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하반기 투자회복 방안

[시평] 하반기 투자회복 방안

정문건 삼성경제연구소 전무
2004.07.15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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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 하반기 투자회복 방안

얼마 전 정부는 하반기 경제운용방안을 발표했다. 금년 들어 ‘일자리 창출을 위한 투자활성화 방안’에 이어 수차례 발표된 경제대책과는 다르게 이번에는 오랫동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내수를 살릴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포함돼 있을 것으로 기대됐었다.

그러나 현재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소기업지원 위주로 짜여진 하반기 경제대책으로는 투자 회복세를 이끌어 내기에 역부족일 것으로 시장은 평가하고 있는 것 같다.

최근 한 기관의 서베이 결과에 의하면 금년 중 중소기업들은 경영난으로 지난해에 비해 투자를 6% 이상 줄일 것으로 계획하고 있고, 대기업들도 하반기 중 투자를 늘릴 것으로 계획하고는 있으나 본격적인 투자회복세로 돌아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2001년에 전 세계적으로 정보통신산업에 잔뜩 부풀었던 ‘버블’이 붕괴된 이후 수출과 설비투자간의 연결고리가 구조적으로 크게 변화했다.

한 연구결과에 의하면, 2001년 이전 10년간 수출과 설비 투자 간의 상관계수가 0.58로 나타나 수출이 증가하여 제조업의 가동률이 상승하면 어김없이 투자증가세가 뒤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그 이후에는 두 변수간의 상관관계가 -0.28로 급반전하여 수출과 투자 사이에는 오히려 ‘역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왜 이렇게 됐을까? 우선 한국에서 투자해 수익을 낼 수 있는 투자기회 자체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현재 수출이 잘 되고 있는 자동차, 철강 등 전통 제조업은 중국의 공격적인 투자로 국내설비 확장에는 이미 한계에 다달았다.

그리고 정보통신 산업에 있어서도 반도체와 CDMA기술을 바탕으로 한 무선통신 장비와 핸드폰 등 일부 첨단제품 이후에 차세대 수종 사업이 가시화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그 결과 국가 전반적으로 자본의 한계생산성이 추세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외환위기 이후 금융기관의 자금 중개기능이 취약해져 기업에 대한 대출규모 자체가 감소하고 있다. 일부 구조조정에 성공한 대기업들은 금융기관에 대한 자금수요가 필요하지 않게 된데다, 외국인의 적대적 M&A 가능성 증가로 축적된 현금을 투자하기 보다는 경영권 방어에 활용하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은 아직도 재무구조가 취약해 리스크관리에 치중하고 있는 금융기관들로부터 경제상황이 악화되면 자금회수 압력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하반기 투자회복을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이고 적극적인 유인책이 추가적으로 마련돼야 한다. 무엇보다 시급한 투자 촉진책은 기업의 경영을 안정시키는 것이다. 기업들을 경영권 위협에서 자유롭게 해야 하고 불법파업으로 인한 경영불안 우려를 씻어줘야 한다.

물론 적극적인 경영활동을 저해하는 경영진에 대한 배상책임의 범위는 최소화하고 부담도 대폭 경감해야 한다.

그리고 외환위기 이후 위기 극복을 위해 비판 없이 수용했던 기업 부채비율 규제와 출자총액 제한제도는 우리나라 자금시장을 순환기 장애 현상에 빠지도록 한 원인제공자 이므로 한시 바삐 철폐돼야 한다.

이와 더불어 하반기 중 정부는 세제지원과 각종 규제를 대폭 완화하여 기업투자여력을 확충해줘야 한다. 이를 위해 이미 계획돼 있는 임시 투제세액 공제제도 이외에 법인세를 경쟁상대국 수준으로, 그리고 이월 결손금 공제허용기간도 선진국 수준으로 개선해야 한다.

또한 토지 관련 규제도 하반기 중 ‘기업도시’가 활성화되도록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하반기에도 대부분의 우리기업들은 ‘축소경영’의 늪에서 탈출하지 못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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