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협회, 정신차리시오"
"도대체 협회나 보험개발원이 한 일이 뭐가 있습니까?"
20일 보험개발원장을 선출하는 보험개발원 사원총회가 열린 여의도 63빌딩 회의실. 개발원장 선임 등 회의가 끝나고 한 보험사 임원이 격앙된 목소리로 협회와 보험개발원을 꾸짖고 나섰습니다.
방카슈랑스 시행이 은행쪽에만 유리하게 돌아갈 때 생·손보협회나 보험개발원이 이를 바로잡거나 개선될 수 있도록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 호통의 주내용이었는데요.
정부당국의 방카슈랑스 도입이 보험업계에 불리하게 진행되는데도 협회는 보험업계의 목소리를 제대로 대변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또 보험개발원도 그 폐해를 제대로 짚어주는 통계자료나 보고서, 연구자료 등을 발표하는데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이었구요.
당시 현장에 있었던 모 보험사의 부장은 그 임원의 호통에 크게 공감했다고 합니다. 이 부장은 "협회가 왜 있는 겁니까? 업계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해 있는 조직 아닙니까? 그러나 솔직히 그동안 협회가 한 일이 뭔지 모르겠습니다"
15분 가량 계속된 이 임원의 호통은 그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을 숙연케 했다고 전해졌는데요. 실제로 기자가 만나본 보험업계 사장 및 임원들은 한결같이 내년 4월 이후를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대형 생보사의 한 임원은 "국민은행이 KB생명을 설립한 것처럼 다른 은행들도 보험자회사 설립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보험산업은 은행산업의 일부가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하더군요. 물론 과장이 섞여있지만 말입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협회 등은 로비력의 한계였는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은 사실인것 같습니다. 협회를 성토하는 목소리들이 심심찮게 들리기에 하는 말입니다.
게다가 손보협회는 협회장과 임직원이 협회장 자리를 걸고 대결국면에 있습니다. 이에 대해 손보업계는 "업계가 이렇게 어려운데.."라며 말끝을 흐리더군요. 협회 운영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업계를 돌아보라는 준엄한 비판도 있었구요.
"이럴거면 차라리 협회를 없애는게 낫다"는 모 보험사 임원의 말처럼 이러다 협회 무용론이 나오지나 않을까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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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38개 보험사가 다 모인 자리에서 양 협회와 보험개발원을 꾸짖은 그 임원은 새로 선임된 보험개발원장이 제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는 말로 마무리를 지었지만, 보험업계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한 단면인거 같아 기자는 머리가 복잡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