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 봄이 오는가
'춘분'인 21일 주식시장이 4일째 급등하며 580선에 바짝 근접했다. 개전 하룻만에 지상군이 투입된 이라크전쟁은 증시에 부담이 되지 않았다. '유정 방화' '미군 헬기 추락' 등이 전해졌으나 투자자들이 아직까지 주목할 만한 저항이 없는 전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이날 주식시장은 개장초 전날 급등에 따른 차익매물로 잠깐 조정받기도 했지만 장막판 기관까지 매수에 가담하며 상승폭이 크게 확대됐다.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장세가 나타나며 탄력이 강화된 것.
외국인이 사흘연속 주식을 사들였다. 매수규모가 크지 않았지만 매도의 부담을 덜었다는 측면에서 투자심리를 안정시켰다. 증권유관기관의 자금투입이 프로그램매수를 중심으로 장막판 유입됐고, 이는 주말을 앞둔 민감한 시기, 증시방향성을 위로 고정시켰다. 투입시점이 매우 적절했던 셈이다. 증권업협회 관계자는 "주식 대 채권 비중이 7대3으로 1000억원이 전량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주로 인덱스펀드나 ETF를 통해 매입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운용기관은 LG, 제일투신운용이었다.
고객예탁금이 12일째 증가하며 11조원에 바짝 근접했다. '설마'하던 유동성 장세에 대한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유동성 장세는 돈의 힘으로 이끄는 일종의 머니게임 장세를 말한다. SK글로벌 분식파문초기 증가한 예탁금은 MMF 환매에 따른, 도피성 자금이 대부분이었지만 이번주 후반 지수가 급등하면서 불어난 자금은 매수 대기세력이 적지않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지수 급락후 예탁금 증가는 지난 9.11테러 때와 유사한 흐름이다. SK 사태가 9.11 테러처럼 바닥형성을 앞당긴 계기가 됐을지 지켜볼 일이다.
5일선 547.71과 20일선 560.07의 간격이 좁혀지고 있다. 현대증권 현대건설로 대표되는 주도주의 생명력도 점검사항이다.
◇거래소-코스닥 4일째 전쟁 랠리
종합주가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7.31포인트(1.29%) 오른 575.77을 기록했다. 지난 4일 이후 보름여만에 570선을 회복했다. 기관은 484억원 순매수였으며, 프로그램은 940억원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외국인 역시 사흘째 순매수에 가담하면서 14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개인은 634억원 팔자에 나서며 차익을 챙겼다. 삼성전자 SKT 한국전력 등이 1% 이상 오른 반면 KT 국민은행은 약보합세였다. 전후 복구 특수기대감으로 건설업이 3% 이상 올랐다.
상승종목수가 544개로, 하락종목수 216개보다 2.5배 가량 많았다. 거래량은 8억주로 전날보다 2억주 줄었고, 거래대금도 2조3000억원대로 줄었다. 선물시장 투자자들은 큰 움직임이 없었다. 다만 종가기준 시장베이시스가 플러스 0.08포인트, 콘탱고로 전환돼 투자심리 호전을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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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시장은 지난 4일 이후 처음으로 지수 40선을 탈환했다. 종가는 40.10. 기관이 74억원 어치를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57억원, 27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업종별로는 운송과 금융을 제외한 모든 업종이 올랐다. 특히 통신서비스업(5.56%)과 소프트웨어업(4.03%)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KTF(6.33%) CJ홈쇼핑(5.19%) LG텔레콤(5.01%) 휴맥스(2.99%) SBS(2.89%) 등이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민카드는 외국계 매도물량이 늘면서 4% 이상 떨어졌다.
◇유동성 장세-추가반등 가능한가
현정환 SK증권 연구원은 "단기간 급증한 예탁금이 상황에 따라 대거 증시에 투입될 수 있다"며 "반등목표를 (조심스럽지만) 630까지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라크전쟁과 SK글로벌 분식이라는 충격으로 바닥이 형성됐고 이후 예상되는 반등장세는 생각보다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며 "기술적분석, 펀더멘털의 변화보다 매수세가 웃돌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증시개방이후 랠리는 외국인이 주도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지만 외국인이 주식을 팔지만 않는다면 부담이 되지 않는다"며 "기관이 연이은 손절매로 자금여력을 확보했다는 점도 매우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증시 주도는 지수관련주인 삼성전자가 아니라 대표적인 낙폭과대주인 저가대형주가 될 것이라며 특히 개인의 체감수익률이 높은 흐름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98년 이후 내부유동성이 이끈 유동성 장세는 한번도 없었다"며 "이미 해외증시의 상승수준까지 반등해 향후 상대적으로 큰 수익률이 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피데스증권 김영근 팀장은 "580이라는 저항선에 임박했다"면서 "박스권(횡보) 움직임을 보이다 이후 방향은 전쟁향방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부증권 김성노 팀장은 "차익매물, 경계매물이 많이 나올 수 있지만 심리가 살아있다"며 "자금시장이 이대로 안정될 경우 예상보다 강한 탄력을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