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 좋은 주식 싸게 살 기회 온다
‘대통령 탄핵안 가결’의 ‘후 폭풍’은 다행히 없었다. 하지만 뒷맛은 개운하지 못했다. 탄핵을 일시적인 ‘노이즈(소음)’로 보려는 희망은 외국인 매도와 상대적으로 덜 오른 주가에 ‘희망사항’으로 끝날지 모른다는 우려가 높았다.
바짝 엎드려 눈치를 보는 투자자들의 ‘주식 혐오’ 내지 ‘주식 기피’ 현상이 심화돼 증시 기반이 무너질지 모른다는 불안감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15일 종합주가지수는 지난주말보다 3.46포인트(0.41%) 오른 852.26에 마감됐다. 7일만에 소폭 상승해 850선과 60일 이동평균(851.06)을 회복해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종가가 시가(855.84)보다 낮게 끝나 증시의 힘이 매우 취약함을 보여줬다. 코스닥종합지수는 4.98포인트(1.18%) 상승한 425.26에 거래를 마쳤다.
탄핵이 문제가 아니라 외국인 매도와 경제 회복지연이 문제야, 이 바보야!
외국인은 이날 거래소에서 465억원어치 순매도했지만 코스닥에서는 105억원 순매수였다. 주가지수선물도 1249계약 순매수였고, 주가지수옵션 시장에서도 콜옵션을 사고(9124계약) 풋옵션은 팔았다(1만2177계약). 대통령 탄핵이란 돌발 악재에도 불구하고 큰 움직임없이 비교적 조용한 매매를 보였다.
하지만 구체적인 매매동향을 보면 질(質)이 좋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외국인은 이날 거래소에서 3346억원어치 사고 3811억원어치 팔았다. 매수 규모가 평소(약5000억원)에 비해 크게 줄었다.
물론 매도 규모도 적어 순매도가 464억원에 그쳤지만, 외국인 매수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한국 증시를 떠받들었던 큰기둥이 흔들리는 것을 의미한다.
또 외국인이 산 종목은 외환-부산은행대우건설LG강원랜드한솔제지현대자동차쌍용양회SK동원금융지주등으로 현대차를 제외하고는 뚜렷한 특징이 없다. 반면 외국인 매도 종목은국민은행삼성전자POSCOKT삼성증권등 한국을 대표하는 종목이 많았다.
외국인은 특히 대만 증시에서 대규모로 주식을 팔아치우고 있어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12일 6725억원어치 순매도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15일에도 금융주 등을 중심으로 외국인 매도가 이어져 자취안지수는 164.26포인트(2.42%) 떨어진 6635.98에 마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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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 이정호 투자전략팀장은 “지난주말 미국 증시가 반등한 덕으로 일본 닛케이평균
주가도 이날 1.39% 상승했지만 대만 증시가 큰폭으로 하락한 것은 한국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는 20일 예정된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여야 대립이 격화되고 있는 것이 외국인 매도를 부추키고 있으며, 한국도 탄핵정국을 매끄럽게 정리하지 못할 경우 대규모로 팔 수도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도 점점 많아져..세계 경제의 양대 엔진이 식고 있다?
정태욱 현대증권 상무는 “종합주가가 최근 6일 동안 58포인트 떨어졌지만 이중 대통령 탄핵으로 하락한 것은 21포인트에 불과하다”며 “나머지 37포인트는 경제상황이 나빠지고 있는 것을 반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양종금증권 서명석 투자전략팀장도 “최근 주가 급락을 탄핵 등 국내요인에 따른 것으로 보면 전세계 경제와 자금흐름 등에 관련된 큰 흐름을 놓칠 수 있다”며 “탄핵보다는 외국인의 수급과 경제 부진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김기환 플러스자산운용 사장은 “세계 경제의 양대 엔진 가운데 미국 경제는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있으며 중국 경제는 과열을 억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물가상승과 경기부진이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나타날 조짐도 있다”고 지적했다.
굿모닝신한증권 정의석 투자분석부 부장도 “물가상승으로 표현되는 인플레이션과 경기부진을 뜻하는 디플레이션이 동시에 나타나는 더플레이션이 나타나고 있다”며 “세계 경제상황이 그다지 좋지 않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50만원,삼성SDI와POSCO15만원선까지 기다리며 휴가가는 게 상책
지수가 혼조세를 나타내면서 개별종목들이 강한 시세를 내며 틈새시장을 만들고 있다. 조류독감과 관련된 수산주와 제약주들이 무더기 상한가를 기록했다.
대구가스 영원무역 평화산업 대교 LG화재 등은 실적호전을 재료로 비교적 많이 올랐다. 농심 제일기획 태평양 신세계 등 ‘내수 4인방’도 양호한 주가흐름을 보이고 있다. 코스닥에서는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옥션 다음 NHN 웹젠 등이 강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는 시세가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봄바람이 들어간 봄 처녀처럼 살랑거리는 바람에 따라 주가변동이 커 자칫 잘못하면 큰 손해를 입을 위험이 높다.
주가가 빨리 많이 떨어진다는 것은 좋은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는 뜻이다. 다만 주가가 언제까지 떨어질 것인지를 잘 알 수 없다는 게 고민이다. 주가가 오르려면 주가를 끌어내리려고 하는 힘(중력)을 이겨낼 수 있는 상승추진력(강한 매수세)이 있어야 한다. 추진력이 나타나지 않는 한 주가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떨어지게 마련이다.
기관이 주가하락을 막기 위한 파수꾼이 되겠다고 선언했지만 그들의 실탄은 그다지 많지 않다.
주가의 방향은 외국인이 쥐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외국인 동향에 촉각을 세워야 할 때다. 주가 상승을 이끌었던 외국인이 매수보다는 매도에 치중하고 있다. 주가의 강한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다.
급락한 뒤에 반등할 수 있는 시점에서 반등이 약하면 더 빠진다는 것은 증시에 여러 차례 확인된 사실이다. 15일 지수반등이 약해 12일의 장중저점(822)에서 바닥이 만들어질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틈새시장에서 적은 이익을 보려다 손해보는 것보다 삼성전자를 50만원안팎에서, POSCO와 삼성SDI는 15만원 안팎에서 살 수 있는 기회를 기다리는 기다리며 휴가를 가는 게 현재 상황에서 가장 좋은 투자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