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일렬종대식 인사 "유감"
수석경제부처인 재정경제부는 지난 1999년초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 당시 정덕구 차관의 행시 10회 동기이던 차관보, 세제실장등이 관직에서 물러나 산하기관장으로 나갔다. 국장급도 행시 12회 이상을 본부에 두지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대폭 바뀌었다.
4년여가 지난 2003년4월 재경부는 같은 방식으로 세대교체 인사를 했다. 김광림 차관의 행시 14회 동기인 기획관리실장,국세심판원장등 1급들이 옷을 벗었고 본부국장은 17회이하로 구성했다.
다시 4년전으로 돌아가 보자. '99년초 12회이상의 국장들을 내보낸지 6개월도 되지않아 해외에 파견나가있던 11회 모 국장이 1급으로 승진해 입성했다. 능력이 바탕됐다지만 지역적 배경이 주효했다는게 대체적인 분석이었다. 방출된 '전직' 관료와 후배 공무원들은 자조섞인 푸념을 했다. 공무원은 역시 원칙에 충실하기보다 어떤 '연줄'을 동원하든 올라가는게 중요하다고.
노무현 새 정부에서의 재경부 첫 인사에 대한 후배 공무원들의 평가는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옥석을 가리지 않은채 행시 몇회라는 이유로 일거에 물러나는 선배들의 모습을 보면 어떻게든 빨리 승진하는게 최선이라는 생각이 든다. 저게 10년뒤의 내 모습이라 생각하니 열심히 일한다는 의미를 다시 고민하게 된다"
특히 영향력을 발휘하는 전직 장관이 총애하던 한참 늦은 기수의 외부 파견인사가 세대교체를 명분삼아 핵심 국장 후보로 거론되자 재경부 직원들은 숨을 죽이고 추이를 살피고 있다.
일관된 원칙 없이 시류에 흔들리는 인사는 조직 구성원들의 상호 불신과 의욕 저하만을 초래한다. 어느때는 '구제성', 어느때는 '물갈이'식으로 오락가락하는 인사도 구성원들을 헷갈리게 한다. 공무원들은 고시의 문을 두드릴때 누구나 장관을 꿈꾼다고 한다. 막상 공직에 들어서면 기대수위가 점점 낮아지지만. 적어도 직업공무원의 최고위직인 1급까지는 능력과 성과만으로 평가해야 공직사회가 활기차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면 너무 소박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