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우려되는 주택거래신고제 부작용
"주택거래신고제의 도입 목적이 집값 안정이라구요? 천만에요. 실수요자들은 취득세 등록세가 대폭 늘어나 오히려 비싼 값에 아파트를 사야하는데 이게 무슨 가격안정입니까."
정부가 26일부터 도입한 주택거래신고제에 대해 부동산 고수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정부 스스로 앞장서서 시장 질서를 왜곡할 뿐 아니라 실수요자들의 아파트 구입 부담만 가중시키는 상식밖의 대책이라는 것이다.
한때 강남권에 재건축 아파트를 15채 이상 소유해 강남의 큰 손으로 불렸던 Y씨. 그는 "주택거래신고제는 수요자들을 위축시켜 거래를 차단함으로써 집값을 오르지 못하게 하는 대책"이라며 "그동안 투기세력이 왜곡시킨 시장 질서를 정부가 한번 더 비트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Y씨는 "7억5000만원 하던 아파트값이 이번 조치에 따른 취득 등록세 증가분 3000만원만큼 낮아져 7억2000만원이 됐다고 한들 이게 무슨 가격안정이냐"고 되묻고는 "투기꾼들은 놓쳐버린 채 실수요자들만 골탕을 먹이는 정책"이라고 못마당해 했다.
그는 "정작 투기세력이 판을 쳤던 강남구 개포동 주공아파트와 강동구 고덕동 주공아파트 등은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임에도 전용면적이 작고, 초기 재건축단지라는 이유로 이번 신고대상에서 대부분 제외됐다"며 "핵심은 간과한 채 변죽만 울리는 수준 이하의 대책"라고 밝혔다.
국내 A증권사에서 PB고객의 부동산 투자컨설팅을 담당하는 컨설턴트 K씨. 그는 "신고제 도입으로 아파트 실거래가가 노출되고 다운계약서가 사라지는 풍토는 확실하게 정착될 것"이라고 일단 도입 취지를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갑자기 수천만원 이상 세부담이 늘게 된 것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이라고 강조했다.
실거래가 노출과 다운계약서 방지 등이 본래 취지였다면 취득 등록세 인상은 부수적인 것으로 이는 세율 인하 등 보완작업을 거쳐야 했다는 지적이다.
일선 중개업계의 목소리는 참담하기까지 하다. 강남의 한 대단지 아파트에서 10년째 중개업소를 운영하고 있다는 Y씨는 이번 조치로 거래가 끊겨 강남권 중개업계 전체가 고사 위기에 놓였다고 토로했다.
거래신고제 도입을 둘러싼 이러한 부작용들을 정부는 어떻게 풀어나갈지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