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추세 변화를 논할 때?
대만 충격이 문제가 아니다. 한국의 탄핵 정국에 이어 대만과 중동 지역도 불안하기 짝이 없고 미국 증시는 다시 급락세며 동아시아 증시는 동반 하락세다. 악재가 단기에 집중되며 종합주가지수는 60일선(856.74)을 뚫고 밑으로 내려와 850을 테스트 중이다.
글로벌 증시의 동반 조정이 다만 팔레스타인의 무장단체 지도자인 하마스 피살이나 대만 정정 불안 등 지정학적 리스크라는 펀더멘털 외적인 요인 때문이라면 문제가 아니다.
지난해 이라크전이 그랬듯 펀더멘털 외적인 우려는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것이고 지금의 하락이야말로 매수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그러한 확신이 들지 않는 것은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쳐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전세계 증시의 동반 강세는 경기 회복을 근거로한 글로벌 유동성이 원인이었다. 랠리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경기 회복에 대한 컨센서스가 흔들린다는 것 자체가 악재다.
물론 펀더멘털의 개선 추세는 유효하다(서보윤 하나증권 이사, 김한진 피데스투자자문 전무)는 의견이 아직 많으나 이에 대한 의혹 제기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최근 앤디 시에 모간스탠리 아시아-태평양 담당 이코노미스트가 선진국 경기가 이미 지난해 4분기에 피크를 쳤다는 의견을 내놓은데 이어 국내에서도 신중론이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
김기환 플러스자산운용 사장은 "증시의 추세 전환을 고려해봐야할 시점"이라며 "전세계 경기의 현재 지표는 괜찮은 편이지만 앞으로가 불안하다"고 지적했다.
김 사장은 "최근 미국의 도매물가지수가 소매물가지수보다 더 높아졌는데 이는 최종 수요 부진으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도매물가 상승 부담분을 소매물가로 이전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런 현상이 심화될 경우 원자재 가격은 올라가는데 최종 수요는 부진해 성장세가 떨어지는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외국인들의 최근 매매 동향도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한 불안을 반영하고 있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미국 등에서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줄고 있다"고 전제한 뒤 "다만 유럽과 중남미 자금이 빠져 아시아로 들어오고 있기 때문에 아시아로의 유입은 소폭이나마 지속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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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연구위원은 "전체 파이가 늘지 않는 상황에서 수익률 제고를 위해 아시아로 자금을 옮기고 있다는 의미인데 이런 수익률 제고도 일단락되면 외국인 순매수는 더욱 둔화되거나 정체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 증시를 보면 단기적으로는 과매도 국면이나 중기 추세는 훼손되고 있다"며 "미국이나 한국 모두 4월~5월에 1분기 실적 모멘텀을 근거로 반등할 수는 있겠지만 미국은 이전 고점 회복이 힘들 것으로 보이고 한국도 4~5월 고점이 올해 고점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펀더멘털의 기조 변화, 외국인 매매의 패턴의 변화를 논하기는 시기상조이지만 좋아지는 폭이나 호재가 지난해에 비해 크게 축소되는 것은 사실이며 결국은 탄력이 갈수록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플러스자산운용 김 사장도 "외국인이 최근 대만에서 3조원 가까이 팔았는데 국내에서 팔지 않는다는 것만 해도 대단한 호재"라며 "그러나 대대적인 글로벌 유동성 유입은 일단락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마이클 진 UBS증권 지점장은 "선진국과 중국의 경기 성장세 둔화는 이미 오래전부터 얘기돼왔지만 아직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아직은 기조 변화를 논할 때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외국인 매매 패턴에 대해서도 여러 변수들이 동시에 돌출해 "관망하고 있을 뿐이며 기존의 매수 입장에 변화가 온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서둘러 입장을 바꿀 필요는 없으나 신중론이 대두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박천웅 모간스탠리 한국 담당 전략가가 최근 보고서에서 지적했듯 "먼지(Dust)가 가라앉을 때까지는 현금은 현금인 채로 들고 있는 것"이 나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