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매수 미뤄도 좋을 상황

[오늘의 포인트]매수 미뤄도 좋을 상황

권성희 기자
2003.12.08 12:03

[오늘의 포인트]매수 미뤄도 좋을 상황

미국 증시 하락과 트리플위칭 데이를 앞두고 프로그램 매도 압력 고조 등의 악재에도 시장은 견조한 모습으로 버티고 있다. 지난주 5일 외국인 선물 대규모 매도로 인한 프로그램 매물 증가로 주가가 급락했던데 비해 상당한 하방 경직성이다. 장 중 한 때 10포인트 이상 급락하며 780선마저 깨졌으나 어느새 낙폭을 줄이며 상승 반전까지 노리고 있다.

오전 11시51분 현재 종합주가지수는 1.66포인트 떨어진 787.75를 나타내고 있다. 수급상 개인의 저가 매수와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 축소가 지수 낙폭을 줄이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증시 전략가들은 시장이 직면한 가장 큰 단기 악재는 수급 불안이라는데 공감하고 있다. 또 상승 추세는 여전히 유효하다며 중기적인 저가 매수 입장도 견지하는 쪽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수급 불안이 과연 트리플위칭 데이가 지난다고 마무리될 것인가 하는 점과 현재로서는 특별히 시장을 추가 상승 견인할 촉매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추가 하락 가능성 열어둬야

한요섭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재 조정이 "펀더멘털이 아닌 수급에 의한 하락"이라며 "내년을 겨냥한 저가 매수의 기회"라는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저점에서부터 주식을 매수해온 사람에게는 최근의 조정이 잔파도로 느껴지겠지만 신규로 증시에 들어올 기회를 엿보고 있는 사람에게는 어느 때가 최적의 매수 타이밍인지 잡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상승 추세가 유효하다는 점에서 저가 매수 관점은 유지하지만 지금 매수할 때 가격 메리트가 있느냐는 측면에서는 780 부근에서의 매수는 이르다고 본다"고 밝혔다.

당장으로서는 외국인 매수를 강화할 요인이 없는데다 이번 트리플위칭 데이까지 매수차익거래 잔고 중 6000억~7000억원 가량이 출회될 것으로 시장이 전망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 하락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지적.

이런 악재 외에도 시장에 새로 진입할 경우에는 지수가 바닥을 치고 상승 추세로 돌아서는 경향을 보일 때가 안전한 법인데 9월 이후 증시는 V자형으로 급반등하거나 역 V자형의 급락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어 매수 타이밍을 잡아내기가 여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 연구원은 수급 불안을 감안할 때 지수가 760까지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지만 펀더멘털 개선은 유효하므로 760 부근에서의 저가 매수는 적절하지 않겠느냐는 입장을 내비쳤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도 12월 종합주가지수 상하밴드를 고점 820선, 저점 750선으로 보고 있는데 트리플위칭 데이가 끼어 있는 이번주는 하단 750을 확인하는 기간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바꿔 말하면 이번주 적절한 때 매수 타이밍을 잡아내야 한다는 지적이다.

포스트 트리플위칭 데이에 대한 전망

저가 매수 관점을 유지한다는 것은 결국 만기일과 관련한 수급 불안정은 주가에 단기적인 악재일 뿐 지속적인 변수가 될 수 없으며 현재 증시의 주요한 변수인 펀더멘털은 개선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는 입장에 근거한다.

그러나 상승 기조가 끝났다고 보기는 시기상조이며 현재 상승 채널의 하단 부분에서 테스트가 진행 중이라는 점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현재로서는 시장에 방어적으로 대응할 이유는 충분하다. 단기 수급 불안 때문만은 아니다.

일단 올 5월부터 국내 주식을 매수해온 외국인 자금이 최근 차익 실현을 시도하면서 매수 공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외국인들의 자금 유출 기미는 보이지 않으나 지수 관련주에 대한 차익 실현과 주변주로의 매기 분산으로 매수의 집중도가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당분간은 외국인이 매수 포지션을 강화할만한 이유가 없다는 점. 이정호 미래애셋증권 전략팀장은 "미국의 선행지표는 매우 높은 수준까지 상승한 반면 지난주말 신규 취업자수 동향에서도 드러났든 후행지표 개선은 상당히 느린 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들의 투자가 생각만큼 빠르게 늘지 않으면서 경기 후행지표 개선은 더딘 상황"이라며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미국 소비가 올 3분기에 고점을 친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너무 높은 선행지표 자체가 주가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선행지표가 고점을 찍고 하락 추세로 반전할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경기 추세와 더불어 중국 경제가 내년에 순환적 하락세로 돌아설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분분한 상황이기 때문에 외국인으로서는 지금 경기 회복 추세의 방향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는 의견이다.

박석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국내외 증시의 조정 국면을 전형적인 기술적 흐름에 국한시킨다면 느긋한 마음을 가질 수 있지만 외국인 매수 둔화와 국내 기관의 매도 공세가 지속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조정을 기회로 삼는 역발상도 당장은 취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시장에 대한 궁극적인 진입 여부는 미국 증시의 추세적 긍정성을 확보한 이후로 미뤄둘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주가가 지금 800 밑으로 떨어졌다고 섣불리 뛰어들기엔 아직 확인해야할 변수들, 넘어야할 악재들이 많다는 의견. 좀더 지켜보는 여유가 필요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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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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