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기업IR, 개인투자자 배려를

[시평]기업IR, 개인투자자 배려를

강창희 PCA투신 투자교육연구소장
2003.09.18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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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기업IR, 개인투자자 배려를

지난 여름 개인투자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기업IR(Investor Relations : 투자자에 대한 재무홍보) 행사에 몇 차례 참가할 기회가 있었다. 행사를 하는 기업은 대부분 한국을 대표할만한 유력 상장기업이었다.

각사의 CEO(최고경영자) 또는 IR담당임원이 나와서 고급용지에 방대한 양의 정보가 수록된 자료를 배포한 후 열심히 설명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설명의 내용이었다. 청중의 대부분이 개인투자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프로 애널리스트나 펀드매니저가 아니면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은 전문용어와 외국어 그리고 복잡한 숫자의 나열이었다. 30년 이상을 증권업계에 종사해온 필자로서도, 공부 부족 탓이겠지만, 이해를 하기 어려운 부분이 너무 많은 것이었다. 이런 내용을 아마추어 일반투자자들이 과연 몇 %나 이해할 수 있을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IR행사를 하는 기업측은 참가자가 개인투자자라는 사실을 사전에 파악하지 못했거나, 파악했다면 이해를 하고 못하고는 투자자의 사정이라는 발상으로 기관투자자용 IR자료를 그대로 들고 나온 것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다시 말하면 투자자의 유형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IR이었다는 것이다.

해외의 IR선진기업들은 IR활동에서 「주주구성」을 매우 중요시한다. 미국 IR협의회의 IR활동에 관한 의식조사 결과를 보면, 미국기업의 IR담당부서는 최고경영층에 보고해야 할 중요정보로 「주주구성」을 「투자자의 의견」,「타사와의 비교」와 함께 상위 3개 항목으로 꼽을 정도로 중요시하고 있다. 외국인, 국내기관투자가, 국내개인투자가 등의 적정구성비 목표를 설정하고 이 비중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들 기업이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 개인투자자의 비중이다. 이점에 있어서는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평균 40%를 넘고 있는 미국기업이나 20%정도에 지나지 않는 일본기업 모두 마찬가지이다.

일본의 기업들 중에는 IR활동의 최대목표를 개인주주 비중의 증대에 두고 있는 기업도 많다. 일본 IR협의회의 「IR활동 실태조사」결과에 의하면 IR활동의 측정지표로서 「개인주주수」를 들고 있는 기업이 회답기업의 25.4%로 가장 많고, 다음이 「주주구성의 변화」(동 16.3%), 「외국인 지주비율」(동 14.1%)순이었다. 이런 사정을 반영하여 동경 증권거래소에서는 매년 개인주주 확대 우수기업을 골라 표창을 하고 있을 정도이다.

해외 IR선진 기업들이 이렇게 개인주주를 중시하는 이유는 장기안정주주로서 개인투자자의 역할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또한 소비자 밀착형 기업인 경우에는 개인주주를 늘리면 고객의 자사상품시장 확대로도 연결될 수 있다는 인식도 작용하고 있다.

IMF 금융위기 이후 우리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지주비율(시가총액기준)은 13%(1996년 말)에서 36% (2002년 말)로 늘어났다. 반면에 국내 기관투자가는 30.7%에서 15.9%로, 개인투자자는 30.8%에서 22.3%로 줄었다. 개인투자자 중에서 대주주를 제외한 소액투자자의 비율은 10%정도에 지나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그런데도 정책당국이나 언론, 상장기업 등에서 기관투자가의 비중을 늘려야한다는 주장은 많이 제기되고 있지만 「개인투자자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별다른 관심을 나타내고 있지 않다.

1000조원이 넘는 개인금융자산의 60% 가까이가 은행예금에 머물러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이중의 일부만이라도 장기주식투자자가 되어준다면 기업의 주주구성은 매우 안정된 구조가 될 것이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이제 기업의 IR활동은 종래의 외국인투자가, 기관투자가 일변도에서 개인투자자도 배려하는 활동으로 바뀌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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