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문화홍보실의 힘으로 발전"

[머투초대석]"문화홍보실의 힘으로 발전"

이경호 기자
2004.05.10 18:02

[머투초대석]"문화홍보실의 힘으로 발전"

우림건설에는 홍보실이 없다. 문화홍보실이 있다. 이 문화홍보실은 홍보보다 문화사업을 위한 일을 더 많이 한다. 우림건설의 명함도 색다르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가 적혀 있다.

최근 문화예술에 대한 지원활동을 인정받아 `메세나`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건설`과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문화`를 건설하는 이 회사 CEO 심영섭 사장이 말하는 우림은 `나눔과 섬김의 이념을 실현하는 기업`이다.

외양도 화려하다. 3년전 매출 1500억원 짜리 회사가 올해에는 1조원을 넘어다 보고 있다. 좋은 일 많이 하는 회사로 알려져 아파트도 절로 팔린다. 이제는 전문 개발사로 도약하기 위해 땀 흘리고 있다. 문화감성 경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우림건설 심영섭 사장을 만났다.

- 3년전 매출 1500억원에서 지난해 6000억원을 달성한 데 이어 1조원을 눈 앞에 두고 있습니다. 최근 회사가 비약적으로 발전했는 데 그 원동력은 무엇입니까?

▲지금까지 외형적인 성장보다는 내실경영에 주력해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형이 급성장한데는 회사의 이미지가 수요자들에게 좋게 비춰진 때문인 것 같습니다. 물론 임직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이렇게 성장하는 데 첫 번째 비결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자신의 일처럼 늦은 시간, 장소를 불문하고 불철주야 노력해 준 결과가 조금이나마 결실을 맺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사람이 일을 해준다는 평범한 진리를 생각하게 됩니다.

- 시장이 급변하고 있는 데 앞으로 주택경기는 어떻게 보십니까?

▲국내 건설시장은 90조원 안팎에서 최근 5∼6년간 상정이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어 시장을 키우는 것은 한계가 있을 듯합니다. 여기에다 주택사업에서는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대책에 따른 소비심리위축, 경기회복 지연에 대한 불안감 등 시장의 악재들이 많습니다. 경기가 밑바닥을 기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데 반해 건설업체는 10여년새 20배 이상 늘어 업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지고 있습니다. 무리한 확장보다는 내실 위주의 경영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정부의 주택 규제로 주택부문의 의존도가 높은 회사들은 경영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데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습니까?

▲주택사업에만 매달렸던 많은 선배 경영인들이 외환위기를 전후해 쓰러졌습니다. 상황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현재 회사의 매출과 비슷한 약 7000억∼8000억원 규모로 회사를 운영한다면 큰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래에 대비해 토목이나 환경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구성하려 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게일 등과 같이 개발사업과 금융쪽에서 유명한 외국계 회사를 찾아다니며 벤치마킹하고 있습니다. 개발과 주택금융을 배워 해외 개발사업에 뛰어들 예정입니다.

- 원가공개와 후분양제 등이 주택건설업계의 화두가 되고 있는데?

▲건설사업은 흑자가 나는 사업장에서 나온 돈으로 적자 사업장을 메꾸는 특성이 있습니다. 사정이 이런데 흑자나는 사업장의 분양가를 공개하고 제한한다면 경영상 어려움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되면 어쩔 수 없이 원가를 줄여야 하고, 이로 인해 주택의 품질은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후분양제 역시 건설사의 경영상 애로 요인입니다. 그러나 큰 틀에서 보면 시장의 기능에 맡겨둔다하더라도 점차 후분양이 자리를 잡아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할 것이라는 얘기겠지요.

- 요즘 가장 신경쓰는 일들을 소개하시겠습니까?

▲올해에는 약 8000가구의 아파트를 지을 예정입니다. 매출로는 1조원이 목표입니다. 장기적으로 디벨로퍼 전문업체로 탈바꾸기 위해 첫 미국 투자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책나누기, 부서별 문화활동, 초청강연, 기초예술지원사업, 대학영극영화지원, 시민사회단체 경비지원, 빈민장학사업 등 각종 문화활동도 꾸준히 해 나갈 생각입니다.

- 장기적인 밑그림은 어떻게 그리고 계십니까?

▲단순하게 건물만 짓는 때는 지났다고 봅니다. 일부 선진국 디벨로퍼, 컨설팅사들이 금융, 개발, 관리분야에서 축적된 기술과 아이디어를 들고 국내에 들어와 수천억원의 수익을 단숨에 거두고 있습니다. 그들의 발달된 금융과 개발 능력을 벤치 마킹해 전문 디벨로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수년전부터 준비해 왔습니다. 지금은 미국 게일사 등과 협약을 맺어 배우고 있습니다. 미국 현지법인도 추진중입니다. 곧 미국 개발사업에 투자도 할 예정입니다. 개발 노하우를 배워 중국 등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 건설업을 하다보면 까다로운 규제 등으로 경영상 어려움도 많을 텐데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현장을 감안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외국 개발사의 노하우를 배우기 위해 현지인을 고용하려 해도 쉽지가 않습니다. 현실적으로 필요한 데 빨리 대처해 나가지 못하는 것이지요. 그러는 사이에 부동산 자본이 외국 기업들에게 빠져 나가고 있습니다. 정책입안자들과 경영자들이 대면해 어려움을 풀어 나가는 창구가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 어려운 가운데 건설업을 시작해 중견기업으로 키워냈습니다. 삶의 원동력이 되는 좌우명은 무엇입니까?

▲도전하는 사람이 역사를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즉, 새로운 세계와 건강한 세상은 지성적이고 긍정적 의미의 도전을 통해 창조되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앞으로도 도전은 계속할 것입니다. 전문 개발사로 변화하기 위한 발걸음을 제촉하고 있습니다.

- 우림을 일궈낸 경영 철학은 무엇입니까?

▲인간, 자연, 기술의 조화로 풍요로운 미래 창조. 나눔과 섬김의 자세로 서로에게 참 기쁨을 주는 풍요로운 미래 창조. 시(詩)처럼 편안하고 행복한 아파트 건설이 우림의 경영철학입니다. 보통 건설과는 왠지 어울리지 않는 말과 글이 우림에서는 쉽고도 편안하게 어우러져 현재의 성장을 이뤄냈다고 봅니다. 문화감성 지수가 높은 `문화감성 경영`을 하고자 하는 게 제 뜻입니다.

- 시낭송, 책나눔, 공연지원, 소년소녀가장돕기 등 각종 문화활동으로 이목을 끌고 있는 데 특히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무엇인지요?

▲보통 나눔경영이나 기부문화라고 하면 자선적 의미를 부여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기부문화, 나눔경영은 개인과 기업이 건강한 사회적 역할을 다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회로부터 얻어진 기업의 이윤을 사회로 환원하는 것은 건강한 기업시민으로서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나눔 문화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어린시절 경제적으로 어려운 가운데 기업을 시작했기 때문이 아닌가 합니다. 올바르게 돈을 벌고 올바르게 돈을 쓰고자 하는 바램입니다. 중-고등학교 시절 학교내 문예부에서 활동하던 경험이 성인이 된 지금에도 이어지는 것 아닌가 하기도 합니다.

 

 

<심영섭 사장은 누구>

심영섭 사장은 독서광이다. 그의 집무실은 책과 서류가 어지럽게 뒤섞여 있다. 서류보다 책이 더 많다. 그래서 집무실이 아니라 차라리 중고책방같다.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찾는 사람도 많지만 짬이 나면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는 게 주위 사람 얘기다.

직원들에게 매달 독후감도 받는다. 책상 위에는 한 뭉치의 독후감이 있다. 직접 책을 읽고 쓰기를 원해 자필로 독후감을 쓰도록 한다고 한다. 심사장은 "독후감을 보면 그 사람의 가정 이력과 현재 그의 마음을 알 수 있다"며 독서경영론을 펼친다.

월례조회에는 시낭송을 한다. 자신이 읽은 책 가운데 좋은 것을 골라 직원들은 물론 주위 사람들에게 나눠준다. 선물하는 책 앞에는 그의 `감동`이 담겨 있다. 이런 심사장을 잘 말해 주는 한마디는 `문화감성경영 CEO`다. 건설과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문학소년의 기질이 회사에 녹아 있는 것이다.

그의 이런 모습은 중고교 시절에서 비롯된다. 그는 중고교시절 문예부장을 할 정도로 책읽기를 좋아 했다고 한다. "그런 사람이 어떻게 건설회사 CEO가 됐냐"는 게 그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가지는 궁굼증. 건설업을 하던 아버지 일을 돕다 자연스레 건설업에 뛰어 들게 됐다는 게 심 사장의 얘기다. 건설과 문화가 융화된 비결이다.

우림에서는 일주일에 한번 지각을 해도 누가 뭐라하지 않는다. `지각의 날`이 있기 때문. 1년 이상 재직한 직원들에게는 여행을 떠날 수 있도록 지원도 해준다. 직원들에게 한달에 한번 문화공연 관림 및 레저 등을 즐기도록 지원하고 있다. 월 2회 이상 전문가를 초청해 문화강좌도 열고 있다.

심 사장은 각종 문화사업을 많이 하기로도 유명하다. 녹색연합, 유니세프, 아름다운재단,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환경정의시민연대, 중앙대복지관 등 시민사회단체의 경비지원에서부터 장학사업, 연극 영화지원 등 일일히 모두 열거할 수 없을 정도다. 이미 돈 벌기 위한 마케팅 차원을 넘어섰다. 심사장은 "올바르게 벌어서 바른 곳에 쓰는 것이 기업이 해야 할 일"이라며 "수익을 사회에 환원해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게 기업의 기본 이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부동산 개발에 골몰해 있다. 몇 배 많은 돈을 주고 외국 직원을 고용해 그들의 개발 노하우를 배우고 있다. 그의 책장에는 몇 년 동안 준비해 놓은 관련 서류철이 빼곡하다. 앞으로 외국계 부동산 개발 및 금융회사들의 노하우를 배워 세계적인 개발전문업체로 발돋움 하기 위한 것이란다. 안주하지 않고 찾아 나서는 현장 CEO로서의 면모도 엿볼 수 있다.

 

 

◇약력

 

△1956년 전북 익산 출생 △80년 전북대 농업경제학과 졸업 △83년 우림건설 전신인 이도건설 설립 △전라북도 펜싱협회 이사 △98년∼현재 대한주택건설사업협회 중앙회 이사 △현 우림건설(주) 대표이사, 우림개발(주) 용인 영동고속도로휴게소 대표이사, 웃는사람들(주) 군위 중앙고속도로휴게소 대표이사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