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현주컴 사업포기 파장
서울 용산의 조립PC 업체로 시작해 90년대초 대학가에 `현주 돌풍'을 일으킨 중견 PC업체현주컴퓨터의 사령탑 김대성 사장이 돌연 `이별'을 고했다.
경기침체에 따른 매출감소와 가격경쟁으로 인한 수익구조 악화를 더 이상 이겨낼 수 없어 PC사업을 정리할 수밖에 없다는 최후 통첩이다.
김 사장이 사내게시판을 통해 밝힌 대로 창업주로서 사업정리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내리기까지 심한 자괴감과 고통을 이해 못 할 바도 아니다.
재기를 위해 뼈를 깎는 각고의 노력을 했지만 경기가 살아나지 않는 한 저가 경쟁을 무기로 한 현주컴퓨터의 미래는 불보듯 뻔하다는 불가피한 결정이다.
하지만 지난 7월 `구입할 때 가격의 40%를 2년 뒤에 돌려주는' 파워리턴프로그램을 시작하며 영업활동에 박차를 가할 때만 해도, 또 미국 컴퓨터회사인 PCE사와 대규모 공급계약 체결할 때만 해도 직원들은 물론, 대리점 투자자들은 이같은 `사형 선고'는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
느닷없는 사업철수 소식에 아연질색한 이들은 2대 주주인 모씨의 사전지분 매도의혹에 더욱 힘이 빠지고 있다.
한해를 장식할 지난 연말 31일에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접하고 한겨울에 실업자의 대열로 내몰리게 된 직원들은 노조를 중심으로 반발하고 있으며 전국 600여개에 달하는 대리점 업주들도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렸다. 주가는 투자자들에게 엄청난 손실을 안긴 채 등록 이후 최저가로 떨어졌다.
최근 나래인컴퍼티, 로직스, 컴마을 등 중소 PC업체들은 지속되는 경기불황에 부도사태로 치닫고 있다. 용산상가의 한 업주는 "현주가 지금이라도 그만둔다고 한게 오히려 더 다행"이라며 "이 경기에 되지도 않을 사업을 계속 끌고가는 게 부실만 더 키워 결국 더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자조섞인 넋두리를 늘어놓았다.
Y2K특수 이후 돌아올 듯 돌아오지 않는 PC교체 수요. 올해엔 컴퓨터업계의 오랜 소망인 경기회복이 꼭 이뤄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