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금감원의 '흠집난 권위'
지난 6월말 감사원의 지적으로 시작된 김정태 국민은행장의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문제가 5일 금융감독위원회의 결론으로 정리됐습니다. 금감위는 '김 행장이 스톡옵션 행사과정에서 행사이행방법 결정절차를 위반해 은행 비용을 가중시켰다'며 김 행장에게 '주의적 경고'를 내렸습니다.
징계이유에는 이밖에도 '신용카드 사업의 관리태만으로 은행의 건전성을 저해시켰다'는 점도 포함됐습니다만 금융계 안팎의 관심은 스톡옵션 부분에 맞춰졌습니다. 김 행장은 '월급 1원 대신 40만주의 스톡옵션 선택', '스톡옵션 행사차익 110억원', '67억원 사회환원' 등으로 꾸준히 부러움섞인 주목을 받아왔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감사원은 김 행장이 스톡옵션 행사과정에서 은행에 가장 불리한 '차액현금교부방식'을 택했다고 지적함으로써 김 행장은 단숨에 '부도덕한 CEO'로 추락했습니다. 더구나 금감위가 은행 내부규정조차 지키지 않은 것으로 판결냄으로써 김 행장은 규정도 무시한 은행장으로 '공식적으로' 낙인이 찍히고 말았습니다.
물론 금감원의 판단에 대한 다른 해석도 존재합니다. 일부에서는 너무 징계수위도 낮다는 지적도 있고 금감원의 판단처럼 '차액현금교부방식'이 '자기주식교부방식'이나 '신주교부방식'에 비해 각각 13억원, 113억원의 은행부담을 가중시킨 것이냐는 부분도 논란의 여지가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금감원은 이번 결정으로 인해 '문제없음'으로 결론내렸던 지난해 8월 종합검사 결과를 뒤집어 버림으로써 스스로의 권위에 흠집을 남기고 말았다는 점입니다. 스스로 지난해 검사가 '부실했음'을 인정한 셈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된 거지요.
당시 금감원은 김 행장의 스톡옵션 행사과정은 도덕적으로 문제되는 부분은 있지만 법이나 규정을 어긴 것은 없다고 밝혔었습니다. 그러나 이번 검사에서는 김 행장이 내부규정을 어겼다고 지적했으니 지난해 검사에서 규정위반을 적발하지 못했다는 얘기가 됩니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금감원은 '금감원 종합검사와 감사원 감사는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당시 검사가 잘못됐다고 볼 수 없다'고 해명했습니다만 설득력이 약해 보입니다. 금감원은 분명히 지난해 김 행장의 스톡옵션 행사과정에 대한 검사를 했기 때문입니다.
금감원이 문제없음으로 결론냈던 문제를 감사원이 지적하고 금감원이 재검사에 나서면서 국민은행은 상당한 비용을 치뤘습니다. 김 행장을 의도적으로 흔드는 배후세력이 있는게 아니냐는 추측이 난무했고, 또다시 관치인사 바람이 부는게 아닌가 노심초사했습니다. 이같은 일이 다시는 없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