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60명으로 방카 돌풍..."2년후 흑자"
신생업체인 하나생명이 방카슈랑스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쟁쟁한 생보사들을 제치고 9월 한달간 680억원 어치의 보험을 팔아 4위에 랭크됐다. 그것도 불과 60명에 불과한 직원들이 이뤄낸 성과다.
하나생명 이정세 사장은 이런 성과를 이뤄내고 있는 직원들과 자기자신을 겸업화, 동질화로 변하고 있는 세계적인 종합금융 기류에 부합하는 파이오니어로 부른다. 한국 금융시장에 새로운 시스템으로, 새로운 형태의 금융산업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다. <편집자>
-하나생명을 방카슈랑스 전문 보험사로 볼 수 있나.
보험 면허를 받은 것이지 방카슈랑스 면허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내부적으론 방카슈랑스를 주모델로 한다고 이해가 돼 있다.
하지만 방카슈랑스를 주모델로 하기 위한 여건은 법률을 포함해 성숙된 여건이 조성이 돼야 하는데, 법률적 여건이 충분히 성숙돼지 않은 문제가 있다. 방카슈랑스에만 집중해서 실적이 안나올 우려가 있기 때문에 현재로썬 방카슈랑스를 주력 모델로 하고 있지만 보험산업에서 포함돼 있는 모든 영역을 할 생각이다.
-방카슈랑스를 어떻게 보는가.
보험회사는 물건을 만드는 기능과, 파는 기능이 있다. 전통적 보험사는 만들고 파는 역할을 다 한다. 방카슈랑스라면 파는 쪽만 관련해서 은행 채널을 이용하는 것이다.
한국의 방카슈랑스는 법률적으로 허용되지 않은 제조쪽은 건드리지 못하게 돼 있다. 이금융업종간 퓨전형태의 제조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은행과 보합상품, 대출연계상품 등이 허용돼야 폭발적인 영업 성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국가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유럽에서는 다 허용이 된다.
-방카슈랑스만 해서 수익이 나겠는가?
보험회사의 원천은 비차, 이차, 사차로 나뉘는데, 현재까진 모든 보험사들의 초점이 이차에만 맞춰져 있다. 불행하게도 단기성과주의와 보험회계의 문제 때문에 왜곡돼 있다. 현금흐름에서 보험료를 많이 거두면 실적이 괜찮은 것으로 느껴지고, 주주들도 이런 것을 원한다. 하지만 보험이 만기가 돼 정산을 하고 나면, 5~10년정도 지나면 제대로 가는 것인지 알수 있게 된다.
이런 판단하에 하나생명은 조기경보시스템을 알리안츠그룹으로부터 강요받고 있다. 조기경보시스템의 틀을 넘는 상품을 만들 수 없고, 비차, 사차, 이차에서 우려가 되는 상품은 판매하지 않고 있다. 영업 규모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보고 있고, 보험계약이 끝났을때 수익이 제대로 날 것인가라는 측면에서 마케팅을 하고 있다.
-한달정도 영업에서 실적이 괜찮은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2000년 부터 준비해온 관점에선 더 큰 실적을 생각했다. 정부가 유럽처럼 자유럽게 했다면 모든 보험사들이 엄청난 실적을 냈을 것이다. 그러나 규제가 방카슈랑스를 안하자는 쪽으로 심해졌고, 보험업계도 방카슈랑스가 안될 것으로 인식했다. 자유롭게 방카슈랑스를 했을 경우 생각한 기대치에는 한참 못미친다.
-잠재력이 모두 발휘 안돼서 그런가, 제도적인 문제 때문인가
제도적 문제만은 아니다. 은행입장에서 계산을 하고 있는 중이라 생각한다. 은행들은 제조와 유통을 다 해 왔는데 은행이 직접 콘트롤할 수 있는 제조부문을 포기하는 게 괜찮을 것인가에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 한국의 은행들은 아직 선진국형 보험상품을 만들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수수료를 받고, 유통에 주력하는게 낫다.
-600억원정도의 실적을 냈는데. 올해 12월말까지 얼마나 예상하는가
하나은행에만 집중했는데 하나은행에서 49%이상 못팔게 돼 있다. 지금까진 신경쓰지 않고, 열심히 판매했는데 연말까진 쿼터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 연 단위로 이런 문제를 검사하는데 금년에는 연말까지 이를 맞춰야 한다. 더 팔고 싶어도 팔지 못하는 상황이다.
과거 60년대에 혼식을 장려하기 위해 보리를 얼마나 섞었는지 검사하는 것 같다. 고객이 먹고 싶은 것을 먹지 말라고 하는 건 문제 많다고 생각한다.
-다른 은행과 제휴를 맺는 것은 고려하지 않는가.
사업비 차익이란 측면에서 사업비를 효율적으로 해야 하는데 적절한 직원 수를 챙기는 게 필요하다.
본부 직원 60명이 채 안되는데 이 60명도 안되는 직원을 갖고 1만명이 넘는 하나은행 채널을 지원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욕심을 내서 6~7개 은행과 제휴를 맺을 것인가에 대해 고민도 하고, 유혹도 많이 받는다. 하지만 단기적으로 이런 외형성장을 하지 않는 우리의 선택이 옳다고 본다. 수익이 따르지 않는 성장은 의미가 없다.
-여러가지 어려운 문제들이 많을 텐데, 장래 비전은 무엇인가.
금융산업에 대해 살펴보면 수렴화, 겸업화, 동질화돼 가고 있다. 이는 고객이 원스톱 쇼핑을 원하고 익숙해져 가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들과 생태계를 조성해 한 금융 그룹내에서 살도록 하는 것을 지양하고 있다. 금융적인 말로는 ‘라이프타임 커스터머 밸류’란 이름으로 불리는데, 이런 모습이 최종적인 승부처다.
금융만이라도 증권, 금융, 보험 등 고객의 모든 니즈를 제공해주기 위한 첫 단추가 방카슈랑스다. 이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는 은행원, 보험사 직원들이 모두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종합적인 욕구를 분석하고, 종합적인 디자인을 해줄 수 있어야 한다.
-방카슈랑스 관련 수수료 경쟁이 심한데 어떻게 보느냐
솔직히 죽을 맛이다. 유럽에서 방카슈랑스가 도입됐을 때 자연스럽게 비용 감소로 여겨졌다. 전통채널이 은행채널보다 비용이 많고 효율성이 낮기 때문에, 은행채널은 돈이 남게 된다. 유럽에선 자연스럽게, 고객들에게 돌아갔다.
한국의 경우 은행의 코스트는 10인데, 100을 달라고 하는 상황이다. 유럽은 코스트 10에서 55만 받고 45는 고객에게 돌려주고 있다.이렇게 되면 고객에게 돌아가는 보장혜택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자산운용도 굉장히 중요한데, 하나생명은 어떤가
양대 주주인 하나-알리안츠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다른 생보사보다 유리한 점이 바로 이 대목이다.
보험산업의 핵심은 투자다. 일본의 경우 집에 있던 아줌마들을 끌어내 보험을 팔아 막대한 자금을 모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영업만 하고 투자, 운용부문을 소홀히 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성장단계에서는 뒤에서 돈이 들어와 적자를 메워주지만 성숙단계에 들어가면 위험해 진다. 하나생명은 이런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출발 전부터 미리 투자재원을 마련하는 등 대비를 하고 있다.
-생명보사들이 흑자를 보는데 보통 7~8년이 걸리는데 하나생명은 어떤 목표를 갖고 있나.
24개월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3차년도부터 손익분기에 들어가는 시점으로 생각했다. 전통 보험사 모델은 10년 넘게 가는 경우가 지만 우리는 사업모델이 다르기 때문에 이게 가능할 것이다.
<이정세 누구인가>
“은행원도 보험인도 아니다. 종합금융인으로 불러달라”
이정세 사장은 전통 은행원이다. 올 3월 하나생명 대표이사가 되기 전까지 20여년간을 은행업무만 해 왔다. 하지만 그 누구보다 보험에 대해 해박한 지식과 식견을 갖추고 있으며 보험산업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그는 보험업을 가장 매력적인 금융업으로 꼽고 있으며, 은행-증권-보험을 아우르는 종합금융사를 만드는 포부를 갖고 있다.
이정세 사장은 하나은행 전신인 한국투자금융에서 은행업과 인연을 맺었다. 이후 한국투자금융이 하나은행으로 변신한 뒤 10여년간은 전통적인 은행업무에 매진했다.
이사장이 보험에 발을 디딘 것은 2000년 2월경부터. 외환위기 직후 시중은행들이 외자유치에 주력할 때 하나은행이 선택한 파트터는독일의 알리안츠 그룹이었다. 이 사장은 알리안츠와 협약 내용이었던 방카슈랑스 업무 담당조사역을 맡아 전담팀을 만들어 보험산업, 더 나아가 금융산업 전반에 대한 연구를 계속했다.
유럽, 북미대륙, 아시아 등지에서 실전경험을 쌓은 알리안츠 그룹 직원들과 함께 방카슈랑스 추진 방향에 대해 논의하고 협의함으로써 많은 지식과 경험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정부가 방카슈랑스 허용을 3년여 늦추면서 이 사장은 금융산업 전반에 대한 인식도 한차원 높일 수 있는 기회을 얻었다. 2001년부터 지난해말까지 제휴추진본부장, 전략기획본부장을 맡으면서 금융산업 전반의 방향에 대해 점검하는 역할을 한 것.
이같은 기회를 통해 이사장은 금융산업 전반을 바라보는 큰 시각을 갖게 됐다. 그는 자신에 대해 “증권은 한국투금에서, 은행은 하나은행에서, 보험은 하나생명에서 알아가고 있다”며 “겸업화, 동업화, 동질화되가는 금융 추세에서 하나생명은 새로운 금융시대의 개척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래 하나생명 CEO는 현재 외환은행 이달용부행장이 내정돼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달용부행장이 외환은행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공석이 됐고, 이 사장이 하나생명 사장이 될 수 있었다.
그는 “보험은 최고 난이도의 금융산업이자, 수익성이 높은 매력적 사업이다”며 “운좋게 하나생명 사장이 될 수 있었지만 한국 금융산업이 선진화하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