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다임러 떠나보내는 현대차

[기자수첩]다임러 떠나보내는 현대차

이승제 기자
2004.05.06 12:15

[기자수첩]다임러 떠나보내는 현대차

지난 2000년 8월, “월드카를 공동개발하겠다”며 뜨거운 협력의 악수를 나눴던 현대차-다임러클라이슬러가 결별을 선언했다.

상전벽해라 했던가. 현대차는 이후 4년동안 사상 최대의 실적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경기부진으로 자동차 내수가 깊은 수렁에 빠져 있지만 수출로 고공 플레이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다임러가 마지막까지 현대차와의 제휴 폐기 여부에 고심한 가장 큰 이유다. 애초 선심쓰듯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현대차와 손을 잡았는데, 그토록 짧은 기간에 현대차가 글로벌 메이커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데 놀란 것.

아시아 시장 공략을 미래핵심 비전으로 삼고 있는 다임러는 현대차와의 결별에 묘한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다.

두 회사는 제휴 이후 일견 비슷한 경영전략을 추진했지만 결과는 희비로 갈렸다. 현대차는 기아차를 인수해 외형확장을 꾀했고 다임러는 크라이슬러 합병, 미쓰비시 최대 지분 확보 등으로 글로벌 경쟁파고를 넘을 작정이었다.

하지만 현대차는 안팎의 우려를 잠재우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나가고 있는 반면 다임러는 크라이슬러와 미쓰비시의 대규모 손실로 현대차 지분매각을 통해 메워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기업은 오직 ‘실적’으로 말할 뿐이다. 기업지배구조, 경영투명성 등도 모두 고실적 달성을 위한 수단이다.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실적 달성은 기업이 갖는 경쟁력의 원천이다. 이점에서 현대차와 다임러는 이미 한 배를 타기 어려웠을지도 모른다.

현대차는 이제 독자적 능력으로 오는 2010년 글로벌 톱 5를 조기달성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언제 어떤 식으로 불확실성 요인이 발생할지 알 수 없다.

몇 년 뒤에도 지금처럼 “정말 대단해. 현대차, 정말 잘한다”는 말을 들었으면 한다. 현대차가 ‘한국경제호’의 믿음직한 수문장이자 전천후 공격수가 될 수 있는 독자적 힘을 더욱 키워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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