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내리지 않는다고 더 오를까

[오늘의 포인트]내리지 않는다고 더 오를까

신수영 기자
2004.08.09 12:05

[오늘의 포인트]내리지 않는다고 더 오를까

시장이 상당히 강하다. 미 증시가 크게 하락했고 아시아 증시도 약세인데 지수는 강보합으로 반전했다.

9일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주말 미국 증시가 연중 최저치를 경신한 여파로 730선 아래서 하락출발했다. 실망스런 고용지표와 이에 따른 나스닥 및 다우 지수 하락에 외국인은 현선물 동반 매도로 대응했다. 그러나 이후 지수는 상승반전에 성공했다. 오전 11시50분 현재 지수는 전날보다 3.60포인트 오른 737.55를 기록중이다. 개인이 현선물을 동반매수했고 베이시스가 호전되며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됐다. 외국인은 전기전자를 중심으로 순매도하고 있지만 유통과 은행 등 내수주와 운수장비, 화학 등 경기민감주도 강하다.

아시아 증시는 일제 하락했다. 닛케이지수가 1.27% 내렸고 대만 가권지수도 0.65% 하락하며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뿐 아니라 아시아증시와도 디커플링이다.

의외의 반등에 대해 시장은 일단 전저점의 지지가 강력하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 4월말 이후 하락흐름에서 지수는 세차례 720선 근처에서 저점을 보인 다음 되튕겨 오르는 흐름을 보였다.

지수는 710~720을 저항선으로 추가 하락압력을 최대한 버텨내고 있다. 예상에 못미친 2분기 미 기업실적에도, 사상최고치의 고유가 행진에도, '쇼크' 수준인 고용지표에도 700선 위를 유지했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720선의 지지력이 상당히 탄탄한데다가 수급상으로 매수차익과 매도차익잔고가 시장에 유리한 상황"이라며 "지난 주말 베이시스가 컨탱고로 돌아섰고 이날 장중 베이시스도 비교적 괜찮으면서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하나 봐야할 것은 중국 경제의 연착륙에 대한 기대이다. 황 투자전략팀장은 "4월말부터 긴축 우려로 시장에 하락 빌미가 됐던 중국 변수가 최근 연착륙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시장에 하방경직성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달들어 증시에서 IT 주들이 약세를 보이는 반면에 철강, 화학 등 중국관련주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필호 신흥증권 부장은 "5개월 연속 음봉에 따른 가격메리트가 생겼고 해외악재들은 상당부분 선반영되면서 700선이 강한 지지선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수 900에서 700으로의 하락이 여러가지 우려들이 겹치며 이에 대한 '이상매도'가 나타났기 때문이라면 4분기에는 나쁜 전망이 현실화되면서 나타나는 '현실매도' 국면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3분기에 700의 지지는 가능하겠지만 4분기에는 700선 아래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해외악재보다는 국내 악재(수출둔화+내수회복 지연)의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700선의 지지는 다행스럽지만 하락하지 않는 것과 오르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시장베이시스가 개선되며 프로그램 매수 압력이 높아지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경기나 실적 등 실질적인 상승모멘텀이 없는 만큼 저가메리트에 의한 상승은 한계가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신흥증권의 이 부장은 '숲(지수)보다는 나무(종목)을 보라'는 고전적인 전략을 권유했다. 어차피 지수가 박스권에서 등락한다면 개별종목에 관심을 두라는 조언. 그는 "오늘 은행, 보험 등 금융주들과 현대차, 현대모비스 등 자동차 관련 업종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데 주목할 만 하다"며 "PER 5배 미만, PBR 1배 미만인 종목들이 괜찮아 보이는데, 이런 종목들은 외국인이나 기관이 우선적으로 사는 종목들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보다 부정적인 입장이다. 그는 "이제까지 지수의 하방경직성은 외인 매수에 기인했다"며 "미 증시가 추세대 하단을 이탈하고 고용지표마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외국인에 의한 하방경직성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몇차례 경험했던 전저점 지지를 이번에도 과신하기에는 리스크가 크다"며 "기술적 반등을 노린 단기적 매수 가담도 한 템포 늦추는 시장대응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성룡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현 상황에서 매수접근은 성급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 5일 美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이 여타 亞 증시들이 올 하반기 내수회복으로 외부 충격을 이기며 랠리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며 "반면 한국은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에도 불구하고 내수 침체와 수출 둔화 우려 등으로 다른 亞 증시의 성과에 뒤쳐질 것으로 전망했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새벽 급락의 원인이 된 7월 미 고용보고서에서 보듯 고유가는 비용인상으로 기업의 감원수요를 높이고 물가상승으로 개인의 가처분 소득 감소와 소비 위축을 이끌어, 결국 경제 성장률을 잠재력 이하로 하락시킬 수 있다"며 "여러 심리적 불안 요인(테러, 금리)에도 불구하고 유지된 지지선이 고유가라는 큰 산을 이겨낼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