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한 달 만에 누적잔고 20배 증가

RIA(국내시장 복귀계좌)가 출시 한 달 만에 누적 잔고 1조원을 돌파했다. 정부 주도의 국내 증시 투자 독려와 코스피 상승 랠리가 맞물리면서 빠르게 RIA 잔고가 늘어났다.
23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RIA 계좌 수는 16만4134좌이고, 잔고는 1조535억원이다. 지난달 23일 출시 첫날 519억원이었던 누적 잔고가 한 달 만에 20배 이상 증가했다.
RIA 계좌는 환율 안정과 국내 자본시장 활성화를 목적으로 출시된 특별 전용 계좌다. 해외주식을 입고·매도한 뒤 원화나 국내 주식 등에 재투자하고 1년 이상 유지하면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해외주식 매도 금액 기준 1인당 최대 5000만원 한도다. △1분기 매도 100% △2분기 매도 80% △하반기 매도 50% 등 복귀 시기에 따라 차등 공제된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정부 주도의 국내 증시 부양 기대감과 양호한 지수 흐름이 맞물리면서, 해외 주식에 몰려있던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시장으로 돌아오고 있다"며 "RIA 계좌는 해외 수익에 대한 세금 부담을 덜면서 국내 시장의 상승 랠리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로 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RIA 계좌 출시 후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순매수세가 매도세로 돌아섰다.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 2월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순매수액은 385억77만달러(약 57조735억원)에 달했으나 지난달 15억932만달러(약 2조2374억원)로 감소했다. 이달 들어 전날까지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순매도액은 16억984만달러(2조3867억원)를 기록했다.
머니투데이가 국내 증권사 4곳(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으로부터 자료를 받아 RIA 계좌 잔고(3월23일~4월22일 기준)를 분석한 결과 RIA 계좌를 통해 국내 증시로 돌아온 투자자들은 엔비디아를 가장 많이 팔았다. 엔비디아 매도액은 782억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업종을 3배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인 'DIREXION SEMICONDUCTOR DAILY 3X(티커명 SOXL)'의 매도액은 288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이후 △테슬라(매도액 191억원) △ 알파벳 A(177억원) △애플(155억원)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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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로 돌아온 투자자들은 반도체주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224,500원 ▲7,000 +3.22%)로, 매수액은 321억원이다. 또 다른 반도체 대장주인 SK하이닉스(1,225,000원 ▲2,000 +0.16%)도 222억원 사들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동 리스크 완화와 성장성 확대에 힘입어 최근 상승 랠리를 펼치고 있다. RIA 출시일인 지난달 23일부터 이날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12.59%와 21.65%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코스피 200지수를 추종하는 'KODEX 200(98,355원 ▲1,055 +1.08%)' ETF도 38억원어치 사들였다. 코스피가 계속해서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관련 ETF를 매수했다.
삼성전자우(156,200원 ▲4,900 +3.24%)선주와 'TIGER 반도체TOP10(37,840원 ▲395 +1.05%)' ETF도 각각 46억원과 35억원 매수했다.
증권가에서 여전히 반도체주와 코스피 상승을 전망하고 있는 만큼 RIA를 통한 반도체주, 코스피200 추종 ETF 순매수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까지 반도체와 전력기기 중심의 강세장이 이어질 것"이라며 "반도체 업종 중심 강세장은 코스피의 레벨업을 이끌며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자 관심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