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저축銀, 금융기관이 아니라고요?
최근 한 저축은행은 연체 채권이 늘어나면서 이를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신용정보업체의 지분 인수를 추진했습니다. 신용정보업체의 지분을 인수해 전략적 제휴를 맺거나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면 채권 관리가 보다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지요. 특히 신용정보업체의 경우 금융기관 지분율을 50%이상 유지해야 하는 규정이 있어 지분 참여가 상대적으로 쉬울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신용정보업체가 내놓은 답변은 저축은행이 금융기관 범주에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지분을 넘겨줄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금융기관에 저축은행은 포함되지 않았던 거지요. 이 때문에 신용정보업체 입장에서는 굳이 저축은행에 지분을 넘길만한 이유가 없고, 저축은행 역시 비상장회사의 주식취득이 원천적으로 금지되어 있어 인수는 물건너 가버렸습니다.
지금 저축은행들은 소액대출 연체율이 40%를 넘어서고 있어 말 그대로 채권추심에 사력을 다하고 있는데요. 어떻게 하면 연체 관리를 보다 잘 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보니 신용정보업체 지분 인수가 하나의 대안으로 얘기되고 있습니다. 연체율로 고심하는 저축은행으로선 신용정보 업체 지분 인수에 구미가 당길 수밖에 없습니다.
저축은행들의 신용정보업체 인수는 연체율이 높아질 때마다 나오는 단골 메뉴입니다. 3∼4개 저축은행들이 공동으로 참여해 신용정보업체를 설립하고, 여기에서 자신들의 연체채권을 관리하고 싶다는 뜻을 버리지 않고 있는 셈이죠.
이에 반해 감독당국 입장에서는 저축은행들의 금융사고가 잦기 때문에 여러 가지 제한을 둘 수밖에 없다고 항변합니다. 또 신용정보업체들이 많이 있는 상황에서 연체 채권추심을 굳이 자회사를 통해 하기보다는 기존 업체들에게 경쟁을 시키는 편이 효율적이라는 입장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감독당국의 이런 주장도 충분한 설득력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업성 판단까지 감독당국에서 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업계의 의견도 귀담아 들어야 합니다. 기본적으로 장사꾼들에게 사업 아이디어를 실천에 옮겨보지도 못하고 접어야 하는 상황을 이해하라고 하는 건 수용하기 힘든 일이겠지요. 사업성 판단은 해당 회사가 하는 것이고, 감독당국은 신규사업 진출이 저축은행들의 부실로 이어지지 못하게 방화벽을 만들고 감시하는 것에 그쳐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