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석]동양證, 침체장 16개월 흑자비결

[초대석]동양證, 침체장 16개월 흑자비결

대담〓유승호 증권부장, 정리〓정형석기자, 사진=박문호 기자
2004.08.09 11:57

[초대석]동양證, 침체장 16개월 흑자비결

주식시장이 침체기를 맞으면서 증권사들이 수익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동양종합금융증권은 지난해부터 16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 증권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상일 동양종금증권 대표이사(51)는 "주식시장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고 우리도 수수료 수입이 예상보다 많이 줄었다"며 "그러나 동양종금증권은 수익구조 분산이 잘 이뤄져 있어 증시 부침과 무관하게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 대표로부터 동양종금증권의 실적 호조 이유, 종합자산관리 증권사로의 자리매김 방법 등에 대해 들어본다.

 

- 주식시장이 어려운 상황인데도 동양종금증권은 지난해 흑자전환한데 이어 올해에도 실적이 괜찮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실적호전의 이유에 대해 말씀해주시죠.

 "증시 침체로 거래대금이 작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영향으로 수수료 수입이 기대보다 많이 줄어든 것은 사실입니다. 위탁수수료 수입에 의존도가 높은 증권사는 적자를 기록할 것입니다. 하지만 동양종금증권은 2003년 4월부터 계속 흑자내기 시작, 16개월째 월별 흑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시장 상황이 최악의 국면임에도 불구하고 실적 호조세를 지속하는 것은 수익구조 분산 때문입니다. 기존의 주식, 선물ㆍ옵션의 위탁영업 뿐만 아니라 종금사 합병으로 영위하게 된 여수신 업무 및 다양한 금융상품을 기반으로 한 자산관리영업, 채권 및 파생상품 등의 자산운용에 의한 수익 등으로 수익구조가 적절하게 분산돼 있습니다"

- 동양종금증권 주가가 1500~1600원선에서 움직이고 있는데 어느 정도가 돼야한다고 보십니까.

 "최근의 침체된 주식시장을 감안하더라도 동양종금증권의 실적 호전세를 고려하면 현재 주가 수준은 저평가됐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001년 종금과의 합병이후 부실화와 계열사 지분법 손실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지난 3년간 부실자산 상각을 대부분 마무리하면서 계열사 지분법평가 부분도 이미 출자금액 상각 등으로 지난 회기부터 손익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회사의 대외 이미지를 꾸준히 개선해 영업실적에 비해 저평가된 주가가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습니다"

-그럼 연말에 최소한 액면가인 5000원은 넘어야 겠군요.

"1만원은 넘어야죠. 하하. 시장에선 동양투신에 대한 손실분담금 부담을 걱정하지만 생각보다 그리 크지 않을 것입니다"

- 증권업계에서 그동안 구조조정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왔지만 실제 움직임은 별로 없었는데요. 일부에선 이제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이 있습니다. 증권업계의 구조조정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시고, 어떤 방향으로 진척될 것으로 보십니까.

"이미 진행되고 있는 대형사들의 인수 합병 등을 통한 구조조정이 완료된 이후, 시장논리에 의한 중소형사들의 구조조정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되지만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대다수 중소형사의 경우 상당한 규모의 내부유보자금을 보유하고 있는 있고 많은 증권사가 오너 경영 체제인 관계로 구조조정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증권사 수의 감소를 통한 구조조정보다는 장기적으로 증권업을 성장시키는 정부 정책하에서 각 증권사가 살 길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 동양종금증권은 증권업계의 구조조정와중에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현재는 거의 모든 증권사가 위탁매매 전문증권사라고 할 수 있지만 향후에는 종합증권사와 다양한 전문 분야별 증권사로 재편될 것입니다. 동양종금증권은 틈새시장을 뚫어야죠. 주식, 선물ㆍ옵션, 채권, 수익증권 및 CMA, 발행어음 등 다양한 고객자산을 바탕으로 향후 종합자산관리 증권사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벌써부터 업계에선 `동양이 어떻게 이익을 내지?'하고 의아해 하면서 채권으로 돈벌면 채권에 몰려드는 등 관심을 좀 받고 있습니다 "

- 사장으로 취임하신지가 4개월가량 지났습니다. 그동안 역점을 두고 추진한 일이 있으신지요. 그리고 회사 내부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소개를 해주셨으면 합니다.

"16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하는 등 매월 꾸준한 수익을 올리고 있어 매우 고무적입니다. 그러나 재무구조를 비롯해서 아직 넘어야할 산이 많습니다. 동양종금증권은 종합자산관리 증권사로서의 초석을 다진 2003회계 연도의 연장선 상에서 사업을 진행할 것이며, 종합자산관리 증권사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경영시스템 구축에 매진할 것입니다"

- 최근 동양CMA라는 상품을 내놓았는데 소액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들었습니다.

"지난 4월초 출시한 이후 1만 여 계좌가 늘어나는 등 꾸준한 인기를 모으고 있습니다. 자동납부와 자유로운 인터넷뱅킹을 통해 주거래통장으로 활용하면서 은행권보다 높고 투신권보다 안전한 금리혜택을 덤으로 얻을 수 있다는 점이 고객들에게 가장 크게 어필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자투리돈의 단기운용처로서 뿐만 아니라 현재와 같은 저금리 기조 속에서 목돈의 안정적이면서 유동적인 운용에 안성맞춤인 상품입니다"

- 향후 리서치센터를 강화할 생각은 없으신지요. 유능한 애널리스트들이 동양을 떠나 다른 직장으로 많이 이직, 회사의 입장에서도 매우 안타까울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금까지 리서치센터가 다양한 금융상품 가운데 하나인 주식에만 집중돼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리서치센터가 더욱 고객지향적 수단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봅니다. 리서치센터 규모 면에서의 강화보다 회사가 지향하는 '종합자산관리회사'에 적합한 리서치조직의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기존 주식위탁영업을 보조하는 차원에서 벗어나 채권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보유한 고객의 자산증식을 도모하는 종합자산관리 지원센터로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

- 부동자금을 끌어들이기 위해 동양증권이나 증권업계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신뢰회복'이 급선무라고 생각합니다. 증권사들은 그동안 이익을 조금 더 챙기려다 고객들에게 신뢰를 잃었습니다. 레인콤 주가 전망만 해도 그래요. 7만원 간다고 하다가 주가가 2만원대로 떨어지니까 목표주가 3만∼5만원으로 낮췄습니다. 증권업계는 이 같이 손상된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는 데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한편으로 저금리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투자수단을 제공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입니다"

- 최근 증협에선 증권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연기금의 주식투자허용, 비과세주식저축상품 상설화, 퇴직연금 조기도입 등에 대해 건의했습니다. 증시활성화를 위해 어떤 조치들이 있어야 한다고 보십니까. 이밖에 정부에 건의하고 싶으신게 있다면 말씀해주시죠.

"증권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연기금의 주식투자 허용 등 미시적인 해결책도 중요하지만 은행 중심의 금융정책을 증권시장과 균형있는 발전을 이루는 방향으로 전환하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가지 예로 은행, 보험, 증권 3개 분야로의 재편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서 퇴직연금제도 도입시 연금 운용기능을 은행 및 보험에만 허용할 것이 아니라 증권업계에도 개방해, 증권회사들이 공정한 경쟁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해 나갈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줘야 할 것입니다.

그 외에도 기업들의 유가증권시장 진입 및 퇴출을 용이하게 하고 증권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절차를 보다 간소화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며, 배당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을 통해 장기투자 기반을 형성하는 것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증시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동양선물.투신 대표 지낸 '동양맨'

성실 노력 강조..거북이 경영철학 덕장형 CEO

전상일 동양종합금융증권 대표이사는 지난 86년 동양증권에 입사한 이후 18년째 동양그룹의 금융계열에 종사하고 있는 전통적인 '동양그룹 증권맨'이다.

전 대표는 1980년 대학 졸업후 당시 최고의 직장으로 꼽히던 외환은행에 입사하면서 금융계에 발을 들여 놓게 됐다. 86년 증권업계에 입문한 이래 자산운용, 기업금융, 경영지원 업무 등 뿐만 아니라 동양선물과 동양투신운용에서 각각 2년씩 대표이사직을 지낸 정통파 실무형 최고경영자(CEO)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항상 멀리 내다보고 흐름을 정확하게 읽은 후 참모들의 의견을 경청해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유비 같은 덕장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그는 '기다가 걷다가 달리자'라는 경영 철학을 지니고 있다. 미래 최고의 결과를 얻기 위해 해야 할 일을 지속적으로 하다 보면 우리도 모르는 어느 순간에 세계 최고의 기업이 돼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하루 하루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성실과 노력에 중점을 두는 `거북이 경영철학'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미래지향성과 창의성을 강조하는 도전의식이 엿보인다. "누구의 눈치도 보지 말고 자율적이고 창의적으로 자신있게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전 대표는 평소 직원들에게 당부한다. 그는 또 "기회는 새롭게 도전하는 자에게 주어지는 것인 만큼 과거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 미래 지향적이고 창조적인 기업문화가 동양종금증권을 세계적인 금융사로 만들 것"이라고 말한다.

전 대표는 1953년 서울 출신으로 경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에서 무역학을 전공했다. 96년엔 40대중반의 적잖은 나이에 선진금융기법과 신금융지식을 습득하기 위해 스탠포드 경영대학원에 유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친화력과 유머감각으로 금융업계 뿐만 아니라 산업계에도 폭 넓은 인맥을 유지하고 있다. 정형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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