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독불장군과 고독한 명장

[기자수첩]독불장군과 고독한 명장

배성민 기자
2004.04.29 07:18

[기자수첩]독불장군과 고독한 명장

`독불장군과 고독한 명장의 차이는?'

재계와 공정거래위원회가 격전을 치르고 있다. 전쟁터는 대기업정책. 핵심고지는 `출자총액제한제도.' 재계의 표적은 강철규 공정위원장.

선제공격은 재계의 선봉인 전경련이 맡았다. "기업들이 출자규제에 묶여 투자를 포기한 것으로 확인된 액수만 2조2000억원에 달한다"며 출자총액제가 기업투자를 저해하는 `주범'이라고 공격했다. 공격개시일도 공정위로서는 1년중 가장 중요한 대통령 업무보고일 하루 전으로 맞췄다.

공정위의 수장인 강 위원장이 즉각 응전에 나섰다. "재계가 문제의 본질은 외면한채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나오고 있다. 재계와 공정위가 머리를 맞대면 될 것을 변죽만 울리고 있다"고 쏴붙였다.

`출자는 투자와 다르다'는 원칙론을 고수했던 강 위원장도 외곽공격의 효용성을 인정한 듯 재벌 금융사의 계열사 의결권 축소와 구조조정본부 문제를 건드렸다. 재계는 외국기업과의 역차별론으로 반격했다. 수도를 놔두고 위성도시 쯤에서 소모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28일은 충무공 이순신 탄신일. 이순신에 대한 평가는 아직도 `진행중'이다. 임진왜란 당시에는 원균의 공을 가로챈 졸장으로, 그러나 그 후에는 성웅을 거쳐 군신의 단계까지 격상됐다. 하지만 최근 이순신의 인간적고민에 초점을 맞춘 소설이 인기를 끌면서 재해석이 한창이다.

강 위원장의 이미지도 복합적이다. 90년대에는 재벌 연구로 비판적 학자의 선두에 섰지만 최근에는 기업현실을 모르는 고집쟁이로 비쳐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여전히 강 위원장의 소신을 높게 평가한다.

단기 승패는 5월3일 공정위와 열린우리당의 당정협의에서 결정될 테지만 전투와 전쟁의 승자가 다르듯 평가는 계속된다. 승부는 경제회복과 기업의 투명성 확보에서 결정된다. 어떤 전쟁이든 명분을 뺏기면 영원한 패자가 되기 쉽다. 이긴다고 다 되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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