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론스타가 참여정부보다 세다?
"1차 부도가 아니고 진짜 최종 부도가 맞아?"
지난 19일 스포츠지 굿데이신문이 외환은행 서대문지점에 돌아온 3억원짜리 어음을 막지 못해 최종 부도가 났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한 선배는 이렇게 되물었습니다. 10년 이상을 언론계에 몸담아온 이 선배의 반응처럼 신문사 부도 소식은 적지 않은 충격파를 던지고 있습니다.
지방 신문이 아닌 중앙 언론사가 부도가 나기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IMF 외환위기 때 무수한 기업들이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가운데도 신문사만은 예외였습니다. 만성적 적자구조에도 불구하고 한 곳도 쓰러지지 않았습니다.
금융권에도 놀라운 소식이긴 마찬가지였습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신문업계가 안좋다는 얘기가 있었지만 결국 최종 부도까지 갔다"며 "이것을 하나의 시그널로 봐야할지 상당히 조심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중앙언론사가 경영악화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한 곳도 쓰러지지 않았던 데는 금융권의 '봐주기' 덕이 컸다는 점을 부정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신용이 떨어져 돈을 상환받기 힘든 상태인데도 대출을 해줬고, 도저히 대출이 불가능하면 신용보증기관이 나섰던 게 금융권의 현실이었습니다. 물론 이같은 금융권의 대응의 저변에는 괜히 언론사를 잘못 건드렸다가 낭패를 볼 수도 있다는 부담감이 깔려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스포츠신문의 부도는 언론 환경의 극심한 변화를 대변해주고 있다는 시각이 많습니다. 시장 침체로 인한 경영악화도 그렇지만 무엇보다 청와대나 정부가 언론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것입니다. 금융권이 언론사를 대할 때 최소한 정부의 눈치까지 볼 필요는 없게 됐다는 것이죠.
또 한가지 주목하는 대목은 신문사의 어음을 부도 처리한 곳이 외환은행 서대문지점이라는 점입니다. 외환은행은 바로 외국계 펀드인 론스타가 최대주주로 있는 은행입니다. 언론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참여정부가 들어선 이후 1년5개월 동안 망하는 언론사가 나올 것이라는 소문은 수시로 흘러 나왔습니다. 그러나 실제로 부도까지 간 언론사는 하나도 없었습니다. '예전만 못해도' 언론은 여전히 부담스러운 존재였던 겁니다. 그런데 론스타가 첫 테이프를 끊었습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참여정부가 2년동안 못했던 언론사 구조조정을 론스타가 해낸 것이 아니냐"고까지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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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종업계에 일하는 사람으로서 다른 언론사의 부도 소식은 분명 가슴 아픈 일입니다. 하지만 언론 시장에도 시장의 논리가 작동을 해야 한다는 데에는 이론의 여지가 있을 수 없습니다. '언론사 불패'의 신화가 계속된다면 자생력을 갖춘 건강한 언론이 나오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최근 한미은행 파업 사태 때 보여준 씨티그룹의 원칙론에서 이번 스포츠신문의 부도까지 외국계가 몰고온 시장주의, 원칙주의는 이제 언론시장에까지 파고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