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헷갈리는 외환카드 노사갈등

[기자수첩]헷갈리는 외환카드 노사갈등

서명훈 기자
2003.12.28 19:57

[기자수첩]헷갈리는 외환카드 노사갈등

외환카드가 현금서비스를 재개한지 불과 사흘 만에 이번에는 전산인력을 놓고 노조와 사측이 마찰을 빚고 있다. 외환카드 노조는 승인, 결제, 여신, 매입, 정산 등 대고객서비스 핵심 전산인력 5명이 행방불명된 상태여서 확인해 본 결과 회사 측이 인력을 강압적으로 억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사용자측에서는 부분파업이 진행중인 상황이어서 전산마비 등의 비상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전산 필수 인력을 확보해 놓은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아직은 부분파업 중이여서 전산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지만 전면 파업에 들어갈 경우 이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이해되지 않는 측면이 많다. 먼저 비상시를 위해 인력을 빼내 정상 업무에 지장을 준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질 않는다. 일반적인 경우 파업에 대비하기 위한 대체 인력은 비조합원이나 퇴직자를 활용하는 게 보통이다.

 

전산인력을 딴 곳으로 출근하게 하는 것 역시 이해하기 힘들다. 필수 인력을 확보했다 하더라도 노조가 전산실을 장악한 상황이라면 확보한 인력은 무용지물이 되기 마련이다. 결국 전산시스템 마비를 걱정했다면 인력을 외부로 빼돌리는 것이 아니라 전산실을 노조가 장악하지 못하도록 해야 옳다.

 

이번 인력 빼돌리기로 인해 부분 파업중인 노조가 전산실 직원들을 비상근무시키는 웃지 못할 일까지 벌어졌다. 지난 22일 현금서비스 중단 때도 그랬지만 외환카드 노사 갈등을 지켜보고 있자면 어느 쪽이 정상업무를 하지 않는 것인지, 또 누가 사용자고 누가 노조인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외환카드 노사 어느 쪽이 옳고 그른 지를 따지기 전에 잊지 말아야 할 것이 한 가지 있다. 노사 모두 회사를 하루빨리 정상화시키고 싶어하고, 그 방법적 차이에서 대립하고 있다는 사실 말이다. 본질은 잊어버린 채 감정싸움으로 세월만 낭비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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