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우체국 민영화 참여정부 안할 것"

우정사업본부는 `아웃사이더'다.
정보통신부내에 속해 있고, 전국에 걸쳐 3700개의 우체국을 통해 ‘우편’이라는 보편적 서비스 의무를 수행하고 있기 때문에 엄연히 공공조직이다. 그러나 정통관료조직 맥락에서보면 정책수행보다 수익추구가 우선시되고 있다는 점에서 ‘외곽부서’로 취급받기 십상이다.
우체국 수익의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단연 우체국금융이다. 예금과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우체국금융의 규모는 54조원대로 국민연금 다음으로 ‘큰손’으로 꼽힌다. 이처럼 자본시장에서 우체국금융은 큰손 취급을 받지만 막상 금융권내에서는 공조직으로 민간기업 시장을 잠식하면서 각종 특혜는 모두 누리고 있다는 따가운 눈총과 함께 견제를 당하고 있다.
이것이 우정사업본부의 현실이다. 자산규모 54조원, 전국 3700개의 우체국을 거느리며 막대한 위세를 과시해야 할 우정사업본부는 공조직 몸틀로 사조직 위상을 추구하려다보니 이상과 현실이 가끔씩 엇박자를 내기도 한다.
이것은 우정사업본부가 ‘우편’의 국민적 보편서비스에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하는 한편으로급변하는 금융시장에 발맞춰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압박감에서 기인하는 현상이다. 때문에 우정사업본부의 금융사업을 놓고 ‘민영화 논란’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구영보 우정사업본부장(53)도 우체국이 ‘공익’과 ‘영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는게 고민스럽다. 우체국 민영화는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 추이라는 점을 잘 알고 있지만 아직 논외로 하고 싶어한다. 우선은 공익성의 짐을 어떻게 풀어야 할지가 문제이고, 그 다음은 우체국금융의 경쟁력확보를 위한 준비기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적어도 참여정부 내에는 우정사업본부가 민영화되기 않을 것”이라고 단언하는 구영보 본부장을 만나, 우정사업본부의 현재와 미래를 들어봤다.
― 우체국 민영화에 대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는데, 이에 대한 계획은.
▶ 일본이 지난해 4월 우체국을 공사로 전환하면서 우리나라도 우체국이 민영화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재정경제부, 금융감독위원회 등 여러 기관에서 이에 대한 타당성조사를 위해 테스크포스팀까지 구성하면서 연구 했지만 ‘우리는 시기상조’라는 결론이었습니다. 민영화만이 능사는 아니고, 민영화를 위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적어도 참여정부 내에는 민영화할 계획이 없지만 장기적으로 봤을때는 민영화해야 합니다.
― 우체국 업무가운데 공익적 성격의 우편업무를 제외한 금융사업은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민영화는 어쩌면 금융사업 분리와 불가분의 관계일 수도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현재 우편과 금융은 통신사업특별회계로 모두 처리하기 때문에 분리돼있지 않습니다. 서로 전혀 다른 업무를 하나의 회계계정으로 처리하다보니 불합리한 구석도 있고, 장기적으로 민영화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회계분리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우편과 금융 회계분리를 위한 용역사업이 이미 발주된 상태이고, 회계분리 방안이 나오는대로 내년에 법개정을 추진해서 시행할 예정입니다. 그렇게 되면, 2007년부터 우편과 금융회계가 분리 처리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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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금과 보험을 합친 금융규모가 54조원에 이릅니다. 최근 미래에셋 계열의 맵스자산운용이 운영하는 사모펀드(PEF)에 1000억원을 맡기는 등 투자사업 강화에 나서는데 투자 포트폴리오는 어떻게 가져갈 계획이십니까.
▶ 6월말 현재 우체국예금은 34조5000억원 규모이고, 보험은 19조8000억원이어서, 전체 규모가 54조3000억원에 이릅니다. 이 고객의 대다수는 서민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안전한 자산운용이지요. 따라서 국공채, 공공자금관리기금 예탁 등 안전자산 위주로 운용하고 있고, 수익률 확보와 리스크 최소화를 위해 해외투자, 사모펀드, 부동산펀드 등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할 계획입니다.
― 지난해부터 보험기금으로 주식투자를 직접할 수 있게 된데 이어, 7월 29일부터는 예금기금으로도 주식의 직접투자가 가능한데, 주식의 직접 투자계획은.
▶ 자산 54조원 가운데 재경부의 공공자금을 예탁하고 나면 약 40조원을 직접 운용할 수 있습니다. 직접 자산운용 가운데 2%인 약 1조원(예금 2000억원, 보험 8000억원) 정도를 주식 전문운용기관을 통해 간접투자하고 있지만 당장 직접투자할 계획은 없습니다. 주식 투자가 허용된 것은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차원이지만 공무원 입장에서 섣부르게 잘못 투자했다가 손실을 보는 날에는 국회를 비롯해 각종 감독기관의 문책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직접투자를 고려하기 때문에 현재 산하의 예금보험지원단을 통해 리스크관리팀 등 전문인력을 대거 확충하고 있습니다.
― 리스크관리에 대한 말씀을 하셨는데, 이를 포함해 앞으로 선진금융기법 도입계획과 전문인 확보는 어떻게.
▶ 금융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리스크관리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우체국금융도 리스크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8월 자금운용부문과 독립된 금융리스크관리팀을 신설했습니다. 팀 신설 당시에는 경력직 전문인력이 2명밖에 없었지만 지금은 3명을 더 충원해 예금과 보험의 자산부채종합관리(ALM), 시장과 신용, 보험리스크 등 분야별 리스크관리를 담당토록 했습니다. 또 공무원인 직원의 전문성 향상을 위해 전문교육기관 위탁교육 및 현장실습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는 한편 금융리스크관리 선진화를 위해 내년 10월 오픈을 목표로 약 75억원을 들여 자산부채종합관리와 리스크관리시스템을 구축중입니다.
― 우체국 보험은 예금보험료나 법인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습니다. 다른 금융기관에 비해 관리당국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견해는.
▶ 우체국보험은 농어촌과 도시서민에게 보편적인 보험서비스 제공을 위해 국가에서 운영하고 있어, 예금보험료와 법인세를 부담하지 않습니다. 자금운용상 제약, 일반대출 금지, 상품판매 및 가입한도 제약 등 많은 제한이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예금보험료 및 법인세에 대한 부담감소 이상의 부담을 지고 있습니다.
또 우체국보험은 국가에서 직접 운용하고 있어, 금감원으로부터 건전성에 대한 규제를 받지 않는 대신, 정부기관에서 민영보험사 이상으로 엄격한 건전성 통제를 받습니다. 국회와 감사원으로부터 정기감사와 수시감사를 받고, 상품개발에 있어서도 금감위와 사전협의가 의무화돼있습니다. 예산과 인사도 기획예산처나 행자부와 협의해야 하는 등의 통제도 따릅니다.
따라서 우체국이 민영금융기관보다 운영이 자유롭다는 의견은 우체국보험의 실제 운영상황에 대한 오해에서 발생된 주장입니다.
― 올해안에 새로 선보일 금융상품은.
▶ 올 상반기에 통장교부없이 판매되는 전자금융 전용상품인 ‘이포스트뱅크예금’을 출시한데 이어, 하반기에는 신용카드 사용액에 따라 추가수익을 지급하는 신용카드 연계형 정기예금인 ‘I-카드 정기예금’을 출시 예정입니다. 또 인터넷에서 가입하고 추가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는 ‘인터넷 적금상품(이자 4.6%)’과 예금에 대한 회전주기를 고객이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는 ‘회전식 정기예금’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보험상품은 2만원대 보험료로 최고 1억원의 사망보장을 하는 정기보험을 내놓을 것입니다.
― 우편사업은 공익성 의무 때문에 적자를 보면서 지속해야 합니다. 적자폭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방안이 있으신지.
▶ 우편은 매년 5%씩 감소추세입니다. 지난해 52억통이었던 우편물량은 올해 50억통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 반면 공무원 임금은 매년 6%씩 인상되고 있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로 인건비 부담이 높아 적자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작년 400억원 적자규모가 올 상반기만 742억원 적자입니다. 다행히 금융부문에서 상반기에 예상보다 높은 1709억원의 흑자를 내면서 우편적자를 어느 정도 상쇄시켜주고 있습니다.
우편은 업무특성상 사람을 무턱대로 줄일 수도 없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자동화나 별정우체국의 통합 등을 통해 몸집을 줄여나갈 계획입니다. 앞으로 3년간 연매출이 2500만원 미만이면 폐국한다고 이미 공지한 상태입니다. 또 택배나 국제특송우편(EMS) 등 전략사업을 집중 육성하고 다량우편 이용고객을 적극 유치하는 등의 노력으로 우편세입 증대를 꾀할 예정입니다.
특히 우편요금 원가보상율이 82%에 머물고 있는만큼 현재 우편요금은 원가에도 못미칩니다. 우편요금 현실화를 위해 관계부처와 지속적으로 협의한 결과, 하반기에 이통요금이 인하되는 것과 동시에 우편요금을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 우체국 수익사업중 하나가 택배인데, 택배 등을 포함한 물류사업 강화는 어떻게 할 계획이십니까.
▶ 전체 우편세입에서 택배나 국제특송우편(EMS)가 차지하는 비중은 18%로 아직 미미합니다. 작년 매출액이 1811억원인데, 이는 국내 택배시장의 10% 수준입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봤을때 물류사업 강화만이 우편물 수익감소의 대안입니다. 최근 민간택배 수준에 맞춰 가격인상을 단행하기도 했지만 8월부터는 지협적으로 실시되던 소포방문접수나 1일배달 등의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할 것입니다. 택배물량의 원활한 처리와 익일 배송율 향상을 위해 운송네트워크를 최적화해 물류인프라를 강화하고, 택배정보시스템도 구축해서 기업택배 이용편의를 향상시킬 것입니다.
영종도에 7800평 규모의 국제물류센터가 2007년 완공 예정입니다. 이 센터의 용도는 한중일 국제물류허브가 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현재 상하이와 우리가 이 사업을 유치하기 위해 경합중인데, 만일 영종도 물류센터가 허브화된다면 우체국의 택배와 EMS 사업은 세계시장으로 뛰어드는 발판이 마련되는 셈입니다.
구영보 우정사업본부장은 누구
취임 1년3개월째를 맞은 구영보 우정사업본부장은 행시(19회)를 통해 78년 체신부에서 첫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체신부와 정보통신부에서 우체국장, 공보관, 체신금융국장, 국제협력관, 정보통신지원국장 등을 두루 거치며, ‘인화’와 ‘결단력’을 지닌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90년 우루과이라운드 통신개방 협상에서는 실무자로 참석해 국내 통신산업 국제경쟁력 제고에 기여했고, 93년에는 전산관리소장으로 있으면서 우체국 금융전산시스템의 현대화 계획을 입안했다.
94년 청와대 국가경쟁력기획단의 정보화촉진반장일 때는 우체국예금의 금융결제원 가입을 성사시켜 고객의 편의와 우체국금융사업을 한단계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으로 모든 일을 아랫사람과 함께 처리하며 통찰력과 추진력을 갖췄다는 평를 듣고 있다. 취미는 독서와 등산. 부인 박미영씨와 사이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50년 12월 7일 경남 고성출생
△73년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84년 미국 휘티어대학 경영학 석사
△78년 체신부 기획관리실
△86년 동래우체국장
△87년 국제전기통신연합 파견
△91년 정보통신업무과장
△93년 전산관리소장
△96년 정통부 공보관->체신금융국장
△98년 국제협력관->정보통신지원국장
△99년 정보통신공무원교육원장
△2000년 중앙체신청장->새천년민주 정책위원
△2002년 통신위 상임위원
△현재 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