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신협 임회장 "부실털고 재도약한다"
우리나라에서 신협운동이 시작된 것은 지난 1960년 부산에서였다. 미국인 메리가별 수녀와 장대익 신부가 27명의 조합원과 함께 출발한 신협은 34년만에 20조원의 자산을 갖춘 세계 3대 조직으로 성장했다. 이 기간 신협은 468만명의 조합원과 1078개의 단위조합을 확보하는 등 거대조직으로 커왔다. 하지만 최근 부실조합 증대와 함께 위상이 퇴보하고 있다는 점은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지역기반 금융기관인 새마을금고와 상호저축은행의 예적금은 최근 2년간 각각 11.6%, 34.7% 성장한 반면 신협은 15.6%가 줄어드는 등 외형도 급격 축소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타개하고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키 위해 신협중앙회는 수익성 개선과 국제신협과 연계한 금융사업 강화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또 투명경영 확보도 주요 키워드로 설정했다. 최근 수익모델 개발반을 가동하고 미국, 일본 등 주요 신협국가들과의 교류에 여념이 없는 신협중앙회 임기석 회장을 만나봤다.
- 부실조합 문제로 그간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아는데 지금 상황은 어떤지요.
▶지난해까지 부실조합에 대한 구조조정을 강도 높게 시행해 현재는 거의 마무리가 된 상황입니다. 1997년부터 현재까지 신규인가는13개에 불과한 반면 구조조정은 600개 조합에서 이뤄지는 등 뼈를 깎는 심정으로 노력해왔으며, 이제는 조합의 수익성 및 재무구조 등이 크게 개선됐다고 자부합니다. 앞으로는 각 조합의 외형과 내실을 동시에 다져갈 수 있도록 이끌어갈 생각입니다.
- 구조조정이 어느정도 완료됐다면 신협중앙회가 재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는데 신협중앙회의 올해 경영전략과 향후 비전에 대해 말씀해 주시죠.
▶올해 신협의 1차적인 목표는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면서도 수익성을 크게 늘려가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목표관리를 통한 책임경영과 경영효율 및 투명성 강화를 이뤄갈 방침입니다. 우선 사업규모 확대를 위해 예적금을 3조3000억원 이상 늘려나갈 계획입니다. 더불어 신용사업 활성화를 위해 수익자산은 8500억원으로 키우고 외국 보험사 등과 제휴를 통해 공제사업도 확대해 나갈 생각입니다.
사업다각화를 위해서는 온라인 쇼핑몰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행하는 것은 물론 30만 계좌 발급을 목표로 체크카드 사업도 시작할 계획입니다. 이처럼 수익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인프라 구축에도 본격 착수할 생각입니다. DB시스템을 구축해 유효데이터를 300만건 이상 확보할 예정이며, 외부투자를 유치해 종합콜센터 구축에 들어갈 계획입니다.
- 국제 신협과의 교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단순한 정보교환을 위한 교류인지 아니면 사업제휴를 위한 것인지. 사업제휴를 위한 것이라면 지금 어느 정도 진척이 되고 있는지요.
▶국제 신협 가운데 주요조직으로는 WOCCU(세계신협협의회), 미국의 CMG(큐나뮤추얼그룹)과 CL(신용생명공제), CD(신용장해공제) 등이 있습니다. 특히 큐나의 경우는 세계 93개국의 신협조직에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초일류 기관입니다. 현재 이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외국 보험사의 자본과 금융기법을 신협에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입니다.
투자유치를 통해 콜센터 및 전산설비 확충 등 영업기반을 강화하고 공동 상품개발 및 마케팅 강화가 이뤄지면 공제사업의 경우 어느 금융기관 못지않게 확장될 것입니다. 학술부문 협력도 활발합니다. 지난해 11월 세계신협협의회와 제2회 아시아신협 금융기술 국제회의를 제주도에서 공동 주최했으며 오는 9월에는 아시아지역의 신협지도자 300명을 초대해 포럼과 워크샵 ·총회를 열 예정입니다.
-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공제 및 금융 등 주력사업 강화가 무엇보다 필요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올해부터는 '신협공제 NEW START 0406'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2006년까지 공제유지계약 100만건, 공제자산 2조원 달성이라는 중기목표를 설정했습니다. 각 경영지표와 향후 계획을 종합하면 달성이 어렵지만은 않을 듯 싶습니다. 현재 신협의 지급여력 비율은 381.1%로 이는 동종업계 뿐 아니라 민영보험사들 가운데서도 최상위권입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21만7000건의 신규계약과 2170억원의 수입공제료 조성의 성과가 있었으며 자산도 9.7% 증가한 8412억원을 달성했습니다.
금융사업 강화를 위해서도 다양한 구상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조합원 편의제공을 위한 온라인서비스 사업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금융결제원 전산망을 이용한 타행송금 및 지로와 자동화기를 이용한 금융거래 뿐 아니라 자금관리서비스(CMS), PC뱅킹, ARS 서비스 등전자금융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키워갈 생각입니다.
- 최근 지역신협의 경우 재무구조가 부실한 것은 물론 사고가 빈발해 사회적으로 이미지가 크게 실추됐읍니다. 또 일부에서는 고유한신협정신이 훼손됐다는 지적마저 제기되고 있는데 이의 개선을 위해 어떤 대책을 구상하고 계신지요.
▶과거 상당수 조합의 재무구조가 부실하다는 문제 때문에 대외신인도 하락 및 지역금융으로서의 역할을 충분히 수행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현재는 지속적인 구조조정 등으로 이런 문제가 거의 해결된 상황입니다. 앞으로 단위조합 부실화를 철저히 예방하기 위해 고금리 자금조달 방지 및 업무용 부동산 취득제한, 자체 감사기능 및 중앙회 검사기능 강화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여수신 금리비교 공시를 의무화하고 있으며 수신금리도 인하토록 유도하고 있습니다. 위험자산에 대한 교육을 철저히 하고 중앙회와 지역간 정보공유체제를 구축해 사전예방 기능도 한층 강화할 예정입니다. 아울러 내부 고발제도를 강화하고 개인신용평가제도(CSS) 구축으로 부실대출을 철저히 막는 등의 노력도 하고 있습니다.
- 끝으로 신협발전을 위해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한 말씀 해 주시죠.
▶거시정책 차원에서 중앙회의 손실금 보전 등을 지원해주는 지원이 절실합니다. 감독정책의 차별화도 필수적입니다. 비영리 조직인신협을 영리목적의 상업금융회사와 같은 기준을 적용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더불어 소득세비과세 혜택을 계속해 가는 것과 세제지원, 신협을 통한 서민지원사업과 공공기관 대리금융업무 등의 실질적인 활성화 조치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대담〓박정룡 금융부 부장>
<임기석 회장 누구인가>
"구조조정에 앞서 내 월급부터" 법학자와 성직자가 파트너로 기업 구조조정에 착수한다면 법과 원칙, 박애와 공존정신 가운데 어떤 것을 우선할까.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은 임기석(74세) 신용협동조합중앙회 회장에게서 찾을 수 있다. 임 회장은 조선대 법학과를 졸업한 후 전남대학교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는 동시에 광주가톨릭대학교의 신학과 교수를 역임한 성직자이다.
다소 이질적인 두가지 경력을 동시에 보유한 그를 사령탑으로 맞은 신협은 내부적으로 큰 변화를 겪었다. 2002년 12월 회장으로 부임한 임 회장은 고비용 인력구조를 개선키 위해 지난해 전 직원의 16.2%에 해당하는 65명을 희망퇴직을 통해 정리함으써 20억원이상의 경비를 절감했다. 이외 관리비 등도 10%이상 절감하는 등 비용을 크게 줄여왔다.
임 회장의 이같은 노력은 지난해 신협의 경영성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SK글로벌 및 인천정유 채권 부실화와 이월결손금에도 불구하고 176억원의 흑자를 실현했으며 공제사업에서도 책임준비금 적립 후 268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임 회장은 뜨거운 학구열로 유명하다. 이같은 모습은 그의 유창한 외국어 실력에서 알 수 있다. 임 회장은 영어와 일본어, 독일어 등 3개 외국어를 유창히 구사할 수 있다. 한자를 활용하면 중국어까지 의사소통이 가능하다고 하니 4개 외국어를 익히고 있는 셈이다. 특히 지금도 서울대학교 CEO 교육과정을 밟고 있을 정도로 꾸준히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국제신협에서 강연을 할 때면 새벽 3시까지 영문원고를 들여다 보며 준비한다는 사실에서 꼼꼼하고 철저한 성격도 엿보인다. 이같은모습은 그의 경력과도 무관치 않다는 것이 주위의 평가다. 임 회장은 조선대학교 부속중학교, 사레지오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기도 했으며 이후 광주가톨릭대, 호남대학교, 독일의 본 대학 등에서도 교수로 재직했다.
임 회장은 지난해 사업 대표이사 등 책임경영체제 구축을 골자로 하는 신협법 개정을 주도하기도 했으며 신협예금자보호기금의 이관 및 5000억원의 예금자보호기금 조성등 신협의 안정적 성장에 주력하고 있다. 임회장은 "중앙회는 조합을 적극 지원하고, 조합은 중앙회 사업을 적극 이용해 더불어 발전하는 '선순환 구조'를 이뤄야 한다”며 “무엇보다 공동운명체라는 인식과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참여와 실천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요 경력>
-전남대학교 법학박사
-광주가톨릭대학교 신학과 교수
-독일 본 대학 법학부 객원교수
-광주CBS 제작필진
-광주MBC 목요칼럼 담당
-광주일보 칼럼필진
-신협 전남지회장
-안전기금관리위원회 위원
-신협중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