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창투사 자금지원 '이제그만'

[기자수첩]창투사 자금지원 '이제그만'

윤미경 기자
2004.05.07 10:46

[기자수첩]창투사 자금지원 '이제그만'

 정부가 수년전부터 몰락하는 벤처기업을 살리기 위해 막대한 돈을 쏟아붓고 있지만 벤처기업의 자금난은 여전하다. 자금이 적재적소에 투자되지 않은 탓이다. 지난 5일 감사원 특감 결과 860억원의 공공자금이 창투사를 통해 부당하게 벤처기업에 투자된 사실은 이를 방증하고 있다.

 지난 2000년 한해동안 중소벤처기업에 직간접적으로 투자된 정부자금은 5조1520억원, 2001년에는 무려 6조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창투사를 통해 투자된 자금규모만 4조원에 이를 정도다. 이 기간 발행된 벤처 프라이머리 CBO도 2조원이 넘는다.

 감사원은 앞으로 벤처 프라이머리CBO 등에 대해서도 기획감사를 실시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앞으로 불법 부당하게 투자된 공공자금의 실체가 줄줄이 드러날 조짐이다. 그러나 이 모두 벤처시장의 도덕적 해이가 극에 달했던 지난 2000~2001년에 일어났던 일이어서, 지금 부당행위를 한 관련자를 처벌한다고 해도 ‘사후약방문’에 지나지 않는다.

 정부는 올해도 ‘중소벤처 살리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중기청은 벤처 프라이머리CBO 만기연장을 추진하고 있고, 2200억원의 특수목적펀드와 1000억원 규모의 구조조정펀드도 조성한다. 이 지원자금의 대부분이 창투사를 통해 간접투자될 예정이다. 이것이 문제다.

 한때 200개에 달했던 창투사는 벤처붐이 꺼지면서 상당수가 개점휴업 상태에 빠졌다. 자체 자금이 바닥난 창투사는 점차 정부자금에 의존하면서 소신있는 투자보다 의무투자비율과 수익에 급급한 투자를 해왔다. 이로 인해 매출이 없는 벤처는 투자대상에서 아예 제외됐다. 그러다보니, 창업단계의 기술벤처는 늘 자금걱정이 끊이질 않는다.

 이것은 결코 정부가 돈을 많이 지원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이다. 시장활성화 차원에서 지원된 돈이 시장의 자율성을 좀먹고 있는 셈이다. 이제 벤처투자 시장의 문화를 바꿔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도 창투사도 서로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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