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 장외 파생상품 활성화
오랜만에 찾은 홍콩은 활기에 차있었다. 사스 위기를 극복한후 부동산 가격도 오르고 있었고 경제도 더욱 활기를 찾아가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저금리상태가 지속되면서 가장 인기있는 상품은 역시 구조화채권(structured note)이었다.
채권이나 예금에 다양한 옵션을 첨가하여 일정한 리스크를 감내하면서 금리보다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도록 디자인한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대유행인 이 상품의 기본적인 디자인은 채권(혹은 정기예금)과 옵션의 결합이다. 이때 옵션상품은 국내주가지수만이 아니라 환율 외국주가지수 외국금리 채권 등 다양한 대상과 연계되어 있고 옵션자체의 형태도 여러 가지로 디자인 된다. 소위 이색옵션(exotic option)들이 채권과 결합되어 다양한 상품이 설계되어 제공되고 있는 것이다.
주가지수연동정기예금 혹은 채권을 포함한 구조화채권의 뒤에는 이처럼 옵션상품이 숨어있고 누가 더 다양한 형태의 옵션을 개발하여 채권 혹은 예금상품에 결합시키는 가에 상품의 성패가 달려는 것이다.
우리나라 기관들도 자체적으로 다양한 옵션을 개발하고 이를 직접 채권에 결합시키는 작업을 추진하고는 있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역부족이고 결국 외국 금융기관의 한국 담당 데스크에서 만들어내는 제품을 수입하여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장외파생상품 취급인가기관이 늘어났지만 아직도 우리의 역량이 이들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향후 우리시장에서도 이러한 구조화상품들이 더욱 활성화 될 필요가 있는 바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하다. 첫째는 인력이다. 과학과 예술(메릴 린치에서는 이러한 표현을 쓰고 있었다)적 능력을 겸비한 인력의 양성이 시급한 것이다.
<? include "http://www.moneytoday.co.kr/notice/click_money.html"; ?>복잡한 옵션상품의 가격산정모형 등을 개발하는 능력(과학)을 갖추고 있는 동시에 시장상황을 잘 관찰하면서 현재상황에 잘 맞는 상품을 디자인 해내는 능력(예술)을 동시에 갖춘 인력의 양성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학부나 대학원과정에서 수리적 능력과 금융적 상상력을 동시에 함양시키도록 설계된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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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시스템이다. 기존상품에 대한 가격결정 혹은 신상품 개발시 이를 제대로 가격을 산정하는 동시에 이 상품이 가진 수익과 리스크구조를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과학적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한다. 물론 프론트와 미들 및 백 시스템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기존 상품 혹은 신상품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한눈에 분석이 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셋째, 다양한 상품이 거래되는 시장이 필요하다. 새로운 옵션과 채권을 결합한 구조화채권을 판매한다고 할 때 이 상품을 판매한 금융기관은 옵션에 대한 매도포지션이 발생한다. 따라서 이를 커버하기 위해서는 델타헤징을 하든지 아니면 동일한 옵션 혹은 비슷한 옵션을 사들여야 한다.
따라서 해외기관들만이 아닌 국내금융기관들 사이에서 각각의 기관이 개발한 다양한 상품이 거래된다면 굳이 홍콩에 가지 않더라도 우리 기관들 스스로 신상품을 개발해 낼 수 있는 인프라가 조성이 될 것이다.
넷째 정책감독당국의 긍정적인 태도가 필요하다. 리스크만을 고려하여 무조건 안된다는 식의 태도를 지양하고 국내금융시장의 수준 자체를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한 다양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리스크가 있어야 수익이 있는 것이고 보면 미리 룰을 정해서 그 룰에서 벗어나지 않을 경우 제약 없이 상품을 취급할 수 있도록 하는 등의 신축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제 우리 나라에서 장외파생상품시장은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지만 조금만 신경을 쓰면 얼마단지 해외기관과 겨룰수 있는 능력이 함양될 수 있다. 장외파생상품시장의 조성과 육성을 위한 획기적인 변화가 시급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