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생방송과 녹음방송의 차이
외환은행 이달용 행장직대가 인사부장을 통해 임원 인사발령을 낼 것을 지시했던 지난 10일 오후 2시, 외환은행 노조는 새 임원으로 거론되는 인사들의 선임을 반대하며 농성을 시작했습니다.
노조가 인사부장실을 점거하고 행장직대 집무실 앞에서 행장직대의 면담을 요청했던 것이지요. 그러나 이행장직대는 집무실을 비운 채 인사발표를 강행하라며 미리 녹음된 행내방송용 CD 하나를 홍보실에 건넸습니다.
이 CD 방송은 두차례 중단된 끝에 결국 방송되지 못했습니다. 이행장직대가 생방송을 하는 줄 알았던 노조가 방송실로 들어가 이행장직대를 만나려다 방송을 막았던 것이지요. 노조는 "생방송으로 알고 있던 직원들을 속였다"고까지 말하더군요.
직원들이 행장직대의 메시지를 기다리며 방송재개를 기다리고 있던 그 때 이행장직대는 은행 바깥에 있었습니다. 외환은행 직원들은행장직대가 노조를 설득하고 직원들을 다독거리며 경영진 공백으로 생긴 사태를 수습해야 할 그 상황에 은행을 비운 것 자체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분위기였습니다.
한 간부직원은 "행장대행을 맡았다면 은행을 지키면서 직원들에게 먼저 이번 경영진 사퇴와 후속인사의 배경에 대해 설명할 것은 설명하고 양해를 구할 것은 구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반문했습니다.
노조는 새 임원진에 대해 이행장직대의 친정체제 구축이라고 평가하고 있으며 일부 직원들은 이강원 전 행장에 의해 영입된 행장직대가 이 전 행장을 밀어내고 행장이 되려는 게 아니냐는 시각까지 갖고 있습니다.
이행장직대가 진정으로 '한시적이나마 은행 경영을 책임진 사람으로서 최근의 갈등과 진통 상황에 대해 송구스럽다'고 생각한다면, 그래서 노조와 직원들의 의구심을 해소하겠다면 표류하는 배의 선장실을 지키면서 키를 잡고 지휘하며 선장의 생생한 육성을 들려줘야 하지 않았을까요.
외환은행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는 론스타든 경영진이든 더 이상 은행 외부에서 모든 의사결정을 해 놓고 녹음된 CD로 직원들에 메시지를 보내는 모습을 연출하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직원들이 불안해하는 까닭은 눈앞에서 보여주는 '투명성'이 없다는 사실 때문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