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왕따' 당하는지 이렇게 알수있다

새학년이 시작됐다. 아이들의 학년이 하나씩 올라간 만큼, 부모의 걱정지수도 한 눈금 높아지는 때다. 갈수록 심각해져가는 학교폭력, 특히 집단따돌림(왕따) 문제는 모든 학부모들의 마음을 불안하게 한다.
한국청소년보호위원회가 지난해 4월 전국의 초중고생 1만46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명 중 1명이 구타나 욕설 등 학교폭력을 당해 본 것으로 나타났다. 왕따는 조사대상자의 7% 정도가 경험해 봤으며 학년이 낮을수록 피해경험이 더 많았다.
왕따문제를 연구해온 서울 서문여고 김대유교사는 "4~5년전만 해도 왕따가 일부에게 발생했으나 최근엔 누구나 당할 수 있는 문화현상이란 점에서 학부모 모두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내 아이가 학교폭력를 당할 때는 어떻게 해야할까? 대처법과 예방법을 알아봤다.
?증거확보가 필수, 반드시 사과 받아야=자녀가 폭행이나 왕따를 당했다는 것을 알고 난 뒤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금물이다.
학교폭력대책국민협의회 송연숙 사무국장은 "많은 부모들이 자녀가 폭력을 당했다고 아는 순간 학교로 달려가 가해 학생이나 선생님에게 따지고 든다"며 이는 사태를 그르치는 최악의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부모가 해야 할 급선무는 증거를 확보하는 것. 가해자의 인적사항과 언제, 어디서, 어떻게 당했는지를 듣고 자녀의 말을 뒷받침해 줄 친한 친구의 증언도 확보한다.
법적인 문제로까지 비화할 경우에 대비해 신경정신과나 외과 전문의 등의 진단서를 받아두는 것도 필요하다.
둘째 단계로는 물증을 공개할 지의 여부를 담임 교사외의 믿을만한 선생님이나 외부 전문가를 찾아가 상담한다.
교사는 학교로부터 근무평가를 받기 때문에 담임교사들이 문제를 드러내는 것을 꺼려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피해자 부모들은 공개 여부를 놓고 고민한다. 혹시 문제가 불거져 사태가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우려해서다.
전문가들은 "담임교사의 입회하에 가해 학생과 부모로부터 정식으로 사과받고 필요한 경우 치료비 등의 배상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때 다수의 가해자나 부모들은 물증이 없을 경우 사과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김교사는 "반드시 사건을 드러내고 공개사과를 받아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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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스스로 왕따를 극복하게 하려면 우선 스스로 왕따를 당하게 된 원인을 분석하게 해 본다. 학교폭력대책국민협의회가 제시한 '스스로 왕따를 극복하는 방법'은 피해 학생이 가해자에게 왜 자기를 찍었는지를 당당하게 그 이유를 묻도록 해야한다고 제시한다. 또한 짖굳은 행동을 할수록 웃고 여유를 가지며 그 아이에게 끝까지 부당함을 호소하는 편지 등을 써보게 하는 것도 좋다.
문제가 해결된 뒤에는 피해 학생과 부모가 전문 상담소를 찾아 치료를 받는게 좋다. 가해학생에게는 잘못을 지적하고 역할극 치료 등을 통해 피해자의 고통에 대해 알아보게 하는 등 심성훈련이 필요하다.
일회적으로 폭행을 당했고 가해자를 모를 경우는 우선 경찰에 신고를 하고 피해당한 장소를 피해다니는 것이 좋다. 자녀가 불안해하면 등하교시 부모가 당분간 동행해야한다.
?"3척을 제거하라"=한국청소년상담원 유정리박사는 "학교 폭력으로부터 보호받기 위해 친한 친구를 최소한 2~3명 정도 만들라"고 조언한다. 폭력이나 왕따로부터 방어막을 확보하라는 것.
송대표도 "노르웨이나 영국에서는 두사람을 한짝으로 만들어 서로 돕도록 함으로써 왕따의 해법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학교 폭력에 노출되는 아이들의 공통점이 대인관계에 미숙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다양한 취미활동 등 그룹 활동에 참여하게 하는 것도 필요하다. 송대표는 "링턴이나 아인슈타인도 왕따였으나 이를 문제로 보지않고 과정으로 생각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친구들의 따돌림으로 괴로울 때는 선배 왕따의 경우를 찾아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왕따를 당한다면 피해자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곰곰히 따져볼 필요도 있다. 흔히 왕따의 원인은 '3척'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아는 척, 이쁜 척, 가진 척 하는데서 따돌림이 시작된다는 것.
청소년보호위원회의 조사(2003년)에서도 왕따의 이유로 '잘난 척'이 17.2%를 차지, 첫째 원인으로 꼽혔다. 송사무국장은 "친구들의 거부감을 불러일으키는 습관이나 태도 등을 제거하는데 힘써야 왕따를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초기에 바로잡아야 효과
한국청소년상담원 유정리박사는 "학교폭력, 특히 왕따 문제가 해결하기 힘든 이유는 상황이 매우 심각해진 뒤에야 부모들이 문제를 알아차리게 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보통 왕따를 당하는 아이들은 이를 창피스럽게 여기거나 두려움을 느껴 부모에게 숨기기 일쑤다. 하이패밀리 송길원 대표는 "왕따 문제 해결에도 공소시효가 있다"며 "당사자가 쉬쉬하면 영따(영원한 왕따)가 되기 쉬우므로 초기에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때문에 학기 초에는 부모들이 자녀를 유심히 잘 관찰해봐야 한다.
자녀에게 질문을 던질 때는 "너 왕따 당하고 있니?"라고 말해서는 안된다. 김교사는 "왕따라는 말을 듣는 순간 대부분의 자녀들이 마음을 닫게된다"며 "너 오늘 기분 나쁜 일이 있었니?" 등의 말로 자존심을 건드리지 않으면서 차근 차근 물어보라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