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흑삼병의 출현

[내일의전략]흑삼병의 출현

정영화 기자
2003.04.24 18:56

[내일의전략]흑삼병의 출현

주식시장이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공세와 '사스' 불안감으로 나흘째 하락했다. 기술적 분석상 추가적인 조정을 의미하는 '흑삼병'이 나타났다.

24일 종합주가지수는 9.74포인트(1.63%) 떨어진 588.35를 기록했다. 코스닥 시장은 0.90포인트(2.04%) 내린 43.05로 마감했다. 지수는 20일 이동평균선(582.45)과 60일 이동평균선(575.76)과 가까워졌다.

미국 증시의 상승에도 불구하고, 지수가 나흘째 하락세로 마감한 것은 북핵관련 3자 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되기 어려울 것이란 우려와 사스(SARS) 피해에 대한 불안감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증시를 상승세로 이끌만한 모멘텀이 없다는 것도 반등을 억제하는 요인이었다.

수급불안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 프로그램 주식매수차익거래잔고는 1조원대로 다시 늘어났지만, 청산이 잘 이뤄지지 못해 언제라도 폭발할 지 모르는 '시한폭탄'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다 외국인의 주식매도가 나흘째 이어지면서 수급 불균형을 초래하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 1260억원에 달하는 순매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가 2% 가까이 하락해 29만5000원으로 밀려났으며, SK텔레콤 3.8%, 포스코 5.1%, 현대차 2.8%, 삼성화재 4.8% 등 대형주들이 동반 급락했다. 사스 수혜 기대감으로 제약업종지수만 2.99% 올랐을 뿐, 철강 건설 보험 증권 등 전 업종이 일제히 미끄러졌다.

거래소시장에서 상승종목수는 211개로 하락종목 553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으며, 코스닥 시장 역시 상승종목수가 207개, 하락종목수 576개로 시장 체감지수가 낮았다.

◇흑삼병 출현..하락 연장 신호?

증시가 나흘 연속 조정을 받으면서 후끈 달아오르던 분위기가 다소 식었다. 이격도는 다시 101로 좁혀졌으며 심리선은 50으로 줄어들었다. 과열은 해소됐지만, 그동안 분위기는 다소 싸늘해졌다.

일간 차트상 몸통이 긴 음봉이 사흘 연속 나타나는 '흑삼병'도 출현했다. 흑삼병은 하락추세 전환을 나타내는 신호 가운데 하나다.

이는 시초가가 종가보다 낮은 상태가 사흘째 계속되는 것으로, 매도압력이 매우 높아진 상태를 의미한다. 반대로 몸통이 긴 양봉이 사흘 연속 나타나는 '적삼병'은 강세장의 진입 또는 단기 상승추세 전환을 나타내는 신호로 활용되고 있다.

김정환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경험상으로 보면 흑삼병이 출현하면 단기 낙폭이 큰 만큼 다음날엔 기술적 반등이 나올 수 있으나, 대개 이후에 횡보 및 추가조정이 나타나는 현상을 보였다"고 말했다. 현 지수의 패턴으로 보더라도 지난 2월 고점과 4월 고점이 이중 천장(더블탑)형을 나타내고 있어 추가조정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지수가 아직까지는 역헤드앤숄더형(역머리어깨형) 패턴을 나타내며 긍정적인 모양을 그리고 있으나, 만약 여기에서 550~560선의 지지를 받지 못하게 된다면 하락 N자형을 그리게 돼 기술적으로 좋지 않은 모습으로 전환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1차적으로는 20일선, 2차적으로는 550~560선의 지지여부가 추세판단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연구위원도 "20일선과 60일선이 위치해 있는 570~580선의 지지여부가 중요하나, 강력한 지지선으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조정은 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다만, 외국인은 최근 80거래일 중 570선 이하에서 주식을 매도한 횟수가 총 7거래일, 560선 이하에서는 2거래일로, 지수 570선 이하에서는 매도공세가 현저하게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다 개인 투자자들이 최근 530~570선에서 집중 매수했다는 점에서 570선 이하에서는 가격 메리트가 생겨 1차 매수권역으로 들어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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