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외인의 포지션 3가지 특징
미국 증시 강세 소식에 전고점을 상향 돌파하는 강한 탄력을 가지고 출발했지만 높은 매수차익잔고와 직전 고점 근접에 따른 부담, 펀더멘털 개선 일부의 전일 반영 등의 요인으로 오름폭이 다소 줄어들었다.
2일 오전 11시42분 현재 종합주가지수는 1.22포인트(+0.17%) 오른 808.61을 나타내고 있다. 외국인이 벌써 990억원 순매수, 1000억원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는 반면 개인과 기관은 468억원 536억원 순매도하고 있다. 외국인 선물 순매수 규모가 440계약으로 선물 베이시스에 대한 영향력이 다소 주춤한 가운데 프로그램은 289억원 매도 우위다.
최근 증시는 이라크 불안과 재벌 비자금 조사 확대에 따른 불확실성 등의 악재를 철저히 무시하며 상승 추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상승 견인 세력은 변함없이 그리고 유일하게 외국인이다. 이와 관련해 최근 증시 강세를 유도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매매 패턴을 점검해보자.
첫째, 민감해진 상승 탄력. 외국인은 올들어 14조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한 뒤 보유하고 있는 반면 개인과 기관은 매도 포지션을 지속하면서 매물 부족 현상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최근 기관의 매도 규모는 대폭 줄어들었다. 이런 매물 소진 속에서 이제는 외국인이 1000억원 남짓만 순매수해도 수개월전에 3000억원을 순매수했을 때와 비슷한 상승 모멘텀을 시장에 내뿜고 있다.
둘째, 외국인은 '단기 악재 무시-중장기 낙관론에 초점'이라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서정광 LG투자증권 연구원은 "LG카드나 정치적 변수 등의 악재에 둔감하며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반면 펀더멘털 개선이 지속될 것이라는 중장기적 비전에 주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성엽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11월 공급관리자협회(ISM) 지수 가운데 아시아 수출의 선행지수라 할 수 있는 신규 주문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며 "이는 수출 증가세가 최소한 올해말과 내년 1월까지 지속될 것이란 믿음을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 연구원은 "통상 12월에는 증시가 반짝 오르다가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는데 수출 증가세가 견고하게 유지될 것이란 기대감이 하락 리스크를 제한시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외국인은 ISM 지수가 긍정적으로 나타나는 등 미국 경기 호조가 지속됨에 따라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의 수혜가 계속될 것이라는 낙관론을 견지하고 있는 셈. 재경부도 국내 경기가 올 3분기에 저점을 통과해 경기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고 선언했다. 중장기 펀더멘털 개선을 믿는 펀더멘털 랠리의 지속 가능성은 높아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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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옐로칩, 주변주로의 매기 확산이 뚜렷하다. 서정광 LG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최근 매수세에서 삼성전자의 비중이 크게 줄어든 대신 LG전자, 현대차, 기아차, 삼성DSI, 신한지주, 한국타이어, 현대모비스 등의 비중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이미 많이 매수해서 포트폴리오 비중을 맞춘 블루칩은 그대로 보유하고 있고 그간 덜 샀고 덜 올랐던 옐로칩이나 내수 관련주 등에 입질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절대적인 매수 규모가 줄어든 가운데 블루칩 매수 강도는 약해졌지만 주변주로의 선택적 매수는 계속되고 있다는 의견이다.
허재환 동양종금증권 연구원도 "삼성전자의 영향력은 약해지고 있지만 신고가를 기록하며 장을 견인하는 종목군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외국인들의 매기가 옐로칩으로 확산되면서 주변 종목들이 오르고 있음을 시사했다. 허 연구원은 운수장비, 화학, 유통업종 등 경기 민감 업종이 종합주가지수에 앞서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이 외국인들의 최근 매매 특징이며 증시는 외국인의 '나홀로 장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이다. 외국인들은 선현물 시장에서 매수 우위의 관점을 지속하며 홀로 '북 치며 장구 치며'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에 대한 외국인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이날은 투신권이 선물 베이시스 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지만 대부분은 외국인들이 선물시장에서 베이시스 주도력을 강화해 프로그램 매매 등락을 통한 지수 등락을 유발해왔다.
외국인의 '사자' 주문에 민감하게 오르고 외국인의 선물 매매에 따라 프로그램 매매가 변하는 시장, 이 가운데 기관과 개인은 비록 규모는 줄었을지언정 무기력한 매도 포지션을 지속하고 있다. 우호적인 수급 상황, 우호적인 펀더멘털에 따라 증시가 오름세를 계속할 것이란 낙관론은 늘어나고 있지만 국내 증시 참여자들은 겨울 바람이 스산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