원을 순매도하면서 매도 기조를 이어나갔고, 개인 역시 256억원을 순매도했다. 기관만이 78억원을 순매수했다. 그러나 이 중 프로그램(78억원 매수우위)의 기여분을 제외하면 중립에 가까웠다.
삼성전자등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은 일제히 하락했다. 삼성전자가 2.8% 하락했고,SK텔레콤KT가 4%정도 하락했다. 나머지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일제히 약세를 기록했다. 또 거래량 지표인하이닉스역시 하한가까지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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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상승종목수는 80개에 불과했다. 반면 하락종목이 717개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지난 주말 미국과 유럽증시가 소폭 상승했음에도 불구, 우리 주식시장이 크게 하락한 것을 두고 심리적 공황 상태에 가까워진 것으로 진단했다.
한편 최근 SK사태가 불거지면서 낙폭이 컸었던 SK그룹주인SKSKCSK케미칼등은 강보합으로 마감, 모처럼 반등했다.
선물시장 역시 급락했다. 코스피200지수 선물 6월물은 전날보다 3.50포인트, 5.07% 하락한 65.50로 지난 주말 상승분을 고스란히 되돌렸다. 5일 이동평균선 밑으로 하락했고, 66선마저 내줬다. 기관과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3621계약, 74계약 순매수를 보인 반면, 개인은 3938계약 순매도했다. 지난 14일 콘탱고로 마감한 시장베이시스는 이날 보합선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이다가 결국 -0.14, 백워데이션으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시장은 35선을 밑돌며 사상 최저치를 다시 경신했다. 코스닥종합지수는 지난주말장보다 2.37포인트(6.40%) 급락한 34.64로 마감했다. 상한가 13종목을 포함해 불과 57종목이 올랐으며, 하한가 250종목을 포함 775종목이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전업종이 급락한 가운데 운송 정보기기 디지털컨텐츠 소프트웨어 등의 낙폭이 컸다.
기관이 157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장을 지지하기는 역부족이었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28억원과 65억원을 순매도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은국민카드가 하한가까지 하락한 것을 비롯해아시아나항공이 11.45% 떨어지는 등 급락세를 보였다. 반면중앙석유흥구석유YTN테크메이트해룡실리콘빅텍등 전쟁 관련주들은 대부분 상한가를 기록했다.
◇하락 막바지 국면..전쟁전까지는 불확실
조덕현 한화증권 리서치센터 차장은 "이라크문제로 시달리는 증시에 국내 자금시장의 불안까지 겹치면서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며 "이런 불안감에 의한 투자심리 위축이 쉽게 진정되지는 않을 것이지만 의미있는 저점을 만드는 과정"이라고 해석했다.
조 차장은 "현재 상황은 악재가 최고조에 달한 상황으로 기술적, 심리적 등으로 바닥권에 접어드는 모습"이라며 "만약 18일 한차례의 급락세가 더 나타난다면 기술적으로 560~570을 목표로 하는 반등이 나타날 가능성도 높다"고 말했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 과장은 "가장 큰 변수인 미국과 이라크 전쟁이 임박한 것은 단기에 부담요인이기는 하지만 불확실성을 제거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 될 수 있다"며 "만약 전쟁 등이 단기에 해결된다면 호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과장은 "이날 급락세를 겪었기 때문에 18일 증시는 보다 개선된 모습일 것"이라며 "장초반 하락세로 시작해도 장중 낙폭을 축소하는 전약후강의 장세가 펼쳐질 가능성이 많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