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절반의 해소..암초 곳곳

[내일의전략]절반의 해소..암초 곳곳

유일한 기자
2003.03.20 18:17

[내일의전략]절반의 해소..암초 곳곳

전쟁과 SK글로벌 분식파문에 이중으로 억눌려왔던 투자자들의 기세는 대단했다. 20일 거래소 종합지수 상승률 4.92%, 코스닥지수 상승률 6.45%는 아시아 증시중 단연 돋보였다. 일본 닛케이지수 1.79%, 홍콩 항셍지수 0.50%, 대만가권지수 1.86%를 압도한 것이다.

미국 다우증시가 6일 동안 랠리를 보이는 내내 일말의 의혹을 보였던 투자자들은 미국 부시대통령의 개전 선언과 함께 일제히 '사자'세로 돌변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지수는 이 때부터 급등세로 반전했다.

전쟁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다 단기전 기대감이 높게 형성됐다. 여기에 카드채 문제로 대두되는 금융시스템 불안마저 자취를 감춰 과열양상으로 이어졌다. SK글로벌의 주채권은행인하나은행이 상한가에 올랐다.

종합지수는 오늘 하루 급등으로 20일 이동평균선(561.47)에 안착했다. 미결제약정이 감소한 가운데 코스피 지수선물시장 거래량은 사상처음으로 40만계약을 넘기도 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0.8원 급락한 1246.0원으로 마감, 추락하던 원화 가격이 급등세로 반전했다. 국고채 금리도 0.04%포인트 떨어진 4.82%를 기록, 금융시장이 전쟁 개전과 함께 급속도로 안정감을 회복하는 분위기였다.

전쟁의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정도를 가늠하는 척도가 되는 국제 유가도 우호적이었다. 이라크전이 속전속결로 끝날 것이라는 전망으로 이날 국제 유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추가 급락해 배럴당 28달러까지 떨어졌다. 앞선 정규거래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1.79달러(5%) 급락한 29.88달러를 기록,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으로 배럴당 30달러를 믿돌았었다.

◇거래소-코스닥 거래 폭발, 상승종목 압도

종합주가지수는 26.68포인트(4.92%) 오른 568.46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까지 뒷받침되면서 상승세에 불을 붙였다. 외국인은 이날 303억원을 순매수, 이틀째 매수우위였다. 개인은 1038억원의 주식순매수로 대응했다. 이에 따라 프로그램매도가 1364억원 매도우위였지만 충분히 소화가 이뤄졌다.

삼성전자가 5% 오른 것을 비롯해 국민은행 LG카드 현대차 신한지주 삼성전기 등 블루칩, 옐로칩 모두 강세였다. 현대증권 현대건설 현대상사, 하이닉스 등 구(舊) 현대주들의 상한가가 눈에 띈 가운데 증권업종이 13.6%, 은행주는 9.6% 올랐다. 전쟁랠리의 시작을 금융주들이 주도할 태세다. 상승종목수는 735개로, 하락종목수 82개를 압도했다. 거래량 10억주, 거래대금 2.9조 등 거래지표들도 급속도록 회복됐다.

개인이 3605계약, 외국인이 1593계약 매도우위를 기록한 지수선물시장은 현물시장의 매기를 따라가지 못했다. 종가 시장베이시스가 마이너스 0.20포인트로 백워데이션이 강화되는 조짐이었다. 거래량이 사상최대였지만 미결제약정은 사흘째 감소했다. 황재훈 LG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증가하던 미결제의 감소는 매도세력의 위축으로 파악된다"며 "반등신호의 강화로 인정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지수상승속에서 프로그램매도가 출회된 점도 눈여겨 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스닥 지수는 2.37포인트(6.44%) 상승한 39.14를 기록, 40에 바짝 다가섰다. 최저 수준의 가격메리트가 특히 부각됐다는 분석이다. 상한가 종목이 159개에 773개 주식이 올랐으며 하락종목은 64개에 그쳤다. 거래소시장처럼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40억원과 82억원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기관은 104억원어치를 내다 팔았다.

거래대금이 1조946억원을 기록하며 지난달 19일 이후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휴맥스가 상한가에 올랐고, LG텔레콤(9.91%), 국민카드 (8.90%), 하나로통신(9.17%), 파라다이스(8.84%) 등이 크게 올랐다. 전쟁관련주들이 테마를 형성하기도 했다.

◇랠리 기조 강화..지뢰밭 곳곳에

개전 선언에 이어 곧 전면전이 뒤따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당분간 주식시장은 이라크전쟁 변수에 좌우될 것으로 예상돼 전쟁에 시선을 고정시켜야할 것으로 보인다. 작전명 '이라크의 자유'와 달리 증시는 전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성금성 현대투신운용 본부장은 "전쟁에 억눌린 심리가 한꺼번에 분출되는 모습"이라며 "진행되는 랠리에 동참하는 것은 여전히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성 본부장은 "환매사태가 완화됐지만 해결된 것은 아니고 일시적으로 잠재된 상황"이라며 "낙관론 일색인 전쟁 변수도 언제 어떻게 진행될 지 모르는 일"이라고 말했다.

양유식 LG투신운용 팀장은 "일부 불안감 해소에 따른 반등의 성격이 짙다"면서 "경제 펀더멘털의 해소까지 확신할 수는 없어 일단 580~600수준까지의 상승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팀장은 "개전으로 불확실성의 절반이 해소됐지만 나머지 반은 향후 보복테러, 유전파괴 등 우려되는 악재가 나타나는 지에 달려있다"고 진단했다. 양 팀장은 "곳곳에 지뢰밭이 있지만 바닥인식이 강한 만큼 낙폭과대주를 중심으로 매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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