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주가 2000과 부동산 '불패'
"주식 팔고, 은행 빚 내 부동산을 사야 하나"
금리인하, 부동산 투기대책 등을 보면서 증권가 사람들은 푸념을 쏟아냈다. `이론상' 주식시장에 호재인 금리인하가 발표됐어도 오히려 주가가 급락했다. 부동산값만 들석일 뿐이었다. 정부와 여당이 양도세 탄력세율, 투기지역 특별부과금 등 각종 투기대책을 검토하고있다지만 부동산 열기는 쉽게 꺾이지 않을 태세이다.
한 증권사 대리는 "'부동산 불패' 신화가 살아 있는데 주식시장을 거들떠나 보겠느냐"고 반문하면서 "한쪽에선 금리인하로 돈을 풀면서 한쪽에선 부동산 투기를 잡겠다는 정부 정책이 마치 불 난 집에 기름과 물을 섞어 뿌리는 모습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증권 객장의 한 영업직원은 "지수가 630선까지 올라서면서 주식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여전히 매수시기를 늦추는 투자자들이 많다"며 "큰 손들은 주식보다 부동산에 관심이 더 많다"고 전했다.
D증권사 부장은 지난해초 집을 팔아 주식형 수익증권에 가입했다가 낭패를 경험했다. 가입후 종합주가지수가 920선까지 뛰어올랐으나 다시 600선 밑으로 떨어지며 원금 손실이 난 것이다. 최근 주가가 오르며 손실을 만회하고 있지만 그동안 오른 집값을 생각하면 밥맛이 달아난다고 털어놨다. 그런 자신이 어떻게 고객들에게 주식을 사라고 얘기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얼마전 황영기 삼성증권 사장은 "주가가 오르면 소비심리가 살아나고 이에 따라 기업 투자가 늘어 경기도 회복된다"며 주가 상승이 잔뜩 얼어붙은 경기 침체를 푸는 열쇠임을 강조한 바 있다. 이른바 `자산 효과(wealth effect)'를 노려볼 만 하다는 얘기다.
증권가 사람들은 시중에 떠도는 단기자금 400조원 가운데 10%인 40조원만 주식시장으로 유입돼도 주가 2000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부동산 투기도 자연히 가라앉게돼 두더지 잡기식 부동산대책을 만들 필요도 없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